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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마트에 소속된 몰리스 펫샵에서 반려동물이 공산품들과 함께 가격이 매겨져 분양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마니아로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이 펫샵 ‘몰리스’ 관련 사업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동물단체 및 애호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마트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매장 ‘몰리스 펫샵(Molly’s PET SHOP, 이하 몰리스)’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려동물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반려동물을 마치 공산품 물건을 판매하듯 진열·전시하는 상행위로 분양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를 일반 공산품들과 같은 공간에서 판매하는 것은 자칫 ‘생명경시’ 현상을 부추길 만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몰리스’에서 판매(분양)되는 반려동물들의 유통과정 등이 베일에 감춰져 있어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이마트 측 관계자들 역시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비난의 화살은 이마트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을 함께 겨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펫샵 ‘몰리스’ 관련 사업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몰리스’란 브랜드명을 정 부회장이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에서 따온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 애완견 이름 딴 반려동물 백화점 ‘몰리스 펫샵’ 인기
▲ 신세계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반려견을 아홉 마리나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직접 키우는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주변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재계 및 이마트 등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직접 키우는 반려견 푸들, 포메라니안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빈번하게 올리고 있을 정도다. 키우는 반려견만해도 무려 9마리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아끼는 종은 스탠다드 푸들이며 이름은 ‘마리’, ‘몰리’, ‘첼시’, ‘실비’, ‘로리’ 등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12월 용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점) 구성점에 ‘몰리스’를 열었다. 이후 연수, 킨텍스, 센트럴시티 등까지 확대시켜 현재는 전국 총 30개 매장에 ‘몰리스’를 입점 시킨 상태다.
이마트에 입점해 있는 몰리스의 평균 매장 면적은 430㎡(약 130평)에 달한다. 이곳에서 간식·사료·패션·위생용품 등 반려동물 관련 제품 2400여종을 판매한다. 반려동물 전용 호텔·카페·유치원·분양·병원·미용실·스파&테라피 등의 시설도 갖춰져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과 편의시설을 한 공간에 모아 놓은 ‘반려동물 백화점’ 개념인 셈이다.
‘몰리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이마트 전체에서 판매하는 몰리스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4%,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준 6%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몰리스 펫샵은 과거 반려동물을 소유하는 관점인 ‘펫 오너(pet owner)형 시장’에서 한 단계 나아가 반려동물을 중심에 둔 새로운 커뮤니티형 전문점 형태로 기획됐다”며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매장’을 기본 콘셉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부로 여기는 ‘펫 패어런츠(pet parent)형 시장을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필품 파는 마트 내 반려견 코너 비판…유통 구조 질문에 “비공개” 일축
▲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몰리스 펫샵은 반려동물을 중심에 둔 새로운 커뮤니티형 전문점 형태로 기획됐다. 그러나 분양코너 운영과 관련, 동물자유연대는 이마트에 대해 반려견 분양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용품전문점’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반려동물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몰리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트에서 반려견을 판매 한다’는 사실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소중한 생명체이자 ‘가족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 스스로도 ‘동물의 부모’라고 내걸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이 물건처럼 취급되는 것은 ‘두얼굴의 동물사랑’이라는 지적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마트에 대해 이 같은 반려견 분양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용품전문점’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는 “분양사업은 번식 판매업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갖고 있다”며 “반려동물의 복지를 위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는 후진적인 행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데일리가 방문한 서울시내 한 몰리스의 분양 코너에는 푸들, 말티즈, 장모치와와 등 10마리 안팎의 반려견들이 있었다. 생후 2개월부터 1년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가장 어린 생후 2개월 된 반려견의 분양가는 약 200여만원이며, 지난해 3월 태어난 반려견은 30만원이었다.
몰리스 관계자는 “브리더(breeder, 동물사육사)가 있는 한 업체와 계약을 맺어 반려견들을 제공받고 있다”며 “이마트 측에서는 강아지 공장 사건 등이 터진 후 계약을 요청하는 업체에 대해 기준에 따라 심사를 거쳐 자격에 부합하는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분양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분양 형태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며 “반려견에 대한 가격은 이마트 본사의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매겨진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반려견을 제공받고 있는 업체를 직접 가서 성장 환경 및 다른 반려견을 볼 수 있는지, 업체 정보 제공이 가능한 지를 물었으나 관계자는 “해당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몰리스는 번식을 허가받은 판매업체로부터 반려견의 부모, 영양 상태 건강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데려오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겼다.
수조원 황금알 반려동물 시장, 롯데·이랜드·홈플러스 등 유통업계 공룡들 눈독
▲ 유통업계는 반려동물 사업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제분은 자회사 ‘디비에스’를 통해 애완동물 전문 매장 ‘이리온’을 열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2년 애완용품 전문매장 ‘펫가든(Pet Garden)’을 선보였다. ⓒ스카이데일리
반려동물 산업은 최근 ‘황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올해 2조2900억원을 돌파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81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유통업계 주요 중견·대기업들도 반려동물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0여년 전통 ‘곰표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도 자회사 ‘디비에스’를 통해 애완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2011년 애완동물 전문 매장 ‘이리온’을 열었으며 동물병원, 호텔, 유치원, 트레이닝센터, 미용, 애완동물 용품점 등 원스톱 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2년 애완용품 전문매장 ‘펫가든(Pet Garden)’을 선보였다. 해당 매장에는 반료동물 용품을 쇼핑할 수 있고, 매장 내에는 내과·외과 전문의가 배치된 병원도 마련돼 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홈플러스가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인 아이러브펫 매장을 열었다. 또 지난 8월에는 이랜드의 라이프스타일숍 모던하우스가 반려견용품 라인 ‘펫본’(PETBONE)을 론칭 해 반려시장에 합류했다.
이리온 매장 관계자 이보미(28)씨는 “최근에는 반려견의 목줄, 옷, 신발, 향수·등 뷰티까지도 신경쓰고 있다”며 “이제는 반려견이 가족의 일부나 다름없다보니 지출하는 데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원동에 거주하는 김숙자(75·가명)씨는 15년 된 말티즈와, 시추 등 3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김 씨는 “반려동물은 이제 식구나 다름없다”며 “미용·식품·의류·병원 등에 매월 약 300만원 정도를 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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