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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인구는 130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자전거를 생활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5600대, 11개 자치구에서 운영됐던 공공자전거를 2017년까지 2만대, 25개 자치구에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전거의 높은 인기와 장려 활동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 문제가 끊이지 않아 우려 역시 적지 않았다. 특히 자전거 정착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서울시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국내 자전거 교통사고 가운데 약 25%가 서울시에서 발생했다. 이에 자전거 장려뿐 아니라 안전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시내 자전거도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실태 등을 현장진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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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전용 도로를 점차 확대하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편리성과 친환경 등을 강조하며 자전거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안전’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럭 버스와 0.5m 간격으로 나란히 달리는 도로 위 자전거…“보기만 해도 아찔”
정부 및 지자체 등에 따르면 자전거 도로는 유형별로 도로변, 교량, 하천, 공원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로변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 우선도로 등 4가지로 나뉜다.
자전거만 통행하는 도로변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등 두 가지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차도 및 보도를 물리적으로 구분해 놨고 자전거 전용차로는 차도의 가장자리 일정 부분을 시각적으로 구분해 놨다. 염료를 이용해 바닥에 선을 긋는 식이다. 현재 도로변 자전거도로는 구역에 따라 시 도로사업소와 자치구 교통행정과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자전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반 차도와 시각적 구분만 해놓은 도로변 ‘자전거 전용차로’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차도와 물리적으로 구분된 자전거 전용도로와 달리 자전거 전용차로는 안전장치가 없어 규모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최근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진(32·여) 씨는 “아직 실력이 미흡해 차도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는 엄두도 못낸다”며 “자전거가 다니는 도로는 맞지만 바로 옆에서 빠른 속도로 다니는 차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전거가 늘면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지만 공원이나 차가 드문 곳을 빼면 아직까지 자전거 이용자가 안전하게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거리를 재 본 결과, 자전거 전용차로와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일반차도의 간격은 불과 0.5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이 큰 대형버스나 트럭과 0.5m 간격을 두고 나란히 달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학생 진하은(22·여) 씨는 “광화문 근처는 차선이 많고 차, 대중교통, 오토바이 등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며 “이 근처를 지나다닐 때마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들이 위험해 보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진 씨는 “특히 대형버스가 자전거 전용차로를 걸쳐서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면 자전거 전용차로를 지나고 있던 자전거가 좁은 도로에 끼여서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5636건, 사상자는 1만6495명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 중 서울에서 발생하는 자전거 교통사고 건수는 가해자전거 운전 1884건, 피해자전거 운전 1961건 등으로 국내 자전거 교통사고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사상자는 4156명으로 국내의 25%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자전거 교통사고로 하루 평균 11명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3월부터 안전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자전거의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져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자전거 도로가 더 복잡해지면서 안전사고 또한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전거 보급·확대나선 서울시, 안전 문제는 미지근…“암스테르담 사례 본받아야”
서울시는 시민의 편리성 제고와 친환경 자전거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자전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시작으로 자전거도로 확대, 공기주입기, 자전거대여소, 자전거 주자장 등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전거 보급뿐 아니라 전용도로의 확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보행자전거과에 따르면 서울시 내 자전거도로는 △2012년 666km △2013년 707.6km △2014년 724.6km △2015년 778.8km △2016년 868.7km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차도와 물리적으로 구분돼 가장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74.7km에 불과했다. 전체 도로변 자전거 도로 가운데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광화문역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김택진(37·남) 씨는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사람이나 자동차 때문에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마땅히 없다”며 “자전거를 늘리고 탈 것을 권유하기 전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호와 도로 개선이 먼저다”고 지적했다.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고 있던 이지한(17·남) 군은 “자전거로 등·하교 하는 것이 편해서 거의 매일 타고 있지만 타다보면 갑작스러운 경우가 많아서 넘어지고 다치는 일이 많다”며 “차라리 그냥 복잡해도 인도로 다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역 앞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최호준(28·남·가명) 씨는 “자전거 도로가 있다고 해도 길에 따라 없어지기도 하고 장애물이 많아서 차도로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동차 신호등이 불편할 때도 많아 보행자 신호와 자동차 신호를 보고 눈치껏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자전거 전용차로의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 자전거문화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자전거 전용차로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우선적으로 설치하려고 하고 있다”며 “그러나 도로 요건 상의 문제, 시·자치구의 합의 과정 등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전거 전용차로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자전거 도시로 유명한 해외 선진국의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자전거 도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자전거 신호등이 보편화됐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자전거그림 신호등을 보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한다. 특히 교차로처럼 복잡한 구간에서는 자동차보다 자전거 신호가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현재 서울시에는 따로 마련된 자전거 전용 신호등은 없다. 오는 11월까지 동대문구와 성동구 경계에 위치한 서울시설 공단 교차로에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최초로 설치될 예정이다.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은 “각종 교육과 캠페인에도 자전거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며 “서울시가 안전문화 교육뿐 아니라 자전거 전용 차선 확대, 안전관련 노면표시 확대 등 안전한 자전거 이용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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