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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오늘(20일) 검찰에 출석한다.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 전 수석은 비리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문재인정부 최초의 수석비서관이 됐다. 그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에는 롯데그룹이 자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협회장·명예회장 등을 두루 거쳐 내부적으로 막강한 실권을 가진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롯데그룹이 이곳에 후원한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유용하고 롯데그룹이 발행한 4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전 전 수석 자녀들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홈쇼핑 재입찰 심사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하기 위한 롯데그룹의 로비로 본 것이다. 최근 정부가 이명박정부를 정조준하면서 롯데그룹을 둘러싼 사정권의 칼바람 또한 거세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과거부터 비슷한 일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의 설립 당시부터 최근까지 불거져 나왔던 권력형 비리 관련 이슈 등을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선정하고 이를 세 편에 걸쳐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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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유은주·이기욱·배수람 기자]이명박정부 당시 비약적인 성장을 일군 롯데그룹이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이 연루된 비리 의혹에도 연루돼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은 기업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떤 정권을 막론하고 권력형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을 일컬어 ‘권력형 비리 반세기’란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일국교정상화를 계기로 1967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부터 창립 50돌을 맞은 오늘날까지 권력의 비호아래 성장해왔다는 의미다.
신 총괄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한 인물 ‘샤롯데’에서 이름을 따 롯데그룹을 설립했다. 껌 사업을 시작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뒤 부동산업으로 크게 성공해 일본 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1964년엔 제과업에 진출하는 등 사세를 조금씩 키워가기 시작했다.
한일국교정상화를 앞두고 박정희 대통령은 외국자본유치를 목적으로 신 총괄회장에게 모국에 투자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 역시 당시 양국 간 국교정상화를 진두지휘 한 김종필 전 의원을 적극 도우며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반세기동안 한국롯데는 일본롯데를 넘어 자산규모 110조8000억원, 재계서열 5위에 빛나는 굴지의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롯데그룹의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각 시대별 명망 높은 권력가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그룹 뿌리, 한·일 합작법인 롯데제과…외인기업 분류 각종 세제혜택
재계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그 시작부터가 특혜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한국롯데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정치권의 비호를 바탕으로 손쉽게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롯데제과는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시게미츠 다케오가 절반씩 투자해 설립됐다. 시게미츠 다케오는 신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이다.
같은 사람이 2명의 이름을 써서 합작법인으로 설립되는 지금은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실상 신 총괄회장 홀로 설립했음에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합작해 설립한 것으로 허가를 받은 롯데제과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소득세·법인세·취득세·재산세 등을 면제받게 된다.
롯데그룹의 한국진출에 앞서 외국인투자기업에 최소 5년간 각종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외자도입특례법’이 신설됐고 혜택을 받으려는 신 회장의 꼼수를 정부가 그대로 인정한 셈이었다. 이후에도 롯데그룹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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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1970년 서울시 부정식품단속반은 시중에 유통되는 롯데껌에서 쇳가루·모래가루를 검출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지난 2003년 출간한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를 통해 해당 논란이 보도가 된 11월 13일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과 이후락 당시 주일대사 그리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반도호텔을 인수해 호텔을 지을 것을 권유했다 회고한 바 있다. 껌파문을 무마해주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이후 정부는 반도호텔 민영화계획을 발표했다. 1974년 서울시는 국립중앙도서관 등 일대 부지 7000평을 특정가구정비기구로 지정했고 롯데그룹은 42억원에 이를 매입했다. 1975년 착공해 1979년 3월 지금의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을 준공하게 된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10년 이상 일본에 거주한 재일교포란 이유로 부동산취득세·재산세·소득세·법인세 등을 면제받았다. 호텔건설에 필요한 물품·주방용품 등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전액 감면됐다. 부동산투기억제세·영업세·등록세도 내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호텔 부속건물을 ‘쇼핑센터 및 임대사무실’ 인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이를 인정했다. 이날은 1979년 10월 26일이었다. 박정희정부가 마지막으로 내준 유통시설 인허가였던 셈이다. 손정목 명예교수는 저서를 통해 당시 강북지역 인구분산정책이 실시되던 때라 소공동 및 종로·을지로 일대에 식당·택지허가도 내주지 않던 시점이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올림픽특수 노린 신격호 잠실 꿈 기지개…노태우에 제2롯데월드 포부 밝히기도
소공동이 롯데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기틀을 다진 곳이라면 잠실은 롯데그룹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도약대 역할을 한 지역이다. 호텔·백화점 사업에 손을 뻗은 롯데그룹은 1988년 서울올림픽 특수가 밀물처럼 들이닥친 시점을 전후로 잠실 지역에 집중했다.
