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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근석 상무
대교그룹 서근석(50) 상무의 3가지 좌우명이다. 누구나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걸어온 길은 결단코 쉽지 않은 삶이었다.
일반 교사로 대교 입사…현실의 벽 직면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평탄한 삶을 보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당시 조그만 회사였던 ‘대교’에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1988년 3월 17일 입사한 그는 15박 16일간의 연수 생활을 통해 ‘인생을 걸고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일가친척도 없는 부산 지역으로 첫 발령을 받으며 그의 눈높이 교사로서의 삶은 시작됐다.
첫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날, 지점장과 계장들이 퇴근을 하지 않고 그를 기다렸다. 지점 내에서도 어려운 곳을 맡아 ‘아예 일을 그만두지 않을까’하고 내심 걱정했다고 한다.
“당시 제가 맡은 곳은 눈높이 교사에 대한 반감이 심한 동네였습니다. 회원들로부터 갖은 어려움을 겪을 때면 회원에게 ‘당장 그만두라’는 얘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설득시키리라는 각오로 일을 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정한 ‘부지런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이 그를 포기하지 않게 한 원동력이었다.
성실성 무기로 1주일에 396명 회원 관리
▲ 서근석 상무는 1988년 대교에 입사해 일선 교사로 활동하며 1주일에 396명의 회원을 관리하기도 했다.
서 상무는 역지사지의 생각을 갖고 부모들을 대했다. 오늘 방문한 집은 다음 날 부모와 다시 상담을 했다. 이 같은 생활을 2년 가까이 이어가자 부모들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의 노력은 곧 성과를 드러냈다. 1주일 동안 그가 관리하는 회원 수는 396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한 회원의 방문이 끝나면 다음 집을 향해 뛰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길이 험하고 비가 와도 이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해외 교육을 보내주는 10명의 사원 중 하나로 선정됐고 2년 만에 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게 되면 통한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됐죠. 그리고 그 사실을 지금까지 마음 속에서 잊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 지역으로만 발령…실패 딛고 본부장까지
1993년 지점장으로 승진하며 그는 회사로부터 더욱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가 팀장과 지점장 생활을 하면서 발령난 곳은 사고가 나거나 실적이 저조한 지점뿐이었다고 한다.
“젊었을 때니까 불만도 있었어요. 남들은 편하게 일하는데 나만 이런 곳으로 발령이 나니 괴롭기까지 했다. 정말이지 죽을 고생을 다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아 실패를 맛보기도 했죠. 하지만 그 같은 경험을 통해 남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저만의 힘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는 수년간 조직 관리를 하면서 얻은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지역 본부장을 맡아 보겠다는 꿈을 키워갔다.
“인사 발표 때마다 매번 본부장 발령이 나지 않아 꿈은 멀어져 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5년 2월 28일 사무실에 앉아서 창밖을 보는데 눈이 흩날리는 와중에도 매화꽃이 피어있더군요. 무슨 일이 있어도 겨울이 가고 봄은 오는 것처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 직후인 4월 1일 대구 본부장으로 발령이 나게 된 것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그는 말한다.
조직원과의 소통 통해 성과 일궈내
▲ 부산 영도구청에서 주최한 행복영도아카데미에서 서근석 상무가 ‘잠자는 열정을 깨워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본부장으로서 첫 발령지인 대구도 녹록치 않은 지역이었다. 특히 찌는 듯한 날씨로 인해 처음에 그는 숨을 쉴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더욱 그를 힘들게 한 것은 그를 배척하는 사람들의 분위기였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경상도지만 지역 특성이 있어서인지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화도 많이 나서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어요. 대구에서 근무할 때는 1주일 수면시간이 15시간을 넘어본 적이 없을 정도였죠. 혈압약을 먹기 시작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대구 사람보다 더 대구를 사랑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죠”
서 상무는 우선 지역 조직원들 모두를 만나기로 했다. 일선 교사부터 지점장까지 식사와 간담회 자리를 통해 밤낮으로 그들과 소통하려 애썼다.
