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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경북 상주시 화산동 시민운동장에서는 ‘상주자전거축제’의 일환으로 가요콘서트 무대가 마련됐다. 수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한 순간에 너무 많은 관객이 몰린 탓에 일부 관중이 밀려 넘어지면서 깔려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61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는 축제를 개최하는 과정에서의 부실한 안전 관리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2014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 해 10월 경기 성남시에서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열렸다. 당시 축제장에는 인기 가수의 공연이 열렸다.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는데, 일부는 시야 확보를 위해 지하철 환풍구로 올라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올라간 탓에 지하철 환풍구가 무너져 버렸다. 당시 사고로 15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사고 이후 축제 현장에서의 부실한 안전 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그로부터 약 3년여가 흘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여전히 각 축제 현장에서는 안전 관리와 관련해 미흡한 모습들이 빈번하게 목격되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본격적인 축제철을 맞아 각 지역 축제 현장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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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 봄·가을을 중심으로 성황리에 열리는 각 지역 축제에서의 안전 불감증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불거져 나왔다. 특히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공연을 펼치는 행사의 경우 인파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판교 참사’ 이후 잠시나마 강화됐던 행사장 안전 관리가 다시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약 3년 전인 2014년 10월 판교에서는 인기 가수의 공연을 관람하던 관람객 중 일부가 지하철 환풍구의 붕괴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망자는 무려 16명에 달했다.
행사장 안전 관리 실태가 또 다시 문제로 지적되면서 일각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모든 축제마다 진행요원 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은 요원들의 의무적 배치가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나아가 고령층이나 경력단절 여성을 ‘행사 전문 요원’으로 육성해 그들의 재취업을 도모하는 방안으로 삼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행사장 안전 관리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재취업 지원 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3일 간 10만여명 모인 화려한 축제…부족한 안전 요원에 술판 벌이는 공무원까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는 집계된 것만 733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월에 열리는 축제는 179건(24%)을 차지한다. 10월에 개최되는 축제 가운데 지난해 방문객 수 10만명 이상을 기록한 축제는 61건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역마다 열리는 축제에 대한 안전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10월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가 다수 개최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축제장에서의 안전 관리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2곳의 축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자체 직원 및 안전요원, 경찰들이 배치돼 있긴 했지만 안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배치된 숫자가 몰려든 인파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가 하면, 위험천만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는 ‘신촌 맥주축제 2017’이 열렸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돼 3회 째를 맞는 이 축제는 연세로 거리에서 수제맥주를 맛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총 10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축제장에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 설치한 현장상황실이 한편에 마련돼 있었다. 축제 주최 측인 ㈜무언가 등에서 배치한 안전요원들이 곳곳에 배치 돼 있었다. 그러나 주최 측의 안전요원은 축제 참가자 숫자에 비해 인원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안전 문제 등을 위해 나온 구청 직원들은 상황실 천막을 모두 닫아놓은 채 여느 축제 참가자처럼 맥주를 마시면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행사장에 마련된 공연장에서도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진행자가 공연 시작을 알리고 무대 위에 가수가 등장하자 관람객들은 일제히 무대 앞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참가자들을 통제하거나 안전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안전요원들은 1, 2명에 불과했다. 현장에 나온 지자체 공무원들도 멀찌감치 서서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얼핏 보기에도 위험한 상황이 여러 차례 목격되자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조차도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축제에 참가한 김정민(45·남) 씨는 “축제에는 안전요원들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곳의 경우 안전요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안전요원들이 충분히 배치될 수 있도록 축제 진행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허술한 차량 통제로 인파들 사이로 오고가는 차량들…안전 통제 경찰은 ‘뒷짐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보광로에 위치한 이태원관광특구 일대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2017 이태원 지구촌축제’가 개최됐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용산구가 후원한 이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축제 기간 동안 차량이 통제된 도로 위에는 세계 각 국의 음식과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천막이 설치됐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됐다. 메인스테이지, 디제이파티(DJ Party) 등 총 2개의 무대가 설치돼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통제된 줄 알았던 도로 위는 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가고 있었다. 공연을 관람하는 수많은 인파들 사이를 차들이 가로 지르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초 축제에 앞서 일대 도로를 완전히 통제할 계획이었지만 메인 도로 외에 좁은 골목길을 통제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장에 동원된 경찰들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축제 참가자들은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축제에 참가한 한 미국인은 ”차량 통제가 모두 이뤄지지 않아 인파들 사이를 차량들이 가로질러 지나다니는 아찔한 모습이 눈에 자주 띄었다“면서 ”자칫 사람이 차에 치이거나 바퀴에 발을 밟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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