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b> ...'))
한라그룹은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재계순위 상위권의 기업이었다. 1979년 한라해운에 입사한 정몽원 회장도 이 때 그룹 부회장직에 발탁된다. 1992년 부회장 직함을 단 그는 1997년 정인영 창업주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당초 그는 후계자로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정 창업주의 차남이었던 정 회장 대신 장남 정몽국 씨가 후계자감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던 정 씨가 1995년 3월 샌프란시스코 지사장으로 사실상 좌천됐고 이때부터 한라그룹의 패권은 정몽원 회장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정 회장 집권 19년은 몰락과 부침의 연속이었다. IMF로 그룹은 와해 직전까지 갔다. 한라건설(現 한라)만을 남긴 채 나머지 계열사들을 속속 내다 팔아야 했다. 어렵사리 내줬던 만도를 찾아오자 이번엔 한라가 문제였다.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로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다. 한라는 지난 1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올 해 실적에서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들은 한라그룹의 비주력사업인 리조트·호텔 등에 대한 투자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라그룹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쫓아 봤다. 
|
▲ 한라그룹(사진·본사)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 나왔다. 한라가 적자 늪에 빠진 원흉 중 하나로 지목됐던 리조트사업에 한라그룹이 본격 손을 대기로 결정하면서 부터다. 한라는 지난 1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5년만의 흑자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 한라홀딩스는 한라제주개발을 통해 애니스를 인수해 JJ한라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채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라그룹의 건설계열사 한라는 최근 수년간 부침을 겪었다.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 온 것이다. 실적 하락 배경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진 배경에는 건설·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한라가 시공을 맡은 리조트 분양이 어려워 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분양이 저조하며 부채가 늘어났고 적자도 계속됐다. 그러던 한라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라는 지난 1분기 매출액 4183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당기순이익 79억원의 실적을 나타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도 지난 5년간 줄곧 적자를 기록한 한라가 올 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한라그룹에 편입된 JJ한라를 통해 제주도 골프장·리조트 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주들의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한라 부침의 원인이었던 사업에 재차 손을 대는 것이 불안하다는 의견이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한라제주개발 설립 후 ‘에니스’ 인수…적자 안겨준 ‘세인트포 골프장’ 운영사
지난 3월 그룹 지주사격인 한라홀딩스(2014년 9월 만도 인적분할)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 및 배후부지 개발사업자 ‘에니스’의 인수방침을 결정했다.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한라제주개발’을 신설했다.
에니스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세인트포 골프장운영 및 약 130만평의 부지개발사업의 주체다. 당초 이곳은 한라의 자회사였다. 한라는 해당 리조트의 시공을 맡았으나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 한라홀딩스의 인수는 사실 상 한라에 자금 지원을 위한 셈이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한라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록한 당기순손실은 각각 2343억원, 4587억원, 1586억원, 1144억원 등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이 불과 4년 만에 발생한 것이다. 2012년과 2013년에는 1965억원과 250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기록한 적자였으며 2014년과 지난해의 경우 372억원과 3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태서 나타낸 적자였다.
에니스는 지난 4월 인수됐다. 그리고 ‘JJ한라’로 이름을 바꿨다. 해당 법인등기를 보면 영위하는 사업은 총 39가지다. 골프장 및 리조트 관광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업이 대다수다. 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인 5월 16일부로는 ‘마리나선박보관·계류업’과 ‘그 밖에 이에 부수하는 사업’ 등 두 가지 목적사업이 신설됐다. 종합적인 리조트·휴양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28일 한라그룹은 제주도 세인트포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며 배후부지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에니스가 진행해 온 사업에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성우 JJ한라 대표는 “한라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새롭게 태어난 만큼 혼을 담은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한라그룹의 기업이념을 제주에서 실현시켜나가도록 하겠다”며 “특히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제주의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제주공항과 22km 제주신공항예정지와 16km 거리를 둔 곳에 위치했다. 나쁘지 않은 위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한라그룹 계열사들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또 리조트냐”며 불안감을 들어내는 분위기다.
한라홀딩스와 한라의 주식을 보유했다는 한 주주는 “한라의 적자 배경의 하나로 지목됐던 사업을 이제 스스로 나서서 운영까지 해보겠다는 것이 영 꺼려진다”며 “조금 사정이 나아지니 숙원사업을 재차 일으키겠다는 것인지 당최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관계자들 역시 세인트포 개발사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한라그룹의 신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3월 한라홀딩스가 에니스에 투자하기로 결정하자 한국신용평가는 한라홀딩스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라홀딩스 장기신용등급을 강등해 앞서 등급을 내린 NICE신용평가까지 국내 3대신평사 모두 한라홀딩스 등급을 조정했다. 등급 강등은 제주골프장 세인트포CC가 직접적 이유로 꼽혔다.
NH투자증권은 “에니스와의 합병은 한라홀딩스 주주가치에 부정적이다. 골프장 개발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H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는 “골프장 및 주변배후개발 사업의 경우 투자자금이 많이 들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등 적지 않은 부담이 수반되는 사업이다”면서 “향후 성공적인 개발 사업이 이뤄질 경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건설 등의 경우 외적인 요인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류승협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도 지난 3월 한라홀딩스 투자 방침에 대해 “세인트포 및 주변부지 개발사업 위기가 커지거나 시행사의 차입금, 지금보증 등 재무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7월 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형 좌천 후계등극 후 ‘리조트사업’ 하지만 곧 매물로…비주력 사업서 악연의 역사
정 회장은 당초 후계자로 거론되던 형 정몽국 전 부회장이 샌프란시스코 지사장으로 좌천될 때부터 본격적인 차기 총수로 주목받았다. 이듬해인 1996년 4월 한라그룹은 리조트호텔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글로벌 유력 체인 중 하나인 ‘홀리데이인호텔’ 브랜드 호텔계획을 추진한 것이다. 장소는 당시 한라그룹이 운영했던 삼호조선소 인근 해안가였다. 지하 2층 지상 10층, 208실 규모의 마르코폴로호텔리조트는 1998년 3월 개장했다.
하지만 당시는 IMF가 촉발된 직후였다. 한라그룹도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공중분해 직전인 그룹에서 할 수 있던 것은 비주력자산 매각 등 M&A를 통한 유동성 확보였다. 당시 한라는 마르코폴로호텔 및 함께 보유 중이던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발렌시아 호텔을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던 처지였다.
이 같은 어려움을 뚫고 한라그룹은 어느 정도 정상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주력계열사인 만도도 IMF 당시 팔려나갔다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한라가 문제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조트 분양실패로 인한 수년간의 적자 늪에 빠진 것이다.
만도·한라홀딩스·한라 등 그룹 내 상장계열사 모든 주식을 보유했다는 주주는 “호텔·리조트는 한라그룹과 악연이라 할 만 사업이다”며 “정 회장이 리조트 사업에 집착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잘 하고 있는 주력사업에 더욱 매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