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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앱 개발자 겸 작가 정상규

“조상들이 지킨 조국 헬조선 비하에 분노했죠”

독립운동가 정보 담은 앱 개발…나라 위해 희생한 사람 도울 것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1 00: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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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 개발자 겸 작가 정상규(사진) 씨는 지난 2015년 ‘독립운동가’라는 앱을 개발해 배포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영웅들을 찾아 사진, 약력, 업적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서거일에 맞춰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앱을 만들면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옳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요. 대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독립운동가를 기억하는 것은 소중한 가치인데 점차 사라져 가고 있으니까요. 지켜야 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앱 개발자 겸 작가 정상규(31·남) 씨는 지난 2015년 ‘독립운동가’라는 앱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독립운동가’ 앱에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2만여명의 독립운동가 중 서거일이 알려진 186명의 독립운동가의 약력, 사진, 업적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독립운동가의 서거일마다 알림을 받아볼 수 있는 기능도 존재한다. 최근 정 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67명의 이야기를 담은 ‘잊혀진 영웅 독립운동가’라는 책도 발간했다.
 
유관순 열사 서거일 뒤늦게 알고 충격…현역 장교 시절에 앱 개발
 
정 씨는 원래 역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미국 오리건 대학교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금융전문가가 꿈이었다. 정 씨는 미국 유학 생활 중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나 교환학생들의 현지 적응을 위해 ‘Ryan 정이 말하는 미국 유학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책 서문에 ‘이 책을 읽는 유학생, 어학연수생들은 성공적으로 유학생활을 마무리하고 미국에서 성공해서 국위선양 해달라. 그리고 꼭 한국으로 돌아가 달라’고 적었어요. 미국인이 되려고 미국에 온 것이 아니니 한국으로 가서 나라 발전에 도움이 돼 달라는 당부의 말이었죠. 그런데 정작 그 말을 적은 제 자신을 되돌아보니 저도 모르게 서서히 미국인이 돼 가고 있었어요”
 
▲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정상규(사진) 씨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했다. 귀국 후 공군장교로 입대했다. 군 생활 중 SNS를 통해 독립투사인 유관순 열사의 서거일을 하루 늦게 알게 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독립운동가 서거일을 알리는 앱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스카이데일리
 
미국 유학생활 도중 정 씨는 한국에 있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귀국했다. 이를 계기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공군장교로 입대했다. 강원도 GOP(남방한계선)에서 첫 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윤봉길 의사가 동포들에게 전한 편지 영상을 접하고 감명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 그 때부터 위대한 독립운동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그를 자책하게 만든 일련의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날 SNS를 둘러보다 우연하게 유관순 열사 서거일을 하루 지나서 알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머리가 멍했죠. 중요한 날을 잊어 큰 잘못을 저지른 기분이었어요. 장교복을 입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죠. 되짚어 보니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걸 내가 무슨 수로 알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집접 독립운동가를 알려주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죠”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버스정류장에서 해답을 찾았다.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엄마에게 떼쓰는 아이, 바로 앞에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노인 등을 보며 남녀노소가 모두 쉽게 접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정 씨는 앱 제작에 돌입했다. 어린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편리하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2만여명의 독립운동가를 한 번에 모두 다루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하에 나름의 기준도 마련했다. 서거일과 사진 기록이 있는 독립운동가 만을 다뤘다.
 
“최종적으로 186명의 영웅들을 다뤘어요. 하지만 혼자서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었죠. 독립운동가 한 명의 이야기를 정리하는데 최대 1주일까지 걸린 적도 있어요. 전역을 앞두고 군대 동기들은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만 논문을 찾아보거나 옛날 기사를 읽으며 앱 만드는 일에 집중했죠. 자연히 주변 시선도 곱지 않았죠”
 
고생 끝에 탄생한 앱이 바로 ‘독립운동가’다. 앱은 출시와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덕분에 그는 국가유공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방부의 부탁으로 지난해 KBS1 ‘제71주년 8.15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 이후 3000명이었던 앱 회원 수는 10만명으로 훌쩍 뛰었다. 현재 앱 이용자 수는 13만명이다.
 
헬조선 단어에 분노, 애국심 고취 위해 직접 책 집필…“숨겨진 영웅들 재조명” 호평
 
▲ 정상규(사진) 씨는 앱에 이어 최근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독립운동가를 다룬 책을 출간했다. 앞으로 정 씨는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역사문제와 관련된 국가 분쟁에 앞장설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방송 출연 후 나름 유명해진 정 씨는 학부모들로부터 책을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저학년인 자녀들에게 교육적인 용도로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이유였다. 처음 요청을 받은 직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넘겼다. 과거 집필 경험을 통해 책을 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최순실게이트가 그 계기였다.
 
“최순실게이트로 나라가 어지러워졌죠. 하루는 길을 가다가 젊은이들이 ‘헬조선(조선에 지옥이라는 뜻을 더한 합성어)’이라고 말하면서 이민 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됐어요. 정말 화가 났죠. 독립운동가분들이 어떻게 지켜낸 나라인데 이민이라는 소리를 쉽게 하는 게 이해가 안 됐죠”
 
과거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미디어의 파급력을 깨달은 정 씨는 독립운동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책 집필을 시작했다. 올해 3·1절 기념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4개월의 검증 과정을 거쳐 지난 6월말 출간했다.
 
“책에서 다룬 독립운동가들은 전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인물들이에요. 교과서에 나오는 약 20명 외에도 훌륭한 업적을 이룬 분들이 많은데 다루지 않는 것이 의아했죠. 과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혼자서 시도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곁에 유동하라는 17살의 동지가 있어 성공할 수 있었죠. 하지만 어느 교과서에도 유동하라는 이름 석 자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죠”
 
정 씨는 숨겨진 영웅들을 찾으며 새로운 꿈이 갖게 됐다. 현재 펀딩을 통해 얻은 수익금과 책으로 번 돈 일부를 위안부 할머니나 3·1운동 100주년 사업회 등에 후원하고 있지만 단순히 기부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나 역사문제와 관련된 국가 분쟁에 앞장서는 인권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열악하게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들을 근본적으로 돕는 방법은 단순히 돈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함께 도울 수 있는 기업이나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해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분, 역사문제와 관련된 국가 분쟁에서 앞장설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려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어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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