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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찾아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를 찾는 소비자가 ...'))
서울의 주요 대학가를 중심으로 특정 문화 장르를 주제로 제작된 제품, 소위 ‘굿즈’를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이 늘고 있다. ‘캐릭터숍’이라 불리는 이들 매장이 가장 많이 생겨난 지역으로는 홍익대학교 일대가 대표적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본래 상품·제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 ‘굿즈’는 특정 문화에 열광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애니메이션(이하·애니)·영화·소설·아이돌 등 해당 문화 장르를 주제로 제작된 상품을 뜻하는 단어로 대신 쓰여진다. 피규어·인형·스티커·포스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애니 관련 굿즈를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흔히들 캐릭터숍 등으로 부른다. 젊은층이 몰리는 홍대 인근에는 △크리미디디 △레브앙루나 △뽈랄라백화점 등 80여개에 달하는 각종 캐릭터숍이 몰려 있다. 이곳에서는 △세일러문·카드캡터체리 등 1990년대 일본 애니 △하이큐 등 최신 스포츠 일본 애니 △세서미스트리트·핑크팬더 등 미국 빈티지 애니 등과 관련된 제품을 취급한다.
홍대 일대 캐릭터숍은 특정 애니를 주제로 매장 내부를 꾸미는가 하면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와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특정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거나 이에 대한 향수가 있는 고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재현된 굿즈를 판매하는 캐릭터숍을 주로 찾는 편이다.
캐릭터산업은 2~3년 전 국내 ‘키덜트’ 붐이 불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키덜트는 아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유년시절 즐기던 만화·장난감 등에 향수를 느끼며 이를 찾는 어른들을 뜻하는 단어다.
애니·영화 등 콘텐츠 속 인기캐릭터, 추억회상의 도구 넘어 놀이문화로 급부상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매니아층 전유 문화로 여겨지던 콘텐츠 속 캐릭터에 대한 소비가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추억을 회상하는 도구인 동시에 하나의 놀이문화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캐릭터 상품은 어린이들이나 사는 것이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대답한 소비자는 △2014년 35.1% △2015년 27.9% △2016년 27.3%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키덜트에 대한 인식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반응은 일선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홍대 인근에 자리한 ‘크리미디디’는 세일러문, 카드캡터체리 등 1990년대 인기 애니의 굿즈를 판매하는 업체다. 매장 내에서는 애니의 주제곡이 흘러나오고 일부 공간은 세일러문 주인공의 방처럼 꾸며져 있다.
이곳을 찾은 김예슬(24·여) 씨는 “구매를 하지 않아도 매장을 둘러보다보면 어릴 적 기억에 빠진다”며 “이곳에 오면 가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평소 캐릭터샵을 자주 찾는다는 장연희(25·여) 씨는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 소비의 연장선으로 굿즈를 구매하게 된다”며 “콘텐츠를 읽거나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팬심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고 소개했다.
홍대 일대 성업,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 높은 ‘특별 구역’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캐릭터숍이 젊은층들이 주로 모이는 대학가 일대를 중심으로 성업하는 이유로는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도와 호기심이 높은 지역인 점이 꼽혔다. 특히 홍대 일대는 과거부터 유명하지 않은 가수·일반인 등의 길거리 공연 등이 성행하는 ‘특별한 구역’으로 인식돼 왔다.
신해영(여·24) 씨는 “홍대 앞을 지나다 보면 캐릭터숍 눈에 띄어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홍대니까 역시 이런 곳도 있구나 싶은 마음으로 평소에는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제품들을 구경하곤 한다”고 말했다.
홍대 등 대학가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점도 캐릭터숍 성업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홍대 인근에 자리한 ‘뽈랄라백화점’ 관계자는 “홍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의 옛날 완구·굿즈 시리즈 등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일본 등 해외에서 구매할 수 없는 굿즈를 발굴하기 위해 캐릭터샵 투어를 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브앙루나’ 최수은 사장은 “마포구청과 정부 등이 몇 년 전부터 캐릭터산업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홍대 일대에 캐릭터숍이 성행하기 시작했다”며 “홍대는 문화산업이 발달한 곳이라 이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문화가 발달한 홍대 일대 등을 중심으로 캐릭터숍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가 단순한 유행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종전에 굿즈 소비 활동이 키덜트·매니아 등 일부 집단의 전유 문화로 여겨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화된 취미 영역 중 하나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권동현 경기대 애니메이션영상학과 교수는 “굿즈 구매는 단순한 상품 구매가 아니라 해당 콘텐츠의 스토리·캐릭터 등에 동화되면서 나타나는 하나의 행위다”며 “하지만 국내 캐릭터숍 시장을 포함한 캐릭터 산업은 대부분 미국·일본 등의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 산업의 향후 존속·성장 등은 업체 차원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온오프라인 매장, 콘텐츠·굿즈 등의 개인 제작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이뤄지는 전시회 등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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