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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공공수영장 수질관리 실태
천진난만 아이들 물장구 ‘구정물 수영장’ 주의보
하루 종일 고인물에 단체로 첨벙첨벙…얼핏 봐도 혼탁한 물 ‘질병 우려’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03 16:09:20
서울시내 수영장의 수질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수영장은 1년에 두 번 이하로 물을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수영장 내방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어린이들이 주로 찾는 수영장들의 수질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어린이들이 주로 찾는 수영장·물놀이장의 경우 일반수영장보다 수심이 얕고 물 보유량이 적어 수질오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성인에 비해 면역력 등이 약하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 역시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아이들의 질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수영장 수질관리를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내 어린이 야외 수영장의 수질관리 실태와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을 현장 취재했다.

 
▲ 서울시내 위치한 야외 수영장의 수질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노는 전용 수영장 역시 수질 관리가 미흡해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왼쪽 아래는 탁하고 더러운 수영장물) ⓒ스카이데일리
  
  
여름철 어린 아이들이 즐겨 찾는 서울 시내 야외 수영장들의 수질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야외 수영장들 대부분은 시나 각 구에서 직접 혹은 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122개 수영장들의 평균 물 교체 주기는 공공수영장 29일, 민간수영장 30일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현행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의해 ‘1일 3회 이상 여과기에 통과시키면 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수영장들이 물 교체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관련 법 규정을 강화해 부작용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수심 낮을수록 수질오염 심각, 딱 봐도 혼탁한 물…“매일 점검하는 서울시 뭐했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내에 위치한 수영장(물놀이장)을 찾았다. 이곳은 주로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얕은 수심의 수영장으로 이뤄져 있었다. 수영장과 별도로 한 쪽에는 바람을 불어넣은 구조물에 물을 채운 별도의 간이수영장도 마련돼 있었다.
 
미끄럼틀이 설치된 이곳에서 아이들은 흥에 겨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미끄럼틀 타고 내리기를 연신 반복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아이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물에 빠지는 지점을 확인해봤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수영장 물은 희뿌옇게 탁한 상태였다. 이물질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치 밀가루를 타 놓은 듯 했다. 수질오염 피해가 우려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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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라보는 부모들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이곳을 찾은 이수정(36·여) 씨는 “그렇게 깊지 않은 수심에도 수영장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한 것이 염려된다”며 “수영장 수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고 말했다.  
  
▲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된 간이수영장의 경우 수질오염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일반 수영장의 경우 물 순환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간이수영장은 사실 상 욕조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관악구 소재 어린이 전용 간이수영장 ⓒ스카이데일리
 
난지한강공원 물놀이장 관계자는 “아이들이 놓는 간이수영장은 일반 수영장 물을 퍼와서 채우는 식이다”며 “서울시에서 매일같이 수질검사를 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일반 수영장의 경우 물 순환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간이수영장은 사실 상 욕조와 같은 구조라는 설명이다. 영업이 끝날 때까지 하루 종일 고인 채 방치돼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6개월에 한 번 물교체 하는 중구청 수영장…여과기 불량 의혹 충격 증언도
 
간이수영장이 아닌 일반 수영장의 수질도 사정은 비슷했다. 물 흐름을 돕는 여과기가 설치됐다는 이유로 물 교체에 소홀한 수영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어린이수영장 44곳의 평균 물갈이 주기는 22일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3주에 한 번 가량 물교체가 이뤄지는 셈이었다.
 
물교체 기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수영장은 중구와 관악구에 위치했다. 특히 중구청이 운영하는 회현체육센터와 충무체육센터 등의 공공수영장은 평균 182일에 한 번씩 물을 교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영장 물을 한 번 담으면 무려 6개월 가까이 그대로 방치한 셈이다. 2위 관악구 공공수영장은 평균 122일에 한 번씩 수영장 물을 새로 담았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 회현체육센터 수영장은 내부수리 중이고, 다른 한 곳인 충무체육센터 수영장은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취재 도중 충격적인 내용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수영장에 설치된 여과기의 작동 여부가 의심될 정도로 수질오염 정도가 심각하다는 증언이었다.
 
중구청이 운영하는 또 다른 수영장인 충무수영장 한 관계자는 “(회현체육센터 수영장을)직접 가 봤는데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듯 했다”며 “수면 위로 부유물이 떠다닐 정도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을 찾았다. 이곳은 관악구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다. 도림천 인근에 조성된 이곳은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방문한 아이들 수가 여느 야외 수영장에 비해 훨씬 많았다.
 
수영장 한 곳에는 물이 깨끗하니 안심해도 된다는 내용의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물 상태는 한 눈에 봐도 안내문의 내용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 물은 탁한 색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 역시 물을 담았다 빼기를 반복할 뿐 물 여과기 등의 시설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 어린이들이 주로 노는 수영장 주변 역시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대목이었다. 사진은 야외 수영장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왼쪽 위는 모래로 뒤덮인 야외수영장 바닥) ⓒ스카이데일리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영장 수질오염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허술한 법 규정 때문이다. 현행법상 여과기만 설치해도 무방한 점이 물 교체시기를 늦추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수영장의 물을 소독하기 위해 염소를 사용하는데, 물 교체가 늦춰지면 잔류염소양이 늘어나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전문가는 “염소의 경우 사람의 땀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와 결합하면 ‘결합잔류염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물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영장 내 결합잔류염소 농도가 짙어진다”며 “결합잔류염소는 눈 충혈, 천식 등 호흡기장애,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의원은 “물교체 기간이 긴 것은 수영장 물을 교체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며 “물을 교체하는 대신 물 소독제인 염소 등을 사용하게 되면서 또 다른 문제들을 낳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행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결합잔류염소 양을 규제하고 수영장 물의 교체주기를 법적으로 명시해야 하는 등 관련 규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동시에 전국적으로 수영장 안전위생관리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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