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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가계대출 연체율에 떨고 있다. 대한상의 조사결과 은행의 71.2%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인으로는 ‘가계대출 연체율’과 ‘예금 중도해약 증가’가 꼽혔다. 지난해에도 전년에 이어 가계대출 연체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은행들의 긴장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2009년 12월 말 0.48%였으나 3년만인 작년 11월말에는 0.98%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0.33%에서 0.89%로 2.7배나 늘어났고, 신용대출은 0.75%에서 1.17% 1.5배 가량 증가했다. 카드업계에서도 연체율 증가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 카드사는 조사대상 중 단 한곳도 없었다. 특히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압력 역시 실적 부진을 예상하게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카드사들은 최근 대형마트에 무이자할부의 비용 절반을 제공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사 205개사의 절반이 넘는 55.6%가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금융기업들이 올해 경영전략으로 ‘건전성 강화’를 지목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한상의의 ‘2013년 금융업계 실적전망 조사’를 바탕으로 금융감독원의 ‘시중은행 연도별·부문별 연체율’ 자료 등을 종합·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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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에서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강남의 한 금융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국내은행 중 70% 이상이 2013년 실적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인은 가계부채 연체율 증가가 1위로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금융기업 205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금융업 경영여건 전망’을 조사한 결과 국내 은행 중 71.2%가 올해 실적에 대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은행은 23.3%였으며,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은행은 5.5%에 불과했다.
▲ 자료: 대한상의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실적부진을 예상한 가장 큰 이유는 ‘가계대출 연체율과 예금 중도해약 증가’였다. 실적부진을 예상한 은행 중 가장 많은 32.7%가 가계대출 연체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수수료 인하 등 수익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한 은행도 32.7%에 달했다.
이외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대출 실적 감소’(19.2%), ‘국내외 은행간 경쟁심화’(11.5%), ‘금융투자업과의 서비스 경쟁 격화’(3.8%)가 뒤를 이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들어 크게 증가해 은행들의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98%를 기록했다.
6월 0.83%였던 가계대출은 7월 0.93%, 8월 1.01%로 증가한 뒤 9월 0.92%로 낮아졌고 10월 다시 1.01%로 치솟았다.
2011년 11월(0.79%)과 12월(0.67%)에는 가계대출 연체율이 0.8%를 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1년 새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2009년 11월과 12월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55%와 0.48%였으며 2010년 11월과 12월에 0.71%, 0.61%로 소폭 상승했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일제히 올해 핵심경영전략으로 ‘건전성 강화’를 꼽은 것 역시 이런 추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자료: 대한상의 ⓒ스카이데일리
| 대한상의 금융업 조사 개요 |
- 조사기간: 12. 17~28
- 조사방법: 전화, 이메일, 팩스
- 조사대상: 금융기업 205개사
- 조사대상 세부 분류: 은행업 48개사(시중은행 5, 지방은행 3, 저축은행 4, 협동조합 36) 증권업 70개사(증권사 39, 자산운용투자사 31), 카드업 34개사(카드사 9, 여신금융 25), 보험업 53개사 |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은 ‘선진 금융상품 개발 및 운용능력 제고’(16.6%)였다.
이외에 ‘정부규제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 강화’(14.1%), ‘거래 수신기반 확대’(10.2%), ‘대형화’(8.4%), ‘우수인력 확보 및 경영 선진화’(5.9%), ‘해외진출;(2.4%)가 뒤를 이었다.
금융산업 전반 실적부진 위기감 엄습
이번 대한상의 조사에서는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적으로 실적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엄습한 모습이 확인됐다.
증권과 은행, 카드와 보험 등 전체 업계를 통틀어 205개사의 조사대상 중 ‘지난해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55.6% 였으며,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1.7%,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12.7%에 불과했다.
▲ 자료: 대한상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로는 ‘한국경제의 저성장, 저금리 기조 확산’(3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계부채 급증’(26.3%), ‘유럽발 재정 위기 지속’(20.2%), ‘국내 금융시장 경쟁심화’(11.4%)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대외적으로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우려, 부동산시장 침체, 가계부채 문제 등의 위험요소가 금융시자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료: 대한상의 ⓒ스카이데일리
업종별로 보면 증권업계의 경우 응답 기업의 52.9%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업계는 66.7%가, 보험업계는 45.3%가 실적 감소를 전망했다.
특히 카드업계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카드사의 경우 실적부진을 예상한 기업의 50%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을 원인으로 꼽았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터져나온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다양한 업계로 확산돼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최근 대형마트에게 무이자 할부의 비용 절반을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질 뿐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나머지 50%는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연체율 증가’ 때문에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부진할 것’(45.3%)이라는 응답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43.4%)이라는 전망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실적 부진을 전망한 보험사들은 ‘업종 내 경쟁심화’(33.3%)와 ‘경기 둔화에 따른 신계약자 감소 및 해약 증가’(33.3%)를 우려한 반면 ‘대출채권 연체율 및 부실채권 비율 증가’를 우려한 응답은 8.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부실에 대한 우려는 적었다.
금융기업들은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부채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계 및 국가 부채관리’가 필요하다는 기업이 58.5%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으며, ‘국제공조를 통한 금융시장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기업도 23.9%에 달했다.
또 ‘건전성 규제 강화’(9.3%), ‘환율 안정’(6.8%), ‘단기외화 차입관리’(1.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올해 금융사들은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며 “금융사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상품과는 차별화되는 상품을 개발하고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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