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
부산은 우리나라 수출물동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한국경제의 관문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중화학 산업군들이 밀집된 대한민국의 역동하는 경제메카다. 이처럼 우리 모두를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부산과 울산이 핵공포의 위험에 들어갔다. 지난 2월 발생한 고리원전1호기 정전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조직적 비리에 따른 사고라는 것이 이 지역 시민단체들의 항변이다. 더구나 설계수명 5년을 넘어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과 울산 사이에 위치한 고리원전에서 만약 사고가 터질 경우 약 20~30년간 이 지역이 황폐화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다. 부산·울산의 올스톱은 한국경제 기관차가 멈춰서고 경제대문(항만물류)이 막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죽음’으로까지 비유되고 있다. 그만큼 고리원전 사태는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갔지만 부산과 울산의 시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IAEA의 점검은 가동해서는 안 될 원전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한 음로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이 멈춰서면 곧 경제도 스톱될 정도로 원전의존율이 높다. 하지만 54기의 원전을 가동했던 일본 조차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전체 원전의 문을 모두 닫아 버리는 초유의 ‘제로가동’ 상태에 들어갔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경제에 큰 문제가 없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은 원전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고리원전을 대체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 아쉽다고 해서 부산과 울산을 잠재적 핵폭탄 지역으로 만들 수는 없다. 스카이데일리가 고리원전1호기 사태 이후 사활을 걸고 고리원전 폐쇄를 주장하고 있는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우려와 IAEA의 점검관련 내용 등을 살펴보았다. 
|
▲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항공사진<사진=고리원자력본부>
▲ 고리원전이 오는 11일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
원전 많은 국가에서 대형 원전사고 터져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에 의하면 2012년 현재 세계에서 가동되는 핵발전소는 443개다. 미국 104개, 프랑스 58개, 일본 54개, 러시아 33개, 한국 21개 순이다.
지금까지 핵 사고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의 핵발전소 사고가 가장 먼저 일어난 대형사고였다. 두 번째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일본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전례를 살펴보면 핵 사고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배경에 그 나라가 보유하는 핵발전소의 개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스리마일 1개, 체르노빌 1개, 후쿠시마 4개 등 6개에서 사고가 났다.
원전이 적지 않은 우리나라도 끝내 우려했던 사건이 터졌다. 지난 2월 부산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 때 한 달 가량이나 은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인근 대도시 부산과 울산의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고리원전1호기는 비상발전기가 고장 난 상태에서도 위험천만하게 핵연료를 교체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됐다. 자칫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을 강행한 것이다.
당시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한 검사는 “전원이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연료봉이 녹아내리고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는 그런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부산시 기장군·경주시·영광군·울주군·울진군 등 5개 시·군 의회로 구성된 ‘원전 소재 시·군의회 공동발전협의회’는 ‘고리1호기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도 고리1호기 폐쇄와 함께 시민단체·전문가 참여 등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주장에 반대까지 하고 나왔다. IAEA 등 우리를 대신해 핵의 이용을 결정하는 모든 관료기구와 전문가 집단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리1호기’ 안전점검
일본의 원전사태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안전의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 되면서 국내에서도 ‘반핵’의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이처럼 고리원전 1호기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일정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단이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안전점검은 자치단체와 원전 주변 지역주민들의 우려와 관심을 고려해 국제수준의 안전성을 검증받기 위해 한수원 측이 국제원자력기구에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IAEA 점검단에는 안전점검을 총괄하는 원자력시설안전국 과장인 미로슬라브 리파르(Miroslav Lipar)를 단장으로 7개국 8명의 국제원자력 안전전문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IAEA 점검단에는 원자력시설안전국 과장인 미로슬라브 리파르를 단장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고려해 7개국 8명의 국제원자력 안전전문가들이 포함됐다. 점검단은 고리1호기 사건의 발단이 된 비상 디젤발전기와 전력계통의 안전성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점검단은 고리1호기 사건의 발단이 된 비상 디젤발전기와 전력계통의 안전성은 물론 원자로 압력용기의 건전성, 운전년수 경과에 따른 설비상태 관리 등을 집중 점검한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수원의 원전 안전성 강화조치의 적절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안전점검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감안, 사전 서류검토에서부터 현장점검까지의 점검결과를 종료일인 11일 언론과 지역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할 예정이다.
