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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풀뿌리경제 자영업 위기의 현주소(上-영남)

매출 1/2, 폐업률 5배…초유의 뿌리경제 붕괴 사태

최저임금 무리한 인상→고용시장 축소→지방경제 붕괴 ‘악순환 고리’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9-10 0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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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은 1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장엔 좋아 보이지만 결국 수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도출된 결과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원재료비까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폐업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 상권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영남·호남·충청지역 주요상권의 공실점포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폐업율도 대폭 증가 했다. 지역경제가 송두리째 위기를 맞으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회생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방 자영업자의 현주소를 금주의 이슈포커스 주제로 선정하고 영남·충청·호남지역으로 나눠 3편에 걸쳐 보도한다.

▲ 경기침체, 물가상승, 최저임금 증가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영남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자영업자들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상공인상권 정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영남지역 폐업율은 약 5배 증가했다. 사진은 폐업 점포가 속출하고 있는 경주시 주요 상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문용균·배태용 기자]  유엔(UN)이 지정한 최빈 개발도상국이던 대한민국은 박정희 대통령 집권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박정희정부는 특히 대구·부산·구미·포항지역을 공업단지로 집중 개발했다. 그 밖에 지역 역시 조선업, 관광업 등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영남지역의 경제발전은 인구의 증가를 가져왔고 지역 상권 또한 발전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세계경제 위기 여파로 한국경제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발생했다. 영남지역 역시 20·30대 청년층 인구이탈로 인해 김천·경주·부산 중구 등 대다수 지역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선정됐다. 인구의 감소는 지역경제의 기반인 상권의 침체로 이어졌다. 이곳 상권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날로 심각해져갔다.
 
최저임금 무리한 인상→고용시장 축소→지방경제 붕괴…“누구한테 하소연해야 하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은 21.3%로 OECD 평균 16% 보다 크게 높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자영자업자의 창업율은 0.5%로 폐업율은 0.6% 보다 낮았다. 문을 여는 점포보다 폐업하는 점포가 많은 셈이다. 하반기 역시 폐업률(2.5%)이 창업률(2.1%) 보다 높았다.
 
영남지역의 상황은 타 지역 보다 더욱 심각했다. 영남지역 자영업자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1.3% 높은 22.6%에 달한다. 특히 대구는 2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영남지역은 창업률 0.5%, 폐업율 0.6% 등이었다. 하반기엔 특히 창업율 2.8%, 하반기 3.4% 등으로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인구 감축현상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위축을 공통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영남지역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구미시와 경주시를 찾았다. 경북 중서부에 위치한 구미시는 1970년대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지역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연이어 대단위 주택단지와 시청·우체국·교육청 등 공공기관 중심의 업무지구가 조성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구미지역 최대 상권은 199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구미역 맞은편 원평동 일대다. 음식전문점·카페·술집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곳의 상황은 ‘지역 최대상권’이란 수식어가 무색해 보였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상인들의 한숨은 날로 커져가고 있었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원평동 로데오거리 유동인구는 지난해 7월 4만4361명에서 같은 해 10월(3만4573명) 3만명대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4월 2만9040명 △5월 2만9983명 △6월 2만8283명 △7월 2만8327명) 줄곧 2만명대에 머물러 있다. 1년 새 유동인구가 약 36% 감소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이곳 부동산 관계자와 상인들은 유동인구 감소와 상권쇠퇴 원인으로 최저임금의 대폭 상승으로 인한 고용시장 위축, 소득감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을 꼽았다. 구미시에 있던 LG공장과 삼성공장이 경기 파주와 베트남으로 각각 이전한 것도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공장 이전 역시 무리한 최저임금 상승의 결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원평동 로데오거리는 공실 점포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많은 편이었다. ‘점포임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조사 결과 원평동 로데오거리구미 공실점포는 30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상가임대료를 내린 곳이 많지만 새로 개업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었다.
 
구미역 인근 베스트부동산 김정태 대표는 “지난해 로데오 메인거리 임대료 수준은 1층 15~20평 기준으로 권리금 5000만원 이상, 보증금 약 2000만원, 월 임대료 200~3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월 임대료가 100만 원~15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로데오거리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하는 J점포 사장은 “고객 숫자가 한정 돼 있는 지방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구미의 경우 빚내서 점포를 차려도 월 200만원 이상 벌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갑작스러운 최저임금 인상은 사장 입장에서 부담으로 이어져 아르바이트생을 뽑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용이 얼어붙으면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이는 지방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경북 최대 관광도시에 불어 닥친 불황의 바람…“지자체·정치권 노력만으론 역부족”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경주시 주요 상권 역시 침제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은 현재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광산업이 쇠퇴기를 맞았고 주요 상권 역시 동반 침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상공인상권정보 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 최대상권인 경주역 맞은편 중부도 로데오거리 월 평균 유동인구(SK텔레콤 통화이용자 기준)는 지난해 △8월 3만4062명 △9월 3만1461명 △10월 3만2728명 등 3만명대 수준에서 크게 감소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만5000명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7월까지 유동인구는 △2017년 11월 2만4321명 △12월 2만3647명 △2018년 1월 2만 5011명 △2월 2만5770명 △3월 2만2031명 △4월 2만5315명 △5월 2만4429명 △6월 2만3530명 △7월 2만3836명 등이었다.
 
▲ 구미, 경주지역 상권은 경기침체로 인해 공실점포가 많이 생겨났다. 구미지역은 최근 1년 새 상가 임대료가 대폭 하락했지만 창업하는 점포는 보기 드물다. 사진은 구미 로데오거리 폐점 점포들. ⓒ스카이데일리
 
유동인구 감소는 인근 상인들의 영업에 큰 지장을 불러왔다. 경주시 주요 상권 상인들은 일제히 소비층 발길이 줄어들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경주시 전체 폐업율도 지난해 상반기 0.5%에서 올해 2.5%로 급격히 늘었다.
 
경주 로데오거리 K한식점 사장은 “이곳에서 장사를 5년째 하고 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월 수익이 300만원 선을 유지했는데 올해는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드는 판국에 최저임금까지 올라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올해 들어 영남 지역경제가 더욱 악화되자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구미시청에서 당 최고위원들과 장세용 구미시장, 대구·경북 지역구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좌우가 없고 동서 구분도 있을 수 없다”며 “민생경제연석회의를 가동하고 대구·경북의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특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7월 언론 간담회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주 시장은 “역사문화도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좋은 일자리 1만개 창출을 비롯해 제조업 분야 혁신·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주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근본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영길 구미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는 “구미시의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가장 먼저 매우 높은 수준인 구미시내에 있는 ‘5공단’의 분양가를 낮춰야한다”며 “분양가를 낮춰야 기업들이 들어오고, 구미 지역경제와 상권이 살아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교수는 “우리나라 지방경제를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차원에서 지방 아파트의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방법으로 수도권의 인구 집중현상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속옷 브랜드 코데즈컨바인 구미점 강윤희 사장 단박 인터뷰
▲ ⓒ스카이데일리
이곳에 문을 열게 된 계기는
 
“11년 전 이곳에서 처음 창업을 했다. 당시 상권도 괜찮은 편이고 브랜드도 한창 인기가 많아서 창업을 하게 됐다”
 
영업 현황은 어떤가
 
“올해 들어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하고 구미 공단 내 LG·삼성 공장이 빠져나가면서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대비 월 매출이 1/3 정도 줄었고 많게는 절반이 넘게 차이난 달도 있다. 주변 상가 사장들도 결국 포기하고 가게를 내놓는 분위기인데 나 역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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