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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른바 혼밥(혼자 먹는 밥)·혼술(혼자 먹는 술)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덕분에 외식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1인식’ 메뉴 전문 프랜차이즈가 각광받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539만8000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7.9%를 차지했다. 2인 가구(26.2%), 3인 가구(21.4%), 4인 가구(18.3%) 등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반 음식점에서 2인분 이상 주문해야 맛 볼 수 있었던 메뉴를 1인식으로 탈바꿈 시킨 브랜드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1인식 보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도 그 중 하나다.
옹기종기 먹던 보쌈, 혼자 먹는 음식으로 탈바꿈…5000만원 안팎 비용 전문 브랜드 인기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1인식 보쌈’ 전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싸움의고수’와 ‘미스터보쌈’ 등이다. ‘란체스터에프앤비’가 운영하는 ‘싸움의고수’는 전국에 40개의 직·가맹점이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기본메뉴인 보쌈(또는 삼겹살)과 밥, 상추, 파절임, 김치 등으로 구성된 1인분 세트메뉴 가격이 스몰 사이즈 기준 5000원대다. 보쌈, 쌈 재료 등은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겨울 시즌에는 국밥 메뉴도 맛볼 수 있다.
‘푸디아’가 운영하는 브랜드 ‘미스터보쌈’은 당초 보쌈·족발요리 전문 프랜차이즈였다. 최근에서야 ‘1인 보쌈 메뉴’와 ‘보쌈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며 ‘1인식 보쌈 분야에 진출했다. 미스터보쌈은 전국에 149개의 직·가맹점이 있다.
창업비용을 살펴보면 10평 매장 기준, 싸움의 고수는 △가맹비 500만원 △교육비 200만원 △보증금 300만원 △인테리어 1700만원 △포스 150만원 △주방홀설비 2400만원 등 총 5250만원이 소요된다.
미스터보쌈을 창업하려면 △가입비 500만원 △교육비 200만원 △보증금 300만원 △인테리어 2000만원 △포스 80만원 △홍보비 200만원 △익스테리어 400만원 △주방기기 900만원 △주방초도집기 100만원 △포장기계 280만원으로 총 4960만원이 필요하다. 두 브랜드 모두 철거, 냉난방기, 소방설비, 전기증설, 가스증설 등 매장 기반 공사비용은 제외된 금액이다.
두곳 모두 매장 인테리어는 ‘1인식 메뉴’ 특성에 맞게 꾸며져 있다. ‘싸움의고수’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혼밥 열풍이 불었던 일본의 식문화를 모방해 바(Bar) 형태의 테이블에 앞가림막을 설치했다. 혼자 찾아오는 손님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 구조다. ‘미스터보쌈’은 ‘1인식 메뉴’를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4인용 테이블이 대부분이지만 혼밥족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매장 인테리어를 바꿔가고 있다.
미스터보쌈 녹두사거리점 김민석 점주는 최근 매장 내 4인용 테이블 3개를 혼자 앉아 먹을 수 있는 바 형태로 교체했다. 대학가에 위치한 매장 특성상 3인 이상 손님보다는 간편한 식사를 위해 혼자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 점주는 “혼자 식사를 한다는 것이 편치 않아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있지만 테이블 교체 후 매장에서 식사 하는 손님 수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포장손님과 매장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의 비율은 6:4정도다”고 설명했다.
김 점주는 이와 더불어 가맹점 최초로 6000원대 도시락메뉴를 직접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기존 1인 메뉴 가격이 1만1000원으로 학생들의 가격 부담이 크다고 생각한 김 점주가 본사 측에 강력히 요구한 결과다.
김 점주는 “6000원 도시락 메뉴를 구성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장 밖에 설치한 배너 광고를 보고 손님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단골 손님이 생기는 등 고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락 메뉴는 전체 메뉴의 30~40%의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비수기 따로 없어 매출 안정적…고기 삶기 노하우 필수”
‘1인식 보쌈’ 전문 프랜차이즈는 최근 혼밥족 증가 현상에 힘입어 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창업을 결심하는 예비 창업주들도 점차 늘고 있다. 싸움의고수 중앙대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세일 점주는 직장을 다니며 투잡을 알아보던 중 ‘혼밥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받고 창업하게 된 케이스다.
박 점주는 “매장 인테리어 자체가 혼자 밥 먹는데 불편함이 없게 돼 있어 고객 중 80% 가량이 혼자 온 손님이다”며 “여름이나 겨울에도 매출차이가 크게 차이나지 않고 학생과 직장인들 중심의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또한 “매출은 하루 평균 200만원 정도다”며 “매장 오픈 초기에는 하루 매출이 300~350만원 정도를 기록해 7000만원에서 1억 사이의 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매출 대비 마진율은 30~40%를 상회한다.
1인보쌈 가맹점들은 본사로부터 보쌈에서 가장 중요한 육수베이스를 비롯해 쌈 채소, 재료 등을 공급 받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정인 ‘고기 삶기’는 점포에서 해야 한다. 삶는 과정에 따라 고기의 질김, 냄새, 식감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이 부분을 결코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게 각 본사 측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가맹점주들도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고기를 알맞게 삶는 매뉴얼이 있지만 각자의 노하우를 동원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스터보쌈 상도점 김승진 점주는 “초보 창업자의 경우, 고기를 삶고 알맞게 썰어내는 것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외식업은 점주가 직접 조리과정에 참여해야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다”며 “본사에서 진행하는 교육 외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최상의 고기를 유지하는 것이 보쌈요리의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1인보쌈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었다. 가격에 비해 메뉴의 품질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싸움의고수 신림점을 찾은 조희정(여·29)씨는 “처음에는 가격을 보고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질기지 않은 식감과 더불어 살짝 식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미스터보쌈 녹두사거리점을 찾은 오석우(남·33)씨는 “자취를 하고 있는데 포장해 가면 집에서 쓰레기 처리도 일이라 생각해 자주 매장에서 식사를 하는 편이다”며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고기 메뉴까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며 “앞으로 해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1인가구를 위한 메뉴개발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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