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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은 말 그대로 세금이 감면된 상품을 파는 곳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전국의 면세점은 총 41개로 시내면세점이 18개, 출국장면세점이 19개, 지정면세점이 5개이다. 이중 지정면세점은 제주세관장이 지정한 곳으로 제주도에서만 운영된다. 협회와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면세점 시장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1위다. 전세계 시장의 10.4%를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으며 2위는 6.8%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이다. 우리나라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4년 8조5000억원으로 4년만에 2배 성장했다. 세계 최대의 면세점 시장은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이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롯데면세점이 50% 수준, 신라면세점이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AK면세점, 동화면세점 등이 나누는 상태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처음으로 입점하면서 이 양강 구도는 조만간 깨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인천공항까지 합해 총 3개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향후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은 크게 확장할 기세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향후 면세점 시장이 이강일중(二强一中)으로 구조변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사업장에서 국산품보다 해외 명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ARMANI, DIESEL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수입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면세점에서 워낙 국산품의 점유율이 적어 정부 차원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신세계가 들어오면 오히려 국산품 비중이 줄 수 있다는 비판이다. 더욱이 신세계인터내셔날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과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사촌지간이라 범삼성가 사촌간의 면세점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결과와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진출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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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계열사는 신세계조선호텔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산에 2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3년만에 세계 최대 면세점에 입성하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하게 되면 국산품 비중이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신세계조선호텔.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세계그룹이 인천공항 면세사업자로 선정되자 국산품이 적은 면세점에 수입품이 더 들어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 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규 신세계면세점에 납품하게 되면 판매가 그만큼 국산품보다 수입품에 치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세계가 들어간 자리가 수익금 전액을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하던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자리여서 관광 투자금이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전세계 매출 1위 인천공항 면세점에 신세계 입성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12월 사업자를 모집한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결과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 참존 등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총 12개 사업권(대기업 8개, 중소·중견기업 4개)으로 나뉘어 실시된 이번 입찰에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 신세계조선호텔, 킹파워(태국) 등 여러 업체가 참여했다.
▲ 자료: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데일리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가장 매출이 큰 향수·화장품(DF1, 2), 주류·담배 사업권(DF3, 4)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각각 사업자로 선정됐다. 부티크·패션·잡화 등 기타사업권(DF5~7)은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로 최종 결정됐다. 인천공항에 처음 입점하게 된 신세계조선호텔은 기존 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를 제치고 그 자리를 그대로 손에 넣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 2기 면세사업권은 올해 상반기 계약기간이 만료된다”며 “새로 선정된 사업자는 202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연매출 2조원 규모의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와 삼성의 양강 구도로 굳어져 있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신세계그룹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에 2개 면세점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은 이번에 인천공항 입점을 통해 면세점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은 “면세 사업에 진출한 지 3년만에 수도권 진출에 성공했다”며 “쇼핑시간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원스톱 쇼핑,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 서비스 등을 개발해 제공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 “이부진·정유경, 면세점시장 두고 범삼성가 딸들의 전쟁”
신세계그룹의 인천공항 입점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재벌가 딸들의 전쟁이 면세점으로 확전됐다는 말들이 나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면세점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4년 8조5000억원으로 4년만에 2배 성장했다. 2013년 기준 전체매출액은 6조8323억원이며 롯데그룹의 호텔롯데가 3조164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46.3%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삼성그룹의 호텔신라가 2조864억원으로 전체의 30.5%를 점유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합산 점유율이 76.8%에 달해 두 기업은 면세점 시장의 양강으로 불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AK면세점, 동화면세점 등이 중간 순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에 입점한 신세계조선호텔은 2013년 144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2.1% 수준에 머물렀다.
▲ 자료: 한국면세점협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전세계 매출 1위 인천공항에 입점하게 되면서 양강 구도가 이강일중(二强一中)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 신세계 등 범삼성가 사촌간의 경쟁이 시작됐다는 업계는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사촌지간이다”며 “이 사장이 면세점시장 2위를 점유하고 있는데 두 살 어린 사촌여동생이 동종업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유경 부사장은 직접적으로 면세점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 부사장이 관여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상품이 신세계면세점에 들어갈 것은 거의 확실하다”며 “두 사람이 직접적인 대결은 피해도 간접적인 대결을 피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에는 청담동 명품거리를 두고 정 부사장보다 한 살 어린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사촌언니 정유경 부사장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사촌간의 패션전(戰) 벌어졌다. 2년 후 신세계그룹이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따면서 정유경 부사장이 이번에는 이서현 사장의 친언니인 이부진 사장에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 됐다.
해외명품 수입 신세계, 관광공사 대신 면세사업 시작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도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드리워졌다. 해외 명품 브랜드를 다루는 데 정평이 난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안 그래도 낮은 면세점 시장의 국산품 비중이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말 그대로 세금이 없는 면세점에는 외산 수입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면세점 수입품은 수입관세는 물론 개별소비세, 부가세 등이 면세되면서 일반 백화점과 가격경쟁력에 유리하다. 반면 국산품은 부가세 등 일부만 면세돼 백화점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면세점들은 국산보다는 수입품을 선호했고 이는 고스란히 국부 유출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세청 등이 나서 대책을 마련했고 그 결과 전체 매출 중 국산품이 비중이 2009년 15.8%에서 2013년 상반기 21.4%까지 올라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수입품 비중은 78.6%이다. 국내중소중견기업 제품은 전체 10.2%이며 이는 국산품의 절반인 49.2%를 차지했다.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이 양분했던 면세점 시장은 그동안 국산품보다 외산품이 점령했던 것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9월 30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번에 인천공항에 입점한 신세계그룹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ARMANI, DIESEL, ST. JOHN, DOLCE & GABBANA, J.LINDEBERG, GIVENCH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를 수입해 한국에 유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수입해온 신세계가 국내매출, 전세계매출 1위인 인천공항 면세점이 입점하면서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비중이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 계열사는 신세계조선호텔이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명품 패션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의 이 제품들이 신세계면세점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ARMANI, DIESEL, ST. JOHN, DOLCE & GABBANA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이번에 신세계그룹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이 제품들이 면세점에 전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공항은 국내, 전세계 최고 매출의 면세점 시장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ARMANI 매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 재계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비유된다. 그만큼 매력적인 사업이다”며 “신세계그룹은 자신들의 수입 브랜드로 물건을 배치할 것이 뻔한다. 전에 입점해있던 관광공사도 명품은 팔았지만 그 수익은 공적으로 쓰였다. 신세계가 그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도 명품을 팔기는 하지만 인삼, 홍삼, 김치, 김, 수예품 등 한국 고유의 토산품까지 함께 팔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수익금은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공익사업에 전액 투자되고 있다.
1962년부터 1998년까지 36년간 공항면세점을 독점해온 한국관광공사는 IMF 이후 면세점사업을 민간기업과 함께 하게 됐다. 그동안 관광공사가 운영해온 면세점을 통해 나온 수익은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활동, 국내 관광 기반 활성화, 관광단지 개발 사업 등 국가관광발전에 투자돼 왔다. 한국관광공사는 면세점을 통해 지난 2013년 약 15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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