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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현 대표(앱포스터) ⓒ스카이데일리
노래방 서비스의 일종인 ‘톡송’을 개발한 앱포스터는 출시 후 1년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운로드 50만건에 가입회원 2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곡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은 다른 노래방 서비스와 유사해보이지만 SNS적인 요소가 들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공개하고 평가를 받을 수도 있어 사용자들의 커뮤니티가 자연스레 조성됐다.
SNS형 노래방 서비스를 만든 앱포스터의 경성현 대표(35)는 공대 출신으로 산업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이태리 유학을 다녀왔다.
한국에 스마트폰이 들어오기 전에 스마트폰과 앱을 접하게 된 경 대표는 한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시도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큰 실패를 겪게 된다. 하지만 절치부심 6개월여를 밤새 일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갈고 닦아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다.
스마트폰 앱 만나 인생 달라져
홍익대 대학원을 마친 경 대표는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이태리 유학길에 오른다. 제품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 가구 디자인을 중심으로 실력을 쌓아나갔다.
경 대표가 다닌 곳은 세계 10대 디자인스쿨 중 하나라는 밀라노의 도무스 아카데미였다. 디자인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밀란 디자인페어에서 전시회도 2년간 할 정도였다.
디자인계의 실력자였던 경 대표는 그러나 유럽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아이폰이 들어오지 않았던 때다. 폴더폰을 쓰던 시절에 외국에서 처음 스마트폰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 앱포스터는 지난달 2012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자료=앱포스터 제공>
당시 유럽 스마트폰 시장은 핀란드 기업 노키아가 장악하고 있었다. 경 대표의 친구들이 쓰는 노키아 스마트폰을 보면서 경 대표가 주목한 것은 노키아의 앱 다운로드서비스인 오비 스토어였다. 애플사가 운영하는 앱스토어의 노키아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도 핸드폰 시장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데, 스마트폰은 다른 나라에 우선권을 넘겨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스마트폰을 저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앱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새로운 시도를 원하게 됐어요.”
2009년 도무스 아카데미 석사과정을 마친 경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을 거래하는 마켓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마켓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는 시장에서 마켓을 만들어보고자 했는데, 큰 실패를 겪게 됐습니다.”
해외 앱 국내 출시, 무시만 당하고 대실패
경 대표는 2010년 초부터 해외의 유명 앱을 국내에 에이전팅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앵그리버드, 에버노트 등 꽤 유명한 앱들이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는 삼성의 갤럭시A가 출시되기도 이전이다. 옴니아 등 스마트폰 컨셉을 갖췄지만 제대로된 앱 다운로드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다. 이런 시기에 국산 스마트폰 제조사에 앱을 넣어 판매해보자고 제안을 했으니 먹혀들리가 없었다.
▲ 경성현 대표와 앱포스터 직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경성현 대표.
“그때 좌절을 많이 했어요. 시장에 너무 빨리 들어왔나, 내가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됐죠.”
경 대표가 세계적인 유명 앱을 한국에 공급하는 에이전트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 유학을 함께 했던 친구들 덕분이었다. 유럽유학 인맥의 힘으로 세계적인 앱들을 한국에 공급할 권리를 얻었지만 1년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에이전트 계약이 모두 해지됐다.
경 대표는 “에이전트하던 업체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에 사무실을 빼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성공을 확신하고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지만 경 대표는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실패없이 성공이 없고, 성공 뒤에 또 실패가 올 수 있잖아요.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다시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지도 못하죠”
경 대표는 업계의 주변 선배들에게 꾸준히 조언을 구하며 마음을 다졌다. 그는 “조언과 충고, 위로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조언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멘토와 멘티 관계는 꼭 필요하다”고 당시 겪은 상황을 설명했다.
어려워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 대표는 오히려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직접 앱을 만들어보기로 방향을 잡았다. 문득 든 ‘노래방 앱이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구체화시켜 SNS에 기반한 노래방 서비스라는 개념에 도달했다.
이후에는 철야가 이어졌다. 난방이 되지 않는 사무실에서 덜덜 떨기도 했다. 6개월을 달린 끝에 마침내 2011년 크리스마스에 처음으로 ‘톡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 경성현 대표는 첫 실패 이후 약 6개월간 철야작업을 이어간 끝에 새로운 서비스 톡송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사진은 경 대표와 함께 일하는 앱포스터 직원들.
“서비스 시작하고 며칠간 이용자가 단 한명도 없었어요. 노래도 대화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했는데 이용자가 없어서 상당히 좌절할 뻔 했죠. 며칠만에 한명의 사용자가 앱을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업로드한 거에요. 흥분한 마음에 들어봤는데 ‘어 추워’ 단 한마디였습니다.”
새로운 도전 역시 힘들게 시작했지만 경 대표는 믿음이 있었다. 마케팅 비용도 쓰지 않고 남들이 다 하는 오픈마켓 순위올리기도 신경쓰지 않았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썰렁하기만 했던 톡송은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사용자들이 늘었다. 다른 앱과 달리 사용자수가 늘면서 바로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경 대표는 “노래를 듣는 것은 무료로 되지만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결제를 해야 한다. 서비스와 수익이 긴밀하게 연결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용자를 늘리는데만 신경을 쓰면 됐다”고 말했다.
톡송은 출시 4개월만인 올해 4월 방송통신위원회 지정 이달의 앱에 선정됐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2012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첫해 매출이 10억에 달했다. 내년에는 일본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경 대표는 자신의 성공이 아주 평범한 진리에 입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할 때는 ‘이런 것을 하면 어떨까?’라고 하는 것 보다는 ‘내가 필요한데 이게 왜 없지?’라고 느껴지는 것이 사소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야 생명이 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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