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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K뷰티)이 글로벌 시장에서 스킨케어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 립 제품 등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수출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립 제품의 수출액은 2억4170만달러(약 3382억 원)로 전년 대비 40.5% 증가했다. 이는 K뷰티 주요 품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에도 립 제품 수출액은 3억8660만달러(약 5400억 원)로 40% 성장했다. 스킨케어 수출액이 여전히 45억달러 규모로 압도적이지만, 립 제품군의 성장률은 두 배 이상 빠르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스킨케어 중심에서 벗어나 색조 중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SNS 바이럴 마케팅, 시즌 한정판 출시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는 지난해 미국 세포라 립케어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배스킨라빈스와 협업한 ‘립 글로이 밤’은 10일 만에 3만5000개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클리오(Clio) 역시 색조 전문 기업으로서 수출 비중을 확대 중이다. 자회사 페리페라(Peripera)의 ‘잉크 더 에어리 벨벳 틴트’는 일본·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SNS 기반 바이럴을 통해 유통 채널을 넓히고 있다. 클리오는 최근 동남아 현지 유통망을 확충하고 맞춤형 제품 라인을 강화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디 브랜드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딘토(Dinto)는 ‘블러글로이 립틴트’를 앞세워 미국·일본·유럽 수출을 확대 중이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감각적인 색조 콘셉트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롬앤(Rom&nd)은 일본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제품 ‘쥬시 래스팅 틴트’의 일본 매출은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SNS를 통한 트렌드 전파가 빠른 일본·동남아 지역에서 K뷰티 색조 브랜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중소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도 해외 바이어 수요에 대응하며 립 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주요 화장품 제조사는 색조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 중이며, 북미·동남아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는 미국·일본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틴트 제형 기술’ 공동개발을 진행하며 ODM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는 스킨케어 중심에서 색조 제품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재정비되는 국면에 있다”며 “특히 SNS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트렌드, 감도 높은 색조 제품이 K뷰티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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