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동시 쇼핑’ 소비자 불신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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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채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8-07 20:18:42

▲20대 후반의 여성 A씨. 얼마 전 그녀는 옷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지만 빈 손으로 나왔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사이즈에 맞는 옷을 찾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오프라인 매장(백화점)을 방문해 사려는 물건을 보아둔 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면, 사이즈 등이 맞지 않아 반품하게 될 확률이 적어지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이용한다. 40대 후반의 남성 B씨 역시 아이 책을 사는데 대형서점을 먼저 들러 확인한 후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 ▲이처럼 하나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크로스오버 쇼핑(Cross-over shopping)’ 소비자가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중 4명은 하나의 상품을 구매할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및 6개 광역시 소비자 31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쇼핑융합에 따른 소비행태’를 조사한 결과, 상품 구매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43.2% 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비교 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는 53.7%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을 통해 먼저 상품 비교 후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는 답변도 41.0%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향후 크로스오버 쇼핑계획을 늘리겠다고 답한 소비자가 79.9%로, 이러한 구매행태는 더 확산될 전망이다. 가격면에서는 온라인 쇼핑, 품질면에서는 오프라인 쇼핑의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 한 가지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유통채널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구매행태는 향후 유통시장의 변화를 가져 올 트렌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소비자가 어느 하나의 채널로는 가격과 품질 모두 더 이상 신뢰를 할 수 없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구매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일례로 인터넷 쇼핑몰업체인 롯데닷컴이 온라인쇼핑의 강점인 가격할인을 앞세워 여성구두 등을 판매했지만, 실제는 할인율 제로(0)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다 적발됐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이제는 속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게 된 원인을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 움직여 구매가 이뤄지는 요즘에 비해, 예전에 먼지가 켜켜이 쌓인 서점 한 구석에서 책을 고르고 살까 말까 망설였던 때가 그리운 이유는 품질과 가격 모두 마음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한 구매행태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연령별로 20~30대 젊은 직장인에게서 그 비율이 높게 나왔다. 이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유통채널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온-오프라인 동시 쇼핑을 일컫는 ‘크로스오버 쇼핑’의 장점으로는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품질 만족도가 높았고 다양한 상품 비교, 세부 필요사항 충족, 희소한 상품 구매 순이었다.

▲ 크로스오버 쇼핑을 통해 구입한 품목으로는 의류·패션이 가장 많았다. 의류·패션 품목이 높은 이유는 가격 뿐 아니라 사이즈, 품질 등을 직접 이중으로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전자제품, 생활용품, 스포츠용품, 도서·음반, 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만족도는 차이가 컸다. 온라인 쇼핑은 가격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었고 상품의 다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은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품질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이어 주변시설이용 등이 꼽혔다. 바꿔 말하면 오프라인은 가격경쟁력과 상품다양성 확보가 필요하고, 온라인은 상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의 육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 도표:ⓒ스카이데일리 최은숙

손채윤 기자 scy73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