일선 교사들은 본부장이란 위치를 회사와 동등하게 바라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간담회조차 쉽지 않았다. 어떤 분은 그의 얘기를 노골적으로 반대하기도 했고 심지어 막말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간담회를 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진심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통하지 않을 리 없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시간이 흐르자 그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이는 본부 전체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끄는 계기가 됐죠”
대구본부장을 거쳐 경북동본부장, 부산서본부장으로 일하는 동안 소통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여전히 확고하다. 그는 이제껏 함께 일한 700여명의 직원의 이름을 다 익히고 있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최근에 한 교사분이 특산품이라며 머루 주스를 보내주셨어요. 무엇보다 값진 선물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 “매일 성장하고 싶다”
▲ 시집 ‘낙동강’ 출판기념회 모습
그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것에는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인내심이 바탕이 됐다.
서 상무는 임원이 되면서 지점장 때와는 달리 누구에게 일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한계에 부딪힌 그는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과정을 통해 리더로서의 지식을 습득했다. 또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이화여대 최고명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옛날과 다르게 21세기 문맹자는 재학습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인 롱펠로에게 지인이 ‘너는 어찌 늙지 않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고목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듯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요. 저도 매일매일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는 담배와 술도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애초에 즐기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자기 관리를 위해 끊은 것이다. 특히 평소 술을 즐겼던 그는 1997년 술을 끊으면서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황진이를 옆에 둔 서경덕의 마음이라고 할까요. 처음엔 마시고 싶은 욕망이 컸습니다. 하지만 더욱 곤란했던 것은 술자리 성격상 마셔야만 할 때였죠”
“한 번은 회식자리에서 대표이사님이 건배 제의를 했는데 모두 순서대로 마시는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술을 끊은 지 11년이 됐던 때였어요. 차츰 제 차례가 돌아오면서 고민은 더 해갔죠. 하지만 곧 마음을 굳게 먹고 대표이사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렸죠. 다행히 저의 그런 모습을 좋게 평가해 주셨습니다”
그는 이제 술자리에서 빈 잔에 술을 채워주는 것이 취미일 정도라며 웃는다.
틈틈이 메모해 책 발간…강연 활동도 병행
▲ 서근석 상무가 발간한 시집 ‘낙동강’과 자기개발서 ‘비전으로 도전하고 열정으로 승부하라’
그는 ‘메모하는 사람이 꼭 성공하지는 않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메모한다’고 말한다. 서 상무가 1년에 사용하는 수첩은 10개 정도라고. 특히 지방 출장 시에 풍경을 보며 느낀 바를 틈틈이 적어 지난해 12월 시집 ‘낙동강’을 냈다.
또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통해 얻은 바를 책으로 엮어 자기 개발서 ‘비전으로 도전하고 열정으로 승부하라’를 2010년 출간하기도 했다.
“업무 시간에 사적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이나 퇴근 후의 시간을 이용했어요. 마지막 원고를 출판회사에 넘기기 전에는 왠지 남 앞에서 벌거숭이가 된 느낌이 들어 2~3일 고민하기도 했죠”
책을 발간한 후 그는 동국대와 보건복지부, 장유문화센터 등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자기 개발과 비전, 리더십과 관련해 강연 초청을 받기도 했다.
“세월이 흐른 뒤에 ‘나는 이 땅에 어떤 것을 기여하고 사라질 것인가’라는 물음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사업에 24년간 몸담은 사람으로서 요즘 심각한 학교 폭력이나 성폭력 문제를 개선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해요”
올해 1월 서 상무는 DK에듀캠프 학원사업본부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맡고 있다.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지난달에는 사무실에 출근한 날이 없을 정도로 사람을 만나고 현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은 작은 계열사이지만 3년 뒤에 상장하겠다는 목표, 10년 뒤에 그룹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데 이바지 하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죠. 전 직원이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힘을 모은다면 분명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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