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천재·괴짜·전설 그리고 ‘늘 새로운 어른’이라는 수식어의 주인공 김창완이 23년간 라디오를 진행하며 청취자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직접 써 내려간 오프닝을 책으로 엮었다.
김창완은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해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대중문화에 큰 획을 그었다. 그의 음악은 김필의 ‘청춘’, 아이유의 ‘너의 의미’, 장범준의 ‘회상’ 등으로 수없이 리메이크되었으며 여러 드라마와 영화·광고에 삽입되어 젊은 층에게도 친숙하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는 김창완이 손으로 그린 47개의 동그라미가 등장한다. 이 가운데 그럴 듯한 모양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삶도 그러하다. 살다 보면 그럴 듯한 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그것을 동그라미라고 부른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인 것처럼 어그러진 일상에 실망할 것 없다는 게 이 책이 말하는 바다.
매일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들도 그 자체로 예쁘다는 김창완. 어제의 슬픔과 비애를 ‘뭐, 별거냐?’ 하며 대수롭지 않게 털어버리고 오늘의 자전거 바퀴를 힘차게 굴리는 그만의 경쾌한 삶의 태도가 구절구절 엿보인다.
그가 늘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인 것은 과거의 영광이나 상처를 돌아보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현재의 걸음걸음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뒤돌아보지 말 것. 먼 미래도 어제만큼 멀지 않다는 걸 기억하길.”
-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에서
가르치려 들지 않지만 배우고 싶고, 툭 던지는 말이지만 그 안에 온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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