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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찬란함과 덧없음은 꽃의 생애를 닮아있다.
신간 ‘꽃, 그림으로 피어나다’의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미술 복원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이다’ 작가다. 책은 화가들이 그린 꽃 그림을 중심으로 그 속에 담긴 시대의 공기와 인간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어낸다.
암브로시우스 보스하르트(1573–1621)는 아름답게 피어났다가 결국 허물어지고 마는 ‘꽃’을 통해 바니타스(Vanitas)의 교훈을 상기시킨다.
바니타스는 성경 전도서 1장2절의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에서 유래한 말로 공허·헛됨·덧없음을 뜻한다.
주로 정물화를 통해 인생의 유한성과 죽음을 다루는데 해골·촛불·모래시계·꽃 등 다양한 상징물을 통해 세속적인 물질이나 쾌락의 덧없음을 경고하고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보스하르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구니의 꽃 정물’은 꽃의 화려함 뒤에 숨은 죽음이라는 숙명을 부각시킨다.
탁자 위에 널린 아직 피지 않는 꽃과 꽃바구니에 담긴 화려한 꽃은 이미 생명을 잃은 존재다. 곧 시들어 버릴 꽃이지만 꽃의 짙은 향기는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사실 장미 잎은 이미 벌레가 먹었고 튤립 줄기에는 벌레가 기어다닌다. 한편 소라 같은 바다 생물의 껍데기, 썩음을 찾아온 파리는 죽음의 존재감을 탐사한다.
그밖에 책은 프리다 칼로, 에곤 실레, 클로드 모네, 피에르 보나르 등 세계적인 예술가의 꽃 그림을 통해 꽃의 격렬한 생명력과 불안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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