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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시인 겸 수필가)
옛말에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즉 ‘돈이 날개’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옷이 그 사람의 외모를 바꾸어 놓듯이 돈도 그 사람의 외형적인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그러나 돈이 사람의 본질을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아울러 돈 그 자체가 삶의 수단은 될지언정 절대로 목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버려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자들의 다툼이 일어나느니라.”<디모데전서 6:5>
기복신앙의 대표적인 문제가 경건의 삶을 복 받는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봉사하는 이유, 기도하는 이유, 헌금하는 이유가 다 복을 많이 받기위한 목적으로 한다는데 있다. 잘못 전달된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복’(福) 이 아니라 오직 다툼만 있을 뿐이다.
유태인들은 돈을 선(善)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지만 ‘돈은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 한다“고 생각한다. 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치가 있는 가장 좋은 방편이다. 돈은 추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사람들을 배부르게 한다. 따라서 돈은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추 할 수도, 아름답고 따뜻할 수도 있다. 또한 경제적 가치도 느낄 수 있다.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누가 복음 12:20>
천사 미하 엘은 추운 겨울밤을 인연으로 세무의 구둣방에서 일을 배우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거창한 사나이의 신발을 주문받게 된다. 그 사나이는 황금마차를 타고 왔다. 요즘 말로 치면 에쿠스를 타고 온 것이다. 그는 “1년을 신어도 헤어지지 않는 아주 튼튼하고 좋은 구두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아주 거만을 떨었다. 순간 미하 엘은 그 사나이 등 뒤에 서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러나 그 사나이는 죽음이 벌서 자기에게 찾아왔는지를 모르고 거드름을 피우다니, 참으로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인간이라도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없음을 알고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냉소가 채 가시기도 전 방금 그 사나이의 마차가 뒤집혀 즉사를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 라는 작품 중에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누가복음 12장에 보면 한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나온다. 그는 하나님의 큰 은혜로 쌓아둘 곳이 없을 정도로 대풍작을 맞이했다. 그는 어떻게 자신을 달래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고민을 해야만 했다. 그 부자는 생각했다.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그곳에 쌓아두면 되겠구나.’ <누가복음12:18> 자신이 생각해도 대견했다. 그리고 흐뭇했다. “이제 여러 해 쓸 정도의 재물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자” 생각 할수록 즐겁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그 부자 역시 자신이 그 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을, 아무것도 손에 쥐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저 이웃도 생각하지 않고 움켜쥐려고만 한다. 자식 좋은 일만 시킨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 한 것이 다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누가복음 14:20>
아무리 재물을 창고가 비좁을 정도로 모았어도 이 세상 하직하고 떠나갈 때는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 태어날 때는 욕심을 갖고 무엇인가 움켜쥐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울지만 떠날 때는 모든 것이 허무함을 알고 두 손을 펴고 침묵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미래는 미지의 세계 일 뿐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 영원한 미지수다. 만약 인간이 미래를 알 수 있었다면 이 사회는 무척 혼란스럽고 지금보다 더 무서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돈은 소유 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는 그 누구도 소유 할 수 없다.
이 사회가 맑은 사회가 되려면 서로가 섬긴다는 자세로 임해야 하고 그래야 인간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랑을 베풀면 잃는 것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즉 투자한 만큼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랑은 무엇과 같을까? 그것은 가난한 이들과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며 그들의 불쌍함과 애처로움을 바라 볼 줄 아는 눈(眼)이며 다른 사람의 한숨과 슬픔을 들을 수 있는 귀다.
성(聖) 아우구스티노의 말이다. 붉은 네온에 물든 십자가가 많은 우리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는 아직까지 진정한 봄이 오기에는 아직도 먼 것 같다. 교회도 돈 맛을 너무 보아서 일까? 아님 복이 기복신앙으로 전염되어서일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작 사는 즐거움을 모르고 오직 소득과 소비의 경쟁에 에너지를 소모하며 파괴적인 삶의 패턴을 확대하고 있다. 돈을 이용하기보다는 무조건 부(富)를 추구하며 돈의 노예가 되면서 슬픈 삶을 산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자연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 욕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풀이나 나무는 총생(叢生) 하면 잘 자란다. 그리고 채소나 곡식 또는 묘목도 밀식(密植)하면 웃자란다고 한다. 따라서 사람도 여럿이 어울려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면 그 삶이 즐겁고 평화로우며 개인은 물론 조직이나 이 사회가 아름답게 발전을 하는 것이다. 물론 생존경쟁사회에서 시장자유경쟁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남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이치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자기밖에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죽음의 세계에 갇혀있는 불행한 사람이다. 부자가 돈을 풀어야 경제가 돌아가는 법이다. 돈은 돌고 도는 것 그래야 너도 살고 나도 더 잘 사는 것이다.
이제 민속고유명절인 설이다. 가난한 내 이웃을 생각해보자. 그래서 나눔의 여유를 가져보자.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라. 그리하면 하늘에 보화가 있으리라”<누가복음 18:22> 네 영혼이 거두어질 때는 모두를 버리고 간다. 나누고 베풀면 영원한 복을 받는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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