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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선사 1위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한진해운 선박이 잇단 입항 거부, 억류, 외항 체류, 운송 중단 등에 시달리고 있다. 항만 사용료나 하역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그저 바다 위에 떠있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문제는 그 피해가 국내 수출입 기업들에게까지 확대되면서 ‘물류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납기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당장 화물을 내릴 수 없어 화주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운송이 지연되면 그 피해는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선박에 실린 화물이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 구매자들이 계약 조건에 따라 공급 시기를 놓친 수출품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수출 기업이 구매자에게 보상은 보상대로 하고 화물 가격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의 화물을 털어내는데 필요한 입항비, 하역비 등은 17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측이 1000억원 지원에 나선다고 밝혀 이목이 쏠린다. 스카이데일리가 책임론에 휩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행보와 이를 둘러싼 업계 안팎의 반응 등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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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총 1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물류대란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가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끼친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 조양호 회장과 그 일가의 보유주식 가치가 4000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스카이데일리
한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한진해운에 조양호 회장의 400억원 사재를 포함해 총 1000억원 지원에 나섰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당장 벌어지고 있는 물류대란을 일시적으로 막을 순 있겠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가 4000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국가 경제 손실을 초래한만큼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양호 회장, 뒤늦은 사재출연…물류대란 해소 ‘역부족’
▲ ⓒ스카이데일리
한진그룹은 6일 대책회의를 열고 총 1000억원의 자금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해외터미널 지분과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600억원을 대출받고, 조양호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물류대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묶여있는 선박과 화물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하역운반비만 2200억원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용선료, 장비임차료, 유류비 등 미지급 채불금액만 65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하역운반비를 충당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가 화주들에게 이어질 수 있어 2차, 3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특성상 이는 국민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자료: 해양수산부 및 한진해운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 피해액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119건, 피해 금액은 4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 무역협회에 접수된 피해건수와 금액이 각각 32건, 1138만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하루사이에 피해가 4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뒤늦게 사재 400억원을 내놓은 조 회장의 행보에 의구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기 전 채권단의 사재출연 압박에도 버티기로 일관했던 조 회장이 이미 법정 관리에 돌입해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재를 내놨기 때문이다.
사실상 조 회장의 사재 출연이 회생 의지를 내비쳤다기보단 책임 논란을 벗어나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한진그룹의 1000억원 자금 지원 결정에 앞서 이날 오전 당정이 한진그룹에 장기저리대출 1000억원을 공식 제안했음에도 한진측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이 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알짜 계열사인 대한항공 역시 한진해운 지원과정에서 매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유동성 악화에 시달렸다”며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선 그룹차원의 대규모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그룹 유동성 악화를 우려한 조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 보유 주식가치 4000억대…국민경제 외면 ‘자기보신’ 논란
▲ 자료: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물류대란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 일가가 보유중인 주식가치가 4000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해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 상황에서 도덕적해이 논란마저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5일 기준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그룹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 주식가치는 4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을 비롯한 상장사 주식가치는 3248억원으로 올해 1월과 비교해 418억원 증가했다.
조 회장이 보유중인 한진그룹 지분은 지주사인 한진칼(17.81%), 대한항공(1.7%), 한진(6.87%) 등과 비상장 계열사인 정석기업 지분 20.34% 등이 있다. 조 회장이 가진 지분가치는 5일 종가 기준 2360억원이다.
▲ 한진해운 자율협약 당시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했던 조양호 회장 일가가 3200억대 주식자산을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스카이데일리
한진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조 회장의 삼남매도 골고루 지분을 보유중이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땅콩 회항 사태로 세간의 비난을 샀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막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각각 한진 지분 0.03%와 한진칼 지분 2.48%~2.49%씩 보유하고 있다.
또 표면적으로 드러난 조 회장 일가 명의 부동산 자산만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평창동과 구기동에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고, 조 부사장은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한 호실을 보유중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 의지만 있었다면 법정관리를 막을 여력은 충분했다”며 “애초에 평택컨테이너 터미널 지분과 부산신항만 지분 등 한진해운의 핵심자산 대부분을 한진에 이전시켰다는 것은 조 회장이 회생보단 청산을 전제로 경영 행보에 나섰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운업이 국가기간 산업인만큼 조 회장은 국가 경제 손실을 초래한 책임이 불가피하다”며 “조 회장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기에 앞서 국민들을 위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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