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대명사 ‘OB’ 15년만에 불안한 1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경영·CEO

하이트 “수출 빼면 달라진다” 폄하…OB “밀어내기 중단 맛 좋아져”

김종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1-06 13:06:47

우리나라 맥주의 산 역사이자 대명사인 OB맥주가 옛 영광을 되찾았다. 십여년 전 두산은 OB맥주를 포기해 당시 주인이 바뀌었다. 도저히 하이트를 이길 방법이 최근까지도 없어 보였다. 그 OB맥주가 업계 1위를 줄기차게 달리던 하이트를 15년만에 앞질러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한국주류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OB맥주 전체 출고량(수출 포함)은 7794만500상자로 시장점유율 50.2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 출고량은 7725만7400상자로 점유율 49.78%를 보였다. OB맥주가 맥주 출고량에서 하이트를 앞선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OB맥주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다가 천연 암반수를 앞세워 맥주의 물맛을 강조한 하이트에 밀려 업계 2위로 추락했다. 맥주시장의 점유율 변화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해 보았다,

▲ 이호림 OB맥주 사장의 자신감이 더욱 커졌다.

OB맥주, 맥주시장 1위 탈환

2008년만 해도 하이트진로 58.2%, 오비맥주 41.8%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16.4%포인트에 달했다.

그러나 오비맥주가 2009년 43.7%, 2010년 45.4% 등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올리면서 하이트진로는 해마다 3~4%포인트씩 점유율을 까먹었다.

▲ 자료:한국주류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OB맥주는 지난 1997년 두산음료로 흡수∙합병해 운영되고, 두산이 지난 1998년 벨기에 인터브루스사에 팔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맥주 시장의 아이콘’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맥주 역사의 대명사가 바로 OB맥주였다.

OB맥주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70%를 상회했을 정도로 거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누렸다.

OB맥주는 두산이 회사를 팔면서 맥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도 고스란히 내주게 됐다.

그러나 이후 OB맥주는 CASS 맥주를 인수했고, 지난 2009년 미국의 KKR(콜버그 크레비스 로버츠)로 주주가 변경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KKR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분 역시 OB맥주가 15년만에 맥주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OB맥주는 두산이 회사를 팔면서 맥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도 고스란히 내주게 됐다.

맥주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과 관련해 OB의 한 관계자는 “한번 1위를 했다고 진정한 1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실 OB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하이트가 세무조사를 받았던 점 그리고 하이트가 진로와 합병하면서 내부조직 정비에 시간을 쓰다 보니 영업 집중도가 다소 낮아진 반사이익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15년 만에 1위를 내준 하이트의 입장을 어떨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달리 하이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하이트 관계자는 “수출을 제외한 내수 시장만을 놓고 보면 점유율이 또 달라질 것”이라며 “수출을 제외할 경우 하이트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50.5% 수준”이라며 “원인을 꼽자면 가격인상설이 돌면서 ‘사재기 현상’ 등의 수요가 발생한 부분이 있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맥주 시장 1위 탈환 이유 있었네”

이호림 OB맥주 사장의 자신감이 더욱 커졌다.

더불어 맥주시장 1위로 떠오른 이 사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