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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문화도시연구소 정기황 소장

“혼자보단 우리 모두 위한 문화도시 꿈꾸죠”

건축학 진학 후 취약계층 주택환경 개선 봉사…“사용자가 공간의 주체돼야”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9-29 0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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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도시연구소 정기황(사진) 소장은 건축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17년동안 진행해온 베테랑이다. 그는 개인들의 의견이 반영된 공동의 공간이 많아지길 바란다. 정 소장은 이를 통해 형성될 문화도시를 꿈꾼다고 말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공동체가 화합해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도시재생은 오히려 지역 커뮤니티를 부셔버리고 있다는 점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도시정비는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후에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기황(남·43) 문화도시연구소 소장은 농촌을 포함한 도시나 마을 거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한 건물을 짓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건축의 개념을 이해하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건축 관련 교육도 진행한다.
 
취약계층 열악한 주택환경 개선 기여…리모델링부터 집 짓기·건축교육까지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뭐든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가구를 제 나름대로 배치하는걸 즐기기도 했죠. 또 레고를 조립하거나 프라모델을 만드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대학에 진학할 때도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건축학도가 된 정 소장은 선배의 권유로 취약계층의 집을 지어주는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자원봉사 대학생 등 일행과 함께 집 상태가 매우 열악한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의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어주면서 보람을 느꼈다. 정 소장이 선배와 함께 문화도시연구소를 세우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한 게 2002년이죠. 태백에 철암이라는 동네가 있어요. 이곳은 탄광촌으로 폐광되기 전까지는 사람이 많이 살았던 동네인데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빠진 곳이죠. 철암이란 동네의 주택 환경은 열악했어요. 건축학도로서 도움드릴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집을 지어드리기로 했죠.”
 
비영리법인인 문화도시연구소를 세운 이후 건축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도시를 목표로 공공쉼터나 도서관을 지어주거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건축 교육을 위해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건축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태백의 철암이란 동네에 어린이 건축학교를 만들었어요. 건축은 인간 삶의 토대인 만큼 철암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 환경을 이해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명칭은 K12 어린이 건축학교에요.”
 
▲ 정기황 소장(사진)은 사람들이 건축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건축물 짓기,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어린이 건축학교 건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정기황 소장에 따르면 OECD 가입국가 대부분에 ‘건축’이 정규교과로 들어가 있다. 이를 통해 건축의 구조와 내가 원하는 건축물을 익힌다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K12 건축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어렸을 때 건축을 접하고 공간이나 도시라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건축과 친숙해지면 내가 사는 집에 대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동으로 사용하고 운영할 문화도시 만드는 것이 목표
 
“문화도시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저희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죠. 도시는 건축물들의 집합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들이 결정하고 공간을 만들어 하나의 문화를 갖춘 도시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건축가들은 지역민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건축가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은 건 그간 건축가가 사회적 역할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 소장의 생각이다. 이에 문화도시연구소는 건축가로서 사회적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건축가도 주체적 생산자로 자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영등포 인근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상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잠까지 잘 수 있는 공간(꿀잠)을 만들었어요. 후원 기금을 통해 4층 건물을 매입하고 그 공간을 바꿨죠. 건축가와 사용자가 다 같이 모여서 논의하고 지었어요. 무엇이든 결정할 때 많은 인원이 합의를 해야해 힘들었지만 건축할 때 이런 과정은 필수죠.”
 
정 소장은 여러 사람이 소유하는 공유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 사람이 팔지못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공동의 장소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기황(사진) 소장은 커먼즈 운동에 나서고 있다. 공동체가 함께 사용할 공간을 이용자들과 건축가가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커먼즈 운동을 통해 문화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스카이데일리
 
“1년에 7~8곳 씩 전국 50여 곳에 공유공간을 만들었어요. 도서관부터 공동 주방(요리 체험장)까지 다양하죠. 여기서 중요한 건 커먼즈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공유주택보다 넓은 개념인데 공동이 같이 사용하고 각각의 개인이 주체로서 건물에 관여하며 함께 가지고 있는 자산이죠. 바다의 공유수면처럼요.”
 
정 소장은 우리나라 정부가 가진 국공유지 비율이 20% 초반으로 선진국과 비교해 절반에 불과한 만큼 국공유지 일부를 활용해 문화도시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자 본인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게되면 와해된 공동체가 합쳐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원을 봐도 우리나라는 국가가 나무를 심고 관리해요. 그러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경우 시민이 직접 공원을 구성하는 데 개입해 반영하디고 하죠. 저희의 목표는 커먼즈 운동을 통해 개인이 직접 도시를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건축물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짓고, 아이들에게 건축을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계획이에요.”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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