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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교과서(AIDT)의 교과서 지위가 교육자료로 낮춰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발행사들이 막판 여론전에 나섰다. 한국교과서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학부모·교사와 함께하는 AIDT 시연 및 토론회’를 열고 AIDT의 수업 적용 가능성과 교육적 효과를 적극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교원단체·현장 교사·에듀테크 기업, 교육학계 교수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초등, 중등, 특수학교 교사들이 직접 AIDT 기반 수업을 시연했고, 디지털교과서의 맞춤형 피드백, 학습자 중심 수업 설계, 감정 분석 기능 등을 설명했다.
김현아 경일초 교장은 “AI가 반복 피드백을 도와주니 교사는 창의적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며,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영어 표현을 연습하며 자신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재현 신목중 수학 교사는 “학생별로 틀린 문제에 즉각 피드백이 가능하고, 학습 속도에 맞춘 개별 과제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정보 과목 김주호 교사는 “수업 전 감정 파악을 통해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각장애 특수학교 한지후 교사는 “AIDT는 손이 닿지 않는 특수교육 현장의 공백을 메운다”고 말했다.
시연을 지켜본 학부모와 교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교사들이 잘 활용하면 효과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생겼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정서나 사회성 등 교육의 본질을 AI가 놓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오는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열린 만큼, 법적 지위를 둘러싼 공방이 뜨거웠다.
찬성 측은 "국가가 1조 원 넘게 투자한 미래 교육의 핵심 수단이 하루아침에 격하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는 “정부가 1조2000억 원을 들인 AIDT 사업의 정책 방향이 몇 달 만에 뒤바뀌었다”며 “교사·학생·학부모 누구와도 충분한 논의 없이 법적 지위를 낮춘 것은 국민 무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AIDT는 전국적 검증을 통해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정보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지역별 도입률 차이로 교육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교과서는 의무화하고, 국가가 정보 정확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윤 “접근성 격차 해소 가능…도입 후 보완하면 돼”
박은희 “AI는 공감 능력 없어…교육은 감정의 영역”
김기수 “실험대상이 돼선 안 돼…종이책 본질 무시 말라”
박상윤 대한민국교원조합 상임위원장은 “AIDT는 학습자 주도성을 높이고, 교육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일단 도입하고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은 기술적, 정서적 부작용을 우려했다.
박은희 좋은교육시민모임 대표는 “AI 중심 수업은 아이들의 감정 변화를 놓치기 쉽고, 미묘한 정서적 신호를 인지하기 어렵다”며 “정서 문제 조기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는 공감 능력이 없고, 교육은 관계이자 감정의 영역이다”라고 덧붙였다.
김기수 바른교육실천행동 대표는 “AIDT는 단순한 기술 확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이라며 “한 번의 오류만으로도 아이들이 AI 전체에 불신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종이책의 효용을 무시해선 안 된다. 교과서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매체”라며 “아이들과 학부모가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행사는 발표 위주에서 자유 토론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며, AIDT의 제도화 필요성과 신중론이 엇갈리는 발언이 이어졌다. 다만, AIDT 도입의 법적 주체인 국회와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실질 논의의 연속성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단은 평가도 주류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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