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괴롭히는 ‘일본’ 부산항에 피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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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8-04 11:29:00

▲2차대전 후 완전히 패망할 것 같은 일본은 우리의 동족상잔 전쟁 6·25를 기반으로 기사회생했다. 우리가 대단히 취약했던 알짜 돈벌이 산업인 소재·부품·기계산업 및 전기·전자산업 등으로 일본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이루며 살을 찌웠다. 이후 일본이 20년 이상 계속된 장기불황 터널을 지나기는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 다음의 세계 3위권 경제대국이라는 점에서 수출·입 해상물동량이 대단히 많다. 한마디로 물류대국이다. ▲‘신이 괴롭히는 나라’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일본의 지진이 이 같은 대형물동량의 물류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은 너나없이 ‘지진공포’ 내지 ‘지진 신드롬’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무역기업들은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또 다른 대지진을 우려해 허브항을 한국의 부산항으로 옮기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부산항은 일본 기업들로부터 자연재해 안전지역이라는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 ▲부산항은 도쿄나 요코하마와 비교했을 때 컨테이너 취급요금이 20~40% 정도 저렴하기도 하다. 부산항은 또 인근 배후물류단지에 물류센터 조성 및 최신 하역장비 도입 등으로 경쟁력이 크게 올라갔다. 일본기업들이 부산항을 적극 이용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이 같은 환경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탓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은 아예 부산항 배후지역으로 진출하는 ‘지진 피난’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의 해상물류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일본의 피난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본 동북지방 항만과의 연계 가능성을 분석해 부산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 그것이다. 실제로 부산항의 환적(Transhipment,換積)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 틈만 나면 우리를 괴롭히는 ‘얄미운 일본’이지만 그 대가인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수시로 혼쭐이 나는 ‘불쌍한 일본’을 넓은 부산항이 넓은 아량으로 포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 지난해 대일본 해상화물 수출물동량은 전년대비 27.4% 증가한 3958만톤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1~5월 중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한 1759만톤을 보였다. 지난해 3~4월에는 대지진으로 인한 구호물품과 복구물자 특수로 수출물동량이 크게 증가했었다. 이를 감안하면 금년도 수출물동량 증가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지난해 대일본 해상화물 수입물동량은 전년대비 4.7% 감소한 3957만 톤을 기록한 데 반해 올해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한 1701만톤을 보였다. 지난해 대지진의 여파로 감소한 해상화물 수입물동량이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금년 1~5월 해상 수출물동량 중 35.2%(620만1000톤)가 환적 물동량이다. 이는 작년 동기(531만6000톤) 대비 9.9%p 증가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수치다. 이는 부산항이 허브항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 지난해 대일본 해상화물 입항환적 물동량은 전년대비 1.8% 감소한 1018만4000톤을 기록했고, 올해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439만5000톤을 나타냈다. 대일본 해상화물 입출항 전체 환적물동량은 우리나라 환적취급 물동량 중 12.6%에 달하고 있다. 부산 허브항만의 위상이 일본 덕에 높아지고 있으니 우리가 물류피난 손님을 제대로 맞는 모양이다.

▲ 자료:무역협회

▲ 도표 : ⓒ스카이데일리 최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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