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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수사 외압·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임기훈(예비역 육군 중장) 전 국방대학교 총장이 전역을 불과 엿새 앞두고 ‘정직 1개월’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임 전 총장은 이미 전역한 상태여서 징계의 실질적 효력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형식적 처분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이경호 부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방부 징계위원회가 임기훈 전 총장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체적 징계 수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임 전 총장은 지난 10월 31일, 전역을 6일 앞두고 ‘정직 1개월’ 처분을 통보받았다.
전역 코앞 ‘정직 1개월’… 실질적 제재는 없어
임 전 총장의 징계 사유는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정의무 위반 등이다. 군 징계는 견책–근신–감봉–정직–강등–해임–파면 순으로 수위가 결정되며, 정직부터 중징계에 해당한다.
정직을 받으면 해당 기간 직무가 정지되고 급여의 3분의 2가 삭감되며, 향후 진급에도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임 전 총장은 전역 직전 처분을 받아 직무정지·보수 감액·진급 제한 등 모든 실질적 제재가 적용되지 않았다.
임 전 총장은 전역 하루 뒤 중앙징계위원회에 해당 조치를 항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상병 사건 당시 ‘VIP 보고’ 핵심 인물
특검, “수사 협조 고려해 기소유예”… 형사 책임도 사실상 면제
임 전 총장은 2023년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으로 재직하며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회의에서 이른바 ‘VIP 격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외압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소장이던 임 전 총장은 이후 중장으로 진급해 2023년 11월 국방대 총장에 임명됐으며,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 수사 착수 이후인 지난 9월 직무가 정지됐다. 그는 지난달 6일자로 전역했다.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은 최근 임 전 총장을 세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끝에 기소유예 처분했다. 특검 관계자는 “임 전 총장이 수사에 성실히 임해 조력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징계는 실효성 없고, 형사처벌은 없음 → 외압 의혹 핵심자에 대한 책임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임 전 총장의 징계 시점과 수위, 그리고 특검의 기소유예 결정은 국회와 군 안팎에서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채상병 사건은 여전히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전 정부 핵심 요직을 지낸 인물에 대한 사실상 ‘면죄부’로 비치는 처리 과정이 향후 국방부·특검 모두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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