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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부촌 쇼핑객 ‘카트 얌체족’ 르포

강남은 지금…집에 끌고가는 ‘황당 카트’ 수거전쟁

마트마다 하루 수백개씩 동네로 집으로…유출금지에 불매로 맞서 ‘화들짝’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0-07 12: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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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서초구 내 모 대형마트 안내데스크에서는 직원과 손님 간 신경전이 한창이었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에 구입해 간 텐트에 대한 환불요청으로 인한 고객의 항의였다. 기자의 눈으로 봤을 때 텐트는 상당히 낡아 보였다. 하지만 손님은 한사코 “포장만 뜯었을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속속 주변 손님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직원은 “환불기한은 구매일로부터 2주 내이며 포장을 뜯은 경우 환불을 받아 줄 수 없게 돼 있다”고 맞섰지만 결국 상급자로 보이는 이가 환불을 허가하면서 일단락이 됐다. 환불을 받은 손님이 안내데스크를 떠난 뒤 해당 직원은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지난 추석에는 5만원이 넘는 과일세트를 구입한 고객이 과일 1개의 상태가 기대 이하라며 환불한 사례도 있다”고 기자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고객들은 전화로 환불금을 들고 자신들의 집에 찾아와 물건을 가져가라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해당 데스크 앞에 ‘지금 마주하고 있는 직원은 고객 여러분의 가족 중 한 사람 일 수 있습니다’란 문구가 붙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적나라한 현실들이 반영된 듯 했다. “사람들이 너무 한다”며 한숨짓는 마트 밖에는 또 다른 주민들의 ‘갑질’이 자리했다. 마트의 카트를 개인 편의를 위해 고객들이 마구 유용하고 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실태확인을 위해 강남·서초구 일대 대형마트를 찾았다.

 ▲ 킴스클럽 강남점에서 쇼핑카트를 수거하는 일을 하는 이 모 씨는 하루에 150개에서 200개 가량의 쇼핑카트를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수거해서 킴스클럽에 가지고 온다. 이는 킴스클럽이 소유하고 있는 약 2000개의 쇼핑카트 중 10% 수준이다. 사진은 인근 아파트에서 수거한 카트를 내려놓는 장면 ⓒ스카이데일리

평일 오후 5시 30분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킴스클럽 강남점 앞. 쇼핑카드를 잔뜩 실은 트럭에서 족히 40개의 쇼핑카트가 차례로 내려지고 있었다. 주변 아파트단지 등에 방치된 쇼핑카트를 수거해 온 트럭이었다.
  
이곳에서 3년째 쇼핑카트 수거일을 하고 있다는 이 모 씨는(32·남) 씨는 매일 6~10차례 수거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평균 200개, 세일 등 행사가 있는 날에는 400~450개 안팎의 카트가 매일같이 수거되고 있다.
 
카트를 내려놓고 재차 수거하러 떠나는 이 씨의 트럭에 기자가 올라 타 동행해봤다. 이번 수거 목적지는 신반포4차아파트와 잠원동아아파트였다. 이 씨에 따르면 가장 많은 카트가 수거되는 단지들이다.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곳곳에 흩어진 카트들이 속속 모습을 보였다. 동별 출입구와 분리수거장에서 주로 목격됐다. 도보로 마트를 방문했다가 물건을 싣고 집까지 간 이른바 ‘카트 얌체족’들의 행태다.
 
이 씨는 “주민들끼리 서로 합의해 한곳에 카트를 모아두는 곳도 있지만 현관문 앞까지 카트를 끌고 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폐기장까지 재활용품들을 담아 와 분리수거를 끝내고 인근에 방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쇼핑카트에 관한 일부 고객들의 인식은 무지한 편이었다. 한 고객은 어차피 쇼핑카트를 되찾아서 가지고 가지 않느냐며 별 문제가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사진은 이마트 양재점 밖으로 카트를 끌고 나온 한 고객 ⓒ스카이데일리