고리원전, ‘꼬리 자르기식 수사’로 종결
반핵부산시민대책위, 반핵울산시민행동은 최근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고리1발전소 중고부품 납품비리 고발, IAEA 안전점검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2월 9일 발생한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은폐와 관련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5월 30일 당시 고리1발전소 소장 등 총 5명을 원자력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 반핵울산시민행동은 IAEA 안전점검에 대해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의 부실과 범국민적인 고리1호기 폐쇄의 염원을 무마시키고 재가동하려는 ‘정부의 꼼수’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 2012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하거나 건설되고 있는 핵발전소는 총 28개다. 이중 21개가 정상 가동 중이며, 나머지 7개(신고리#2~4, 신울진#1~2, 신월성 #1~2)는 건설중에 있다.
▲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스카이데일리
시민대책위는 “현장 담당자와 중간 책임자만을 사법처리하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수사’로 지지부진하게 종결되고 말았다”며 “고리원전과 관련된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고리1발전소에서도 고리2발전소와 똑같은 수법으로 주요부품을 협력업체에 불법 반출하고, 그 부품을 조립해 새 제품처럼 납품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계속해서 드러나는 비리와 의혹들은 핵발전소 운영기관에 퍼져 있는 조직적인 병폐와 시민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함마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시민대책위는 “고리원전을 둘러싼 비리에 대해 검찰이 진행한 부실 수사에 강한 우려와 비판을 표하며, 설득력 없는 IAEA의 안전점검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리1발전소를 둘러싼 중고부품 납품비리의 구체적인 정황 정리를 통해 불법사실을 명확히 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기 위한 고발장을 울산지검에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후쿠시마 사고 교훈 듣지 않고 있다”
부산녹색당(창당준비위)도 ‘수명 다한 고리1호기, 형식적인 IAEA 점검 통한 재가동 음모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녹색당은 “평화적 이용이라는 미명하에 핵 확산을 주도해 온 IAEA는 지금까지 어느 나라에서도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권고한 적이 없다”며 “이번 점검을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의 부실과 범국민적인 고리1호기 폐쇄의 염원을 무마시키고 재가동하려는 정부의 꼼수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 부산녹색당은 성명에서 “부패와 부정의 소굴로 변한 원자력발전소에서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이 현재 계속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 지금까지 핵발전소가 많은 나라에서 원전사고가 집중됐다. 미국 스리마일 1개, 구소련 체르노빌 1개, 일본 후쿠시마 4개 등 6개에서 사고가 났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님을 간접 반영하는 사고들이다.
▲ 자료:국제원자력기구(IAEA) ⓒ스카이데일리
이들은 “설계수명을 넘어 이미 5년째 가동 중이던 고리1호기의 비상발전기 전원상실 사고는 예측할 수 없는 가공할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전조가 아닐 수 없다”며 “부패와 부정의 소굴로 변한 원자력발전소에서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산녹색당은 “고리1호기는 지난 2007년, 이미 IAEA로부터 수명 연장을 위한 안전점검을 받았던 것”이라며 “그런 1호기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 직전의 심각한 사고를 일으킨 것이 지난 2월이었다.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없이 오히려 이를 무마하기 위한 조처로 또 다시 IAEA의 점검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을 호도하고 핵 산업, 핵 장사꾼들의 들러리가 되고 있는 무지한 한국 정부는 고리1호기 재가동과 월성1호기 수명 연장을 위한 IAEA 검증과 같은 연극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부산녹색당은 탈핵을 선언했다. 이들은 “부산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핵 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이다. 시민의 힘으로 고리1호기를 폐쇄하고 핵 위협이 없는 탈핵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고리1호기의 수명 연장뿐 아니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신규 핵발전소를 추진하고 해외에 수출까지 하는 등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