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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 허와실(上-자영업자· 소상공인)

최악의 경제 한파에 강남·명동 불패신화 무너졌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고용축소→소비심리위축→자영업자 위기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9-17 0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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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고용과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곤두박질 치면서 과거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렸던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비교되고 있어서다. 일자리 및 서민정부를 표방한 것과 달리 고용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7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아래로 떨어졌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키워드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허와 실’을 선정하고 자영업자·소상공인부터 근로자,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내수시장을 지탱하는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에 대해 밀착취재했다.

▲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러한 평가는 당초 소득주도성장의 수혜자로 지목돼 온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과거 ‘백화점길’로 유명했던 강남구청역 인근 상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유은주·나광국 기자]최근 가계경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서울 등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우리 국민들이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게 된 배경으로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경제정책 이른바 ‘J노믹스’가 꼽힌다. ‘사람 중심 경제’를 가치로 내건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고용은 줄고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돼 결국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남불패 신화도 깨졌다…주요 상권 줄줄이 폐업행렬 ‘역대 최악’
 
국내 자영업 폐업률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2%p 증가한 87.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자영업 4대 업종은 2016년 48만3985개가 새로 생겼고 42만5203개가 문을 닫았다. 10곳이 새로 문을 열면 8.8곳이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 활동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소상공인 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 전체 자영업 업소 수는 38만3747개에서 하반기 36만392개로 6.07% 감소했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서울시내 주요 상권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상권 중 한 곳인 ‘압구정 로데오거리’였다. 과거 대한민국의 소비문화를 상징했던 이곳 상권은 최근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상인들의 얼굴에는 깊은 시름이 묻어났다.
 
압구정로데오 거리에서 패션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권용(남·41) 씨는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임대료가 높은 상황에서 가로수길과 같은 대체재가 생긴 부분도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정도까진 아니었다”며 “예전에는 주말에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있었는데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가게들이 문을 닫을 때면 남일 같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상권의 중심지로 불리는 강남 지역도 경제 악화의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가장 전성기를 누리던 압구정로데오 거리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공실로 방치된 상가도 여럿 눈에 띄었다. 사진은 압구정, 논현 일대 임대를 기다리는 공실들 ⓒ스카이데일리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서 20년간 부동산업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자영업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적 없다”며 “최근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상권이 몰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권리금 없는 상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권리금이 없는데도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지하철 7호선과 분당선이 있는 강남구청역 인근 ‘백화점길’(선릉로131길~언주로134길)이었다. 과거 백화점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주변 상권이 형성돼 있는 이곳은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 중 한 곳이다. 하지만 현재는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쇠락했다. 현재는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장소 정도의 상권으로 전락해 있었다.
 
백화점길에서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숙(여·58·자영업자)씨는 “요즘 이 도로변에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뿐이다”며 “경기상황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이 정도로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며 “최근에는 최저임금이 인상돼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백화점길에서 노래방을 운영 중인 최상주(남·55) 씨는 “이곳은 주변에 회사들이 많다보니 예전에는 사람들이 업무를 끝내고 많이 찾아왔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손님이 뚝 끊겨서 폐업을 고민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지속적으로 안 좋으니까 손님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해서 소상공인들의 걱정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2.9%에서 올해 1분기 3.7%로 0.8%p 높아졌다. 강남 지역의 경우 3.4%에서 4.7%로 1.3%p 증가하며 서울 평균을 앞질렀다. 강남구 논현동의 주요 상권은 이러한 상황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었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 중앙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하루 유동인구는 7만376명이다. 30대(1만7594명)가 가장 많고 40대(1만4497명), 20대(1만4216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간대별 유동인구는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가 2만338명(28.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8시부터 21시까지가 1만3230명(18.8%) 순이었다. 유동인구 대부분이 출·퇴근 직장인들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공실로 방치된 상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논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장길수(59·남)씨는 11개월 전 가게를 내놨지만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매달 적자를 내다보니 하루 빨리 가게를 접고 싶은 마음뿐이지만 마땅히 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그는 “권리금은 챙기려 버텼는데 이대로라면 추석 이후 미련 없이 문을 닫을 생각이다”며 “경제 상황이 얼마나 불황인지 임대를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도 다 장사가 안 된다는 말만 들리니 월세를 얼마까지 낮춰야 하나 고민된다”고 덧붙였다.
 
도로변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매장 근무자는 “현 정권을 지지하는 한 사람이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라면 내년에 역대 최악의 폐업률을 보이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올해 법적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7530원인데 내년에도 대책없이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소상공인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대한민국 상권 1번지 명동의 눈물…1년 새 공실률 2.4%p 늘어
 
서울시 중구에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명동 등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핵심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상권들은 관광명소로도 이름이 알려지면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지간한 불황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이던 이곳 상권들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동거리는 네이처리퍼블릭 매장부터 을지로입구 방면으로 이어지는 약 1km 구간을 말한다. 메인 거리인 명동8길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주요 패션브랜드는 물론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등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들이다. 본사 차원에서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목적으로 이곳에 매장을 연 것이다.
 
그러나 홍보효과가 덜한 메인거리 밖의 상황은 달랐다. 공실로 방치된 상가가 적지 않았다. 운영 중인 가게 사이사이에서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점포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명동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2분기 64%에서 올해 2분기 6.4%로 2.4%가 더 늘었다.
 
명동거리 이면도로에 위치한 한 의류매장 직원 전유정(가명·여·23)씨는 “이 매장에서 1년 정도 일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올라간 뒤 사장님이 직원을 계속 줄이고 있다”며 “최근 경기상황도 좋지 않아 실제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구의 또 다른 중심 상권인 남대문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매 달 문을 닫는 점포가 늘면서 남아 있는 자영업자들은 상권 전체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남대문에서 원단 가게를 운영 중인 고민영(여·54)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남대문 시장은 정말 활기가 넘쳤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사정이 안 좋아졌다”며 “주변 매장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가게를 정리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많이 무거워졌다”고 밝혔다.
 
“정부의 무리한 최저임금인상이 고용위축·경기하락 불러온 것”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집계한 전국 소상공인 매출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자영업 점포 한 곳 당 월평균 매출은 3372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월평균 3846만원에 비해 12.3% 하락했다. 특히 소매업종 매출 하락이 두드러졌다. 월 5761만원에서 3375만원으로 41.4% 급감했다. 음식료품과 가방·신발·액세서리, 화장품 판매업 등이 소매업종에 포함된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도심 상권 41곳 중 9곳의 임대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숙박업과 음식점이 밀집한 동대문(99.8)을 비롯해 명동(99.6), 충무로(96.8) 등의 임대료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젊은 소비층이 집중된 압구정(99.7), 홍대·합정(99.5), 혜화동(98.1) 등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위기의 원인으로 분배의 문제를 성장과 엮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정책인 최저임금인상을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무리한 최저임금인상이 오히려 고용을 위축시켜 전반적인 경기 하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 교수는 “10~20대 청년이 일을 시작할 때 대부분 도·소매 업종의 아르바이트부터 접근하는데 8월 임시직 일자리가 18만7000개가 줄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 자체를 줄였고 그 결과 임시직 청년들과 자영업자 모두 희생가자 된 셈이다”고 설명했다.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모두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 취약계층 소득이 높아져 소비로 연결돼야 하는데 소득 효과는 장기 효과여서 1~2년 안에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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