매장 밖 카트유출 금지에 주민들 ‘불매운동’ 맞대응…‘울며 겨자 먹기’ 카트회수
 
이 씨는 방치된 카드들 중 일부 카트만을 트럭에 실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의 카트는 남겨놓은 채 자사의 카트만을 싣는 것이었다. 일부 카트에서는 먹고 난 커피컵, 배추이파리와 각종 전단지 등 쓰레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수거된 카트는 청소 한 후 매장에 비치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모든 카트를 소독하고 있다”며 “한번은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카트가 방치돼 있다고 연락 와 수거한 적도 있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날 기자와 동행한 한 시간 동안 이 씨가 수거한 카트는 총 27개다. 2분에 1개꼴로 회수된 셈이다. 이처럼 방치되는 카트를 방지하고자 킴스클럽 측은 과거 매장 밖 쇼핑카트 유출을 금지한 바 있지만 예상치 못한 반발로 인해 결국 유출을 넋 놓고 바라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곳 관계자는 “현재 원칙적으로 킴스클럽 인근의 택시 승하차장 및 버스 정류장 까지만 가지고 나갈 수 있지만 그 이상 끌고 가는 고객들에 대한 제제방법은 없는 상태다”면서 “한 번은 카트유출을 엄격히 금지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해 어쩔 수 없이 흐지부지 끝났다”고 설명했다.
 
취재 중 거리낌 없이 쇼핑카트를 끌고 매장을 나서는 주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은 “집이 가까워 차를 가져나오기도 애매해 카트에 물건을 싣고 집으로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특히 생수·수박 등 무거운 물건을 구입했을 때 들고가는 게 힘이 부쳐 카트를 이용하게 된다”며 “어차피 킴스클럽에서 카트를 수거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킴스클럽이 보유한 쇼핑카트는 2000개 남짓이다. 매일같이 수거해도 매년 사라지는 카트는 약 300개 안팎이다. 카트 1개의 단가는 8만5000원에서 1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25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지출이 얌체족들 때문에 발생하는 셈이다.
 
 ▲ 쇼핑카트를 길거리에 방치하는 현상은 서초구 일대의 대형마트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사진 위는 인근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한 장소에 모아놓은 킴스클럽 강남점의 쇼핑카트. 사진 왼쪽은 인근 어린이공원에 버려진 이마트 양재점의 쇼핑카트. 오른쪽은 코스트코 양재점의 쇼핑카트 ⓒ스카이데일리

서초 양재동 이마트·코스트코 “직원들, 수거위해 쇼핑카트 찾아나서”
 
이는 비단 킴스클럽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마트 양재점과 코스트코 양재점 역시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일대를 둘러봤다.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킴스클럽은 수거 측면에서 양재동 마트들보다 사정이 괜찮은 편이라 생각됐다. 인근 주택가 곳곳과 어린이공원 한복판에서도 카트는 쉽게 발견됐다.
 
이마트 양재점 관계자는 “매일같이 쇼핑카트를 수거하기 위해 직원들이 주변 주택가 등지를 샅샅이 훑고 다닌다”면서 “주민들이 가져간 카트가 동네를 어지럽힌다며 되가져가라는 항의전화가 오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통계를 내고 있지 않아 몇 대가 회수되는지 파손되는지 혹은 분실되는지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따금씩 정말 어떻게 가져갔나 싶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동네에서 카트를 회수하라는 연락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양재점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쇼핑카트는 고객들이 직접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이 원칙이다”며 “정확한 가격을 알려드릴 수 없지만 저희 코스트코의 카트는 타 마트들에 비해 고가기 때문에 직원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주변에 위치한 카트를 매장으로 가지고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자와 동행했던 킴스클럽 카트수거 직원 이 씨는 “아무리 쇼핑 카트가 편리하다고 하지만 하루에 수백 개씩 반출되는 것은 너무하다”며 “마트·백화점 안에서 소리 지르는 것만이 ‘갑질’이 아니라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것도 ‘갑질’이라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 “사람들이 서로 배려할 줄 알게 된다면 이런 양심 없는 짓은 막 저지르지 못하지 않겠느냐”며 “비록 내 것이 아닌 쇼핑카트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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