1984년 전두환정부는 잠실일대에 최고급 숙박시설과 백화점을 짓기로 결정한다. 당시 이곳 토지소유권은 주식회사 한양이 갖고 있었다. 앞서 1977년 서울시는 잠실매립지 36만8160평 중 상업지역 2만7600평 부지에 대한 입찰 공고를 실시했다. 처음에는 율산실업이 낙찰받았으나 해외자금법 위반으로 그룹이 해체되면서 소유권이 한양에 넘어갔다.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곳 개발에 눈독을 들이던 롯데그룹은 정부의 정책발표 후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잠실개발권을 확보하게 된다. 당시 롯데그룹보다 규모가 큰 복수의 대기업들이 개발 의지를 피력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정부는 롯데그룹에 해당 사업을 일임했다. 해당 사업 부지는 롯데월드로 탈바꿈하게 된다.
1986년 롯데월드가 착공에 들어간 이후 1988년 올림픽 개막을 목전에 두고 가장 먼저 호텔이 완공됐다. 올림픽 폐막 직후에는 백화점과 쇼핑몰 등이 들어섰으며 1989년엔 국내 최초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모습을 드러냈다. 1990년에는 석촌호수 위로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가 지어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롯데월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롯데월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88년 신격호 총괄회장은 직선제로 선출된 노태우 대통령을 찾아 제2롯데월드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석촌호수 건너편 부지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제2롯데월드를 일컬어 신격호 회장의 30년 숙원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1990년 최종적으로 제 모습을 갖춘 롯데월드 수장에 고 김웅세 전 사장을 임명한다. 김 사장은 야권의 유력 정치인이었던 김영삼 당시 국회의원의 차남 김현철의 장인이었다. 그 해 부산지역 유력일간지 국제신문을 인수한 신 총괄회장은 고 김 전 사장의 사돈인 당시 김영삼 의원에게 ‘3당 합당’을 막후에서 설득해 문민정부 출범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공군 끈질긴 반대…일자리창출 흔들린 노무현정부도 결국 軍입김에 반려
김영삼정부 2년차에 접어들던 1994년 롯데그룹은 송파구청에 건축허가를 요청하면서 제2롯데월드 사업계획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힘이 돼 줄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청와대는 제2롯데그룹 사업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당시 롯데월드 사장이 ‘대통령 사돈’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었다는 점, 부지매입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상당한 특혜가 있었다는 점 등이 청와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결국 제2롯데월드는 반세기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 김대중정부 시절 설립허가가 났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 송파구청은 최대 36층 규모로 건설승인을 내주게 된다. 당초 108층을 계획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대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당시 송파구청은 국방부와 공군의 의견을 십분 반영한 결과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시 결정에 대해 IMF경제위기를 맞아 경기활성화 차원에서의 추진필요성을 촉구하는 여론과 고층빌딩이 들어설 경우 성남공군기지가 훤히 보여 군사기밀이 유출되고 활주로와 직선상에 위치해 이착륙 시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군의 의견을 감안한 절충안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문제가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정부 유력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의혹으로 물의를 빚기도 한 롯데그룹은 건설교통부(현·국토교통부) 측에 제2롯데월드 기술검토를 요청했다.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에 의뢰한 결과 ‘문제없다’는 답변을 건교부가 받아오면서 재차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제2롯데월드 완공 시 3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고 건립에 상당한 관심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이한호 공군참모총장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2007년 최종적으로 불허를 결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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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치러진 대선에서 재차 정권교체를 이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신격호 총괄회장 입장에선 은인이나 다름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 경선 시절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룸을 접견실 및 집무실로 사용해 온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제2롯데월드 신축불허’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롯데호텔 장경작 사장이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라는 점을 들어 정권차원의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롯데호텔 37층이 신격호 회장의 집무실이었다는 점에서 취임 전부터 ‘롯데그룹과 이명박 대통령 간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2009년 성남공군기지 활주로를 약 3도가량 틀기로 결정하고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내주게 된다. 같은 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본사 부지 7만㎡(약 2만1175평)을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에 성공한다. 2010년 정부의 맥주제조면허기준에 발맞춰 롯데칠성이 맥주시장에 진출하면서 롯데그룹을 둘러싼 정경유착 지적은 끊이지 않고 불거져 나왔다.
특히 롯데칠성본사 부지 용도변경의 경우 당시 강남구 삼성동 본사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고심하던 한국전력 등을 비롯한 숱한 대기업들의 요구가 묵살되던 시점에 유독 롯데그룹만이 일궈낸 성과라는 점이 주목됐다. 맥주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른바 ‘신동빈 맥주’라 불리던 클라우드 출시로 인해 롯데칠성은 2012년 주가가 대폭 상승하기도 했다.
이 시기를 전후해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신동빈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을 때였다. 자연히 그룹 요직에도 신동빈 회장 측근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소진세 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과 노병용 전 롯데마트 사장이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두 사람은 박근혜정부 출범을 전후로 그룹 내 입지가 대폭 올랐는데 ‘친박실세’ 최경환 의원과 대구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점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박근혜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금을 출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심사를 의식한 로비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일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특허권 한 장을 빼앗긴 롯데그룹은 지난해 관세청의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4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며 월드타워점의 영업을 재개했다.
[김도현·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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