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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게임업체들의 무리한 결제요구에 뿔이 난 이용자들이 별다른 과금 없이도 원활한 게임진행이 가능한 게임들도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LOL), 플레이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이하·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게임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서는 원활한 게임진행 등이 불가능하다. 반면 이들 게임들은 흥미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이처럼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속하는 등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착한게임…현금결제·유도 없어
지난 2013년 12월 게임 이용시간 기준 PC방점유율 1~5위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37.34%) △피파온라인3(10.93%) △서든어택(9.72%) △아이온(3.74%) △블레이드앤소울(3.48%) 등이었다.
한동안 이 같은 기조가 이어졌으나 최근 그 판도가 뒤바뀐 상태다. 지난 25일 기준 점유율 1~5위 게임은 △배틀그라운드(33.62%) △LOL(27.20%) △오버워치(9.64%) △피파온라인4(5.22%) △서든어택(2.74%) 순이다. 상위 세 게임 모두 별다른 결제 없이도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착한게임’들이다.
게임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별다른 과금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두고 이른바 ‘혜자게임’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혜자’란 배우 김혜자 씨의 이름에서 따 온 신조어로 가격대비 성능비율, 속칭 가성비가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신조어다.
과거 김 씨 이름을 딴 편의점도시락이 유사한 가격대의 경쟁사들에 비해 양도 풍성하고 맛도 좋아 ‘혜자스럽다’는 긍정적의미를 지닌 신조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점차 확대되기 시작해 그녀의 이름이 특정 서비스·제품 등의 명칭 앞에 접두어처럼 붙어 긍정적인 의미를 담아 불리는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속칭 ‘혜자게임’들의 제조사들은 대게 해외업체라고 입을 모은다. 라이엇게임즈의 ‘LOL’과 2016년 출시 두 달 만에 국내 PC방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모두 수년간 PC게임 점유율 상위랭킹 자리를 고수 중인 게임들로 해외 게임사가 개발했으며 경제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이 같은 공식은 반복된다. 슈퍼셀이 개발한 ‘클래시오브클랜’은 2012년 8월 출시 후 모바일게임 순위에서 5년 넘게 상위권 랭킹을 지키고 있는 유일무이한 게임이다. 대부분의 모바일게임들도 PC게임과 마찬가지로 돈을 들여 아이템구입을 하지 않으면 구입유저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 원활한 이용이 불가하다. 반면 클래시오브클랜은 별다른 결제 없이도 원활한 게임이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사들도 속속 이 같은 공식을 뒤쫓는 추세다. 대표적인 게임이 국내·외에서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끈 ‘배틀그라운드’다. 초기 결제 3만2000원만 하면 더 이상의 현금유도가 없으며 특정 무기(아이템)이 아닌 전략으로 승패가 갈리는 탓에 아이템을 장착한 유저들과의 대결에서 대등한 경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모바일 게임에서도 최근 펄어비스에서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도 유료 판매 아이템을 줄이고 도박성을 최소화한 과금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5시간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양대 마켓 인기 1위, 애플 최고 매출 1위, 구글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라그나로크M’, ‘헌터스리그’, ‘별이되어라’ 등이 현금유도가 적은 게임으로 입소문이 나는 추세다.
대세 거스르는 피파4 현질유도 논란 계속…국내게임 빅3, 사행성조장 비난 여전
반면 국내 대형업체들의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현금결제유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비싼 아이템을 보유한 것이 곧 승률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탓에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별도의 결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2013년 12월 당시 점유율 상위권에 랭크됐으나 현재 1%도 못 미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아이온·블레이드앤소울(이상·엔씨소프트) 등과 5위에 간신히 턱걸이 한 서든어택(넥슨) 등은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임들이었으며 모두 대형 게임사들이 제작했다는 공동분모를 지녔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를 주름잡는 빅3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다. 이들의 대표작들은 비단 현금결제유도뿐 아니라 사행성조상 논란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돈을 주고 구입한 아이템 또는 구입단계에서 ‘확률형 뽑기방식’을 적용해 아이템 구매 또는 강화 등에 실패한 유저들에게 추가 과금을 유도하며 동시에 주 고객대상인 청소년들에 도박개념을 인식시킨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게임커뮤니티 등에서는 넥슨을 ‘돈슨’, 넷마블을 ‘돈마블’ 이라 일컫는 까닭도 이 같은 이유에서 기인됐다. 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의 경우 과금에 있어선 악명 높은 게임으로 유명하며 같은 IP(지식재산권)를 사용한 넷마블의 ‘리지니2레볼루션’ 역시 유사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리지니2레볼루션의 경우 이용자 529명이 아이템 구매유도 과정에서 어떠한 제한장치를 두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구매 아이템 환불조치를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제기했다. 게임사를 상대로 이 같은 집단소송은 국내의 처음 있는 사례다.
사용자들의 반발이 고조되면서 지난달 당국도 점차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템 확률을 부풀린 넥슨·넷마블 등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해당 업체들의 게임이용률 역시 점차 저조해지는 가운데 여전히 과금유도 체계를 고수하는 업체들의 신작들이 최근 빈축을 사기도 했다.
넥슨은 이달 초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24일부터 피파온라인4를 정식 서비스 중이다. 해당 게임은 오랜 기간 높은 인기를 끌던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신작 게임이다. 내달 개막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맞춰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범운영 중에도 빠른 속도로 이용자들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피파온라인 시리즈는 전작들 때부터 비싼 아이템 사용을 장려하고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수 캐릭터들의 경우 변동시세를 적용해 논란이 됐다. 게임에 승리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실력뿐 아니라 자고 일어나면 값이 올라 있는 선수아이템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작발표 후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막대한 금액을 들여 시리즈를 거쳐 장기간 게임을 즐겨왔으나 정작 게임구동 등에선 전작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데 큰 실망감을 가진 것이다.
또한 전작에서 신작게임으로 본인의 자산(게임머니·선수캐릭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선수공급을 과잉시켜 기존 캐릭터들의 가치하락을 유도했다는 불만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용자들은 “보상받은 선수들이 팔리지 않게 해 캐릭터들 간 강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을 품기도 했다.
강화란 게임 내 둘 이상의 캐릭터를 합쳐 더 좋은 캐릭터 또는 능력치를 얻는 것을 일컫는다. 다만 확률형으로 진행되는 탓에 능력치가 좋거나 비싼 캐릭터일수록 성공확률이 줄어들며 강화에 실패하게 될 경우 캐릭터 등급이 제로(0)화된다. 이용자들은 전작을 통해 보상받은 선수들을 이 같은 식으로 소진시키고 현금을 통해 패키지상품 등을 유도하려는 게임사의 꼼수라 지적한다.
출시 직후 이용자들의 다양한 불만이 이어지자 피파온라인4는 출시 첫날 PC방 점유율 7.03% 점유율로 출발했지만 서비스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 3.56%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반토막 났을 뿐 아니라 급속도로 열기가 식어 월드컵특수를 노리지 못하고 실패한 게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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