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원전 납품비리 관련자 47명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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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직원 23명, 22억여원 수수사실 드러나

이창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7-10 17:12:40

▲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사정당국에서 발표한 직원들의 납품비리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으며, 통렬히 반성하고 간절히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원전 납품비리를 수사한 검찰이 한수원 본사 처장급 2명을 비롯, 관련자 47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10일 울산지검 특별수사부는 원전납품 비리에 연루된 처장급 2명을 포함, 한수원 본사 직원 6명과 현장직원 1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직원 7명에게 수억원대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협력업체 대표 7명을 구속기소하고, 특정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한수원 본사 고위간부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브로커 2명도 구속기소했다.

이 밖에 소액 금품수수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상납 등 비리사실이 확인된 한수원 직원 12명을 한수원측에 통보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관련자 31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16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다.

한수원 본사 처장 A씨는 감사실장 근무시절 협력업체 2곳으로부터 모두 7000만원을 받은데 이어 협력업체 등록과 입찰을 담당한 본사 직원들에게까지 금품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모 원전 2발전소의 경우, 팀장 B씨를 포함해 기술실 산하 기계팀 팀원 5명이 구속되고, 전기팀과 계측제어팀도 각 2명씩 구속되는 등 팀 전체가 금품수수에 연루될 정도로 조직적인 비리가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고리2발전소 납품비리 수사를 진행하자 심리적 부담을 느낀 동료직원이 자살했음에도 계속적으로 금품을 받아 오던 원전 직원 7명이 추가로 적발됐다.

입건된 한수원 직원 23명의 총 수수금액은 약 22억27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9870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검찰을 밝혔다.

한수원 직원들은 납품가격이 부풀려진 사실을 알고도 돈을 받고 묵인하거나, 한수원 직원이 직접 업체를 운영하고, 상사는 이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재납품과 관련, 편의를 제공하거나, 원전내 부품을 빼돌려 특정업체로 하여금 복제품을 생산토록 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한수원 납품업체 주식을 거래해 수억원의 시세차익도 얻은 경우도 적발됐다.

모 원전 2발전소 전기팀 과장 C씨의 경우 친척 명의로 한수원 협력업체를 설립해 운영, 수 십억의 매출을 올려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전자입찰제 담합과 묵인, 거래업체 명의변경 후 거래, 골프접대, 금덩이를 통한 인사청탁 등 다양한 형태의 비리가 저질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구본진 공보차장은 “원전이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만큼 향후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수사자료를 제공해 원전안전성 확보에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한수원 직원과 납품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단서가 있는 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10일 “사정당국에서 발표한 직원들의 납품비리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으며, 통렬히 반성하고 간절히 용서를 구한다”며 “회사 경영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경영쇄신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독기관인 지경부는 이번 수사 대상이 된 원전부품이나 제품이 기본적으로 안전성과 관련이 없지만 한수원은 납품비리 관련 설비의 전체 내역을 규제당국에 즉시 보고하고 향후 규제기관이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호 기자 lch9856@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