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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했던 준공업지역 성수동이 10년 만에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50배 이상 늘고 기업과 일자리가 몰리면서 지역 경제 가치가 3.5배로 뛰어오르는 등 서울 도시재생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전략은 성수동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에 따르면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2014년 4365억 원에서 지난해 1조5497억 원으로 10년 새 3.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성수동을 찾은 내국인 방문객은 1993만 명에서 2620만 명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방문객은 6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내외국인 합산 방문객은 약 3000만 명에 달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관광·문화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방문객 증가에 따른 지역 상권의 성장도 눈에 띈다. 카드 매출액은 2014년 637억 원에서 지난해 2384억 원으로 274%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졌다.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성수동 내 사업체 수는 같은 기간 78% 증가한 1만9200개로 늘었다. 종사자 수도 8만2747명에서 12만4923명으로 51% 늘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유입도 두드러진다.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무신사, 쏘카, 현대글로비스 등이 성수동에 둥지를 틀며 기업 메카로 변모했다. 법인 관련 소득세도 2014년 3727억 원에서 지난해 1조588억 원으로 184%나 증가했다. 사회적기업은 24개에서 129개, 소셜벤처는 12개에서 297개로 급성장하면서 성수동은 청년 창업과 혁신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변화의 밑바탕에는 도시 정체성을 존중한 도시재생 정책이 있다. 성동구는 2014년부터 대규모 재개발 대신 붉은 벽돌 건물을 보존하고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붉은 벽돌 건축물은 카페, 갤러리, 공방 등으로 되살아나 독특한 거리 풍경과 문화적 매력을 만들어냈다. 관광객과 기업 모두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성동구는 최근 붉은 벽돌 건축물 지원사업의 범위를 성수동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숲 북측 아틀리에길, 뚝섬역 남측, 방송통신대 일대 등 일부 지역에만 적용됐으나 ‘북성수’ 일대와 동연무장길 등 새롭게 부상한 상권까지 포함된다.
앞으로 성수동 내 건축주나 거주자가 붉은 벽돌로 신축·대수선을 할 경우 공사비의 절반 이내에서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성동구는 이번 확대가 성수동의 고유한 도시 경관을 지키는 동시에 창업·문화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과 주민 참여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성수동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영국 잡지 타임아웃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
공시지가 역시 ㎡당 321만 원(2014년)에서 680만 원(2024년)으로 123% 상승했다. 구는 성수동이 앞으로도 매년 1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은 사람이 모여야 기업이 오고 기업이 모여야 도시가 성장한다는 선순환 모델을 입증했다”며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과 도시재생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수동이 세계적인 창의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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