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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롯데프리지아의 명과 암

불량식품 대명사 불편한 변신에 ‘애들 걱정’ 한숨

냉동식품 전문점 등장에 소비자 반응 극명…간편함 vs 건강우려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13 19: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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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2015년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냉동식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2450억원이었던 냉동식품(만두·핫도그·피자·튀김 등 주요 4개 품목) 시장규모는 2014년 6084억원으로 150% 가량 성장했다. 그 후로도 시장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8100억원을 넘어섰다. 일찌감치 냉동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한 미국·유럽·일본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역시 앞으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최근 대형마트·백화점 등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들의 시선이 냉동식품 시장을 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편의점 과다 경쟁 등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은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발맞춰 냉동식품의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상당하다. 특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등장하는 냉동식품들이 자칫 어린 아이들이나 성장기인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가공식품의 한 종류인 냉동식품은 열량이 높고 나트륨 함량이 많아 다량으로 섭취 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최초의 냉동식품 전문마트 롯데프리지아의 등장 배경과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 등을 직접 들어봤다.

 
 
▲ 롯데그룹의 유통채널 중 하나인 롯데슈퍼는 국내 최초의 냉동식품 전문점 ‘롯데프리지아’를 선보였다. 기존 롯데슈퍼는 냉동식품 비중이 10% 안팎인데 반해 롯데프리지아는 65% 가량이 냉동식품으로 채워져 있다. 롯데프리지아 매장 내에는 식전음식부터 메인요리, 디저트 등 국내·외 냉동식품 1200여 가지가 구비돼 있다. 사진은 롯데프리지아 ⓒ스카이데일리
 
롯데그룹의 경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등한시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문을 연 냉동식품 전문 매장 ‘롯데프리지아(LOTTE freesia)’가 논란의 단초가 됐다.
 
값 싸고 질 낮은 인스턴트식품 옛 말…전문점까지 등장한 ‘돈 되는 식품’ 변신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현대인들의 식생활이 간소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한데 힘입어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7.1% 성장했다. 2013년 6304억원이던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8101억원까지 성장했다.
 
일찌감치 냉동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한 미국·유럽·일본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역시 앞으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도 이 대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냉동식품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롯데그룹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롯데슈퍼는 지난달 17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국내 최초의 냉동식품 전문점 롯데프리지아(LOTTE freesia)를 오픈했다. ‘프리지아’는 냉동을 뜻하는 ‘프리즈(Freeze)’에 ‘ia(=shop)’를 합성한 단어다.
 
롯데프리지아는 ‘간편한 냉동식품을 품격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완성된 요리를 간편하게 데우거나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미래형 슈퍼마켓’이라 불리기도 했다.
 
롯데프리지아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춘 슈퍼마켓으로도 평가됐다. 간편한 냉동식품을 즐기는 주 소비층이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는 1~2인 가구이기 때문이다. 롯데슈퍼 역시 주변에 1~2인 가구와 20~40대 직장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롯데마켓999’를 지금의 롯데프리지아로 재탄생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프리지아는 판매 상품의 60%가 전자레인지에 돌려 바로 섭취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다. 냉동식품은 인스턴트식품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어린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인스턴트식품에 아이들의 입맛이 길들여질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프리지아 내에서 설치된 조리시설, 휴식공간, 수제도시락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듣기 위해 롯데프리지아를 직접 찾았다. 이곳은 냉동식품의 요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여개에 달하는 대형 냉동고에는 스프 등 애피타이저부터 스테이크·파스타·에스카르고(달팽이요리) 등 메인요리, 아이스크림·푸딩 등 디저트까지 국내외 1200여개 품목이 마련돼 있었다. 오픈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하루 평균 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30대 김선영(가명·여) 씨는 “공간이 쾌적하고, 도시락이나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종류가 많아 편의점 보다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근처에서 학원을 다니는 정명성(27·남) 씨는 “포장도 고급스럽고 분위기도 깔끔해서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생각이 덜 든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상당수 존재했다. 영양성분이 떨어지고 열량·나트륨 함량이 높은 저렴한 음식으로 알려진 냉동식품을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매장이 생긴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구환희(26·여) 씨는 “인스턴트식품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남아있는데도 한 곳에서 모아놓고 판매하는 것을 보면 기업이 소비자들 건강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긴 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가져다 썼는지, 오래 보관하기 위해 첨가물을 넣거나 약품처리는 하지 않았는지 등의 부분이 신경 쓰인다”고 밝혔다.
 
반포동에 거주하는 임용(41·남) 씨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여전히 인스턴트식품하면 열량도 높고 짜고 이런 부분이 남아있다”며 “소비자에 제품의 안정성 등에 대한 설명이나 홍보 같은 것 없이 무분별하게 시장이 확장되는 건 불편하다”고 말했다.
 
“열량 높고 나트륨 함량 많은 인스턴트식품 경계감 허물어질까 걱정”
 
어린이나 성장기 청소년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반감은 특히 더했다. 특히 롯데프리지아가 소재한 서초구 거주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간편식에 대해 무조건 몸에 좋고 편리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질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냉동식품 등과 같은 간편식품은 열량이 높고 나트륨 함량이 많아 다량으로 섭취 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이나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 피해는 특히 크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나왔다.
 
6살, 8살 자녀 둘을 둔 이명지(37·가명·여) 씨는 “요즘은 엄마도 아이도 워낙 바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냉동식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미덥지 못한 게 사실이다”며 “맛이 자극적이다 보니 한 번 맛을 본 후에는 아이들이 냉동식품들을 자꾸 찾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편의점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인스턴트식품을 사주는 엄마들이 없듯이 우리 아이한테도 좋은 것, 건강한 것만 먹이고 싶은데 이렇게 전문점까지 들어서니 곤혹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인스턴트식품을 다량으로 섭취 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프리지아 인근에 거주하는 학부모와 아이, 롯데프리지아를 방문한 손님, 매장 내 판매하는 냉동식품과 간편식 ⓒ스카이데일리
 
유치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자녀를 기다리던 박유라(40·여) 씨는 “시간이 없거나 할 때 가끔 인스턴트식품을 먹였는데, 그 이후에는 오히려 아이가 먼저 찾아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며 “롯데프리지아와 같은 인스턴트식품을 다량으로 파는 매장으로 인해 자칫 아이들이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경각심을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퇴근길에 롯데프리지아를 들렀다는 30대 한지은(가명·여) 씨는 “아직은 신혼이라 아이가 없기 때문에 남편이랑 간편하게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종종 이용하겠지만 자녀가 생기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요즘은 햄버거병, 살충제계란 등 먹거리와 관련된 각종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런 매장들이 등장하는 것이 썩 반갑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권수연 신구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가공식품 같은 경우에는 첨가제를 많이 쓰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지양을 해야 하지만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 1인 가구가 늘고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는 사회구조 변화상 어쩔 수 없다면 제도적으로 잘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계에서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한식 위주의 간편식이나 저나트륨, 당·지방 함량을 낮춘 제품, 영양가를 고려한 제품 등을 균형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식생활 교육 등을 통해 그런 제품들을 잘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어린 아이들이 인스턴트, 가공식품, 냉동식품 등 간편식을 자주 섭취하면 심각한 영양 불균형에 빠질 수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의 입맛도 맞추고 영양적인 부분도 챙기려는 노력을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편리성과 건강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고품격 이미지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조리법을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식재료나 성분 표시 등이 투명하게 이루어져 한다”고 제언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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