“청계천 소상공인 쫓겨나기 일보직전”…재개발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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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생존권 사수 기자회견…“서울시, 협의체 구성·대안 마련 즉각 나서야”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2 15:46:50

▲ 청계천 소상공인들이 31일 청계천 재개발 중단과 서울시의 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청계천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청계천 소상공인들은 일방적인 재개발 중단과 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서울시 등에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백년가게수호국민운동본부, 청계천 생존권사수비상대책위원회,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 등은 지나달 31일 서울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청계천 소상공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98년부터 청계천을 ‘도심 슬럼화’로 지목하고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청계천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청계천생존권사수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는 청계천 6000여 사업자와 수만 명의 종사자들 생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반대운동에 나섰고 결국 2019년 1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청계천·을지로 등 문화유산 보존이 필요한 지역 등의 산업생태계를 긴밀히 연계하여 발전시키겠다는 대안을 2019년 안에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대안이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재개발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세운도시재생 구역 뿐 아니라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 지주들도 지속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청계천 소상공인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재개발 시행사인 한호건설은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석 달 만에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 3-4, 3-5구역의 400여개 점포를 철거했다. 이 와중에도 한호건설은 소상공인들에게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손해배상 청구와 사업자 통장 차압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계천에 있는 철공소와 공구상들은 실과 바늘 같은 관계로, 옆집에서 재료 가져와 가공해 옆집으로 넘기며 거미줄 같은 긴밀한 사업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다”며 “청계천 재개발은 이 같은 긴밀한 산업 생태계를 해체하겠다는 것이며, 도시재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청년 활동가들의 터전 또한 짓밟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또한 “재개발로 밀려난 상인들이 공구거리 주변의 빈 점포를 찾아 몰리게 돼 주변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며 “먼 곳으로 이주한 상인은 기존 사업 네트워크를 잃어버려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쫓겨난 점포의 20%가 넘는 100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산된다.

대책위는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 청계천생존권사수비상대책위,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에게 국장급 인사가 포함된 정기적인 협의체 운영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협의체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며 “청계천 소상공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즉각 협의체 구성을 통한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연대사에서 “청계천 소상공인들은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뒷받침해온 산업역군임에도 대책 없이 나가라는 통보를 받고 있다”며 “청계천 소상공인들의 터전이자 산업문화유산을 보전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는 상권을 일구며 경제 활성화를 이룬 권리를 인정해 소상공인들이 쫓겨나지 않을 권리 보장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에 발 묶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입법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백년가게수호국민운동본부 위원장은 송 위원장은 “2019년 1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재개발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며 “시행사와 지주들의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청계천 소상공인 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과 대안 마련에 서울시는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현장 발언에서 청계천 소상공인들은 “시행사 등의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갈 곳 없는 청계천 소상공인을 압박하는 재개발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대책 없는 재개발 중단과 서울시의 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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