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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약국 미가입을 이유로 의약품 공급을 거절해온 온누리H&C의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보건복지부가 정당한 사유 없는 공급 거절은 약사법 위반이라는 첫 공식 판단을 내리면서 양천구 보건소가 온누리H&C를 경찰에 고발했다.
24일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온누리H&C(온누리에이치엔씨)의 가맹 외 약국에 대한 글루콤 공급 거절은 약사법 위반 행위로 판단된다. 따라서 양천구 보건소는 해당 의약품도매상을 양천구 경찰서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누리에이치엔씨는 전국 2200여 개의 온누리약국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약국 체인이다. 대표 자체브랜드(PB)제품 글루콤·메모큐 등을 전개하고 있다. 글루콤은 온누리에이치엔씨의 PB 제품으로 5년간 누적 판매량 8000만 병 이상 팔린 상품이다. 특히 수험생·고시생·공무원 준비생 사이에서 집중력 강화용 비타민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약사들 사이에서도 판매하고 싶은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2023년 봄 온누리에이치엔씨에 일반의약품 글루콤액 공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가맹점에 가입하고 간판을 교체해야만 공급이 가능하다”였다. 즉 가맹비와 간판 교체 비용을 내지 않으면 약조차 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A약사는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다. 약사법 제47조 제1항 및 시행규칙 제44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약국이나 도매상에 공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령은 △특정 약국·도매상에만 공급해 담합을 조장하는 행위 △가격 조정을 방해하는 행위 △거래대금 미납 등 정당한 사유 없는 공급 거절 행위 등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관련 법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독점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관행처럼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몇십 년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민원 제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A약사의 민원은 양천구 보건소에서 보건복지부로 넘어갔고 복지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일 수 있다”며 책임을 넘겼다. 이후 가맹사업법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사건은 1년 넘게 부처 간 떠넘기기에 갇혀 있었다. 그 사이에도 체인 미가입 약국들은 여전히 약을 공급받지 못했고 행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사건의 흐름을 바꾼 건 2024년 4월 보건복지부의 답변이었다. 복지부는 “온누리체인 미가입 및 간판 미교체 등을 이유로 일반의약품 공급을 거절하는 행위는 약사법 위반”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체인 약국 전용 공급 구조가 불법 소지를 가진다는 정부의 첫 공식 판단이다.
이후 양천구 보건소는 서울시와 법률 자문과 사전컨설팅을 거쳐 유권해석을 받았다. 그 결과 온누리에이치엔씨를 양천구 경찰에 형사 고발하고 행정처분 절가에 착수한 것이다.
양천구 보건소는 “해당 건은 대한민국 의약품 공급시장의 시장 질서로 자리잡고 있는 상태라 민원인이 제기한 문제로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면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사전 검토를 신중하게 처리하느라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고발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과 관련해 온누리에이치엔씨 확인 한 결과 상황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그 어떤 답도 드릴 수 없다”고 입장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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