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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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퇴폐 및 성매매 영업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강남구청의 무기한 조직적 단속이 외견상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폐업, 고발, 입건, 징세, 과징금 등의 강력 대응으로 강남권의 화려한 밤업소들의 네온사인이 현저히 줄고는 있다. 하지만 바지사장을 바꾸는 방식의 영업이 여전하고 인근 서초구로 이전한 월경 영업이 늘어나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청은 결과적으로 실적은 있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는 ‘정치 쇼’를 한다는 평판까지 받는다. 사진은 검찰의 단속에 적발돼 실소유주가 구속기소된 강남권의 한 고급 룸살롱. ⓒ스카이데일리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강남 유흥가에는 전국을 대표할 만큼의 다종다양한 럭셔리 업체가 적지 않다. 이처럼 호화롭고 그 호화의 변종 조차 변화무쌍한 강남을 상징하듯 이 지역에는 불법 퇴폐 및 성매매 업소들이 또한 매우 많다.
룸살롱의 경우도 새로운 방식이 개발되는 원천이 강남이다. 이미 일반화되기까지 한 ‘밀러 초이스’나 ‘풀살롱’ 등은 강남 유흥가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밤문화의 한 전형이다.
이 같은 룸살롱 문화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일약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글로벌 도시로 떠오른 강남의 자랑스럽지 못한 속살 부분이다. 결국 여성이 수장인 강남구청이 지난 7월부터 번뜩이는 칼을 빼들었다. 경찰권(특사경)까지 부여받은 단속팀은 유흥가 정보원들의 속어처럼 ‘매일 뜨고 무차별 친다’라는 깃발 아래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약 4개월여의 단속실적을 보면 얼마나 냉혹하게 단속했는지 가늠케 한다. 7월 2일부터 지난 9일까지 강남구청이 집계한 단속실적을 보면 총 247곳의 불법 퇴폐업소를 적발했다.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이 각각 46곳과 72곳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이들 적발 업소 중 68곳이 무더기 폐업을 했을 뿐만 아니라 26곳은 영업중단이나 업종 전환 중이다. 여기에 18억8000만원의 세금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압박을 가했다. 형사범의 경우는 51건을 입건·송치하는 한편 8건의 고발도 있었다. 불법 퇴폐업소 및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여성 구청장의 단호한 의지가 읽힌다.
문제는 강남의 유흥가 단속이 전형적인 ‘풍선효과’를 일으키는데 있다. 강력한 단속에 공개적으로 저항하는 등의 움직임과 공무원들을 협박·회유하는 등의 현상도 있으나 대부분 업소들은 지하로 더욱더 은닉해 들어가고 있는 문제가 있다.
강남권에는 전주(錢主, 실소유주)와 사장이 다른 이른바 ‘바지사장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폐업 후 간판만 바꿔다는 수법이 동원되면 불법을 일삼는 실소유주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인근의 서초구로 이전 영업하는 ‘월경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까지 하다. 서초구도 강남권이고 문화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손님들을 맞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유흥가와 강남구청에 따르면 단속을 피해 인근 지자체로 이전하는 영업은 이미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월경 풍선효과를 단속하기 어려운 두 가지 난관이 있다. 하나는 이 경우도 실소유주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서초구의 단속의지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데 있다. 서초구는 강남구청과 같이 단호한 입장이나 강력한 단속계획이 아직 나오지를 않고 있다.
이웃 지자체이기 때문에 공조가 가능할 것 같은데도 이상할 정도로 잠잠하다. 따라서 업주들은 고객들이 강남구인지, 서초구인지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영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대로 인근(서초동 지역)과 신사동 지역(서초구 잠원동)이다. 업주들은 이처럼 생존권 차원에서 배수진을 치는 영업에 나서고 있다.
강남구청의 단속은 따라서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어 보인다. 줄줄이 폐업한 업소들이 조용히 온전하게 사라졌는지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들 업주들의 항변처럼 “배운 게 도둑질이다. 다른 일로 먹고 살게 없다.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등의 배경 때문에 근절되기 어렵다는데 있다.
소비가 전혀 없게 만든다면 근절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지구에 생물체가 멸종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로 간주된다. 따라서 강남구청의 단속은 명분이 좋게 ‘근절’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선언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 됐다. 결국 단속팀과 업주들 간의 보이지 않는 ‘암행전’만 소모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불법 퇴폐 및 성매매 영업을 근절하려 하기 보다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이웃 지자체와 공조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필요한 일이다. 국제 범죄도 이웃나라와 협조를 하는 상황에서 풍선효과를 방치한다면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비난받을 일이다.
더욱이 서울시내 유명 집창촌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강남권은 그 수요를 대신하는 곳으로 시장이 커가고 있다. 과거 고가의 럭셔리한 업소 외에도 중저가 업주들이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속의 칼바람이 무서운 강남권으로 몰려들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그만큼 강남 수요는 강남만이 아니라 서울 전체 그리고 전국적인 수요의 중심이 됐다.
유흥가에서는 강남구청이 아무리 단속해도 보이지 않는 업소들을 감안하면 절대 영업숫자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구청은 결국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여기저기 보이는 업주들 머리를 쳐서 안보이게는 하고 있지만 지하에서 어떤 형태로든 생존방식을 꾸려나가고 있는 업주들은 잡을 길이 없다. 특히 서초구로 월경 영업까지 하는 문제에 강남구가 서초구와 공조협력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것을 보면 과연 단속을 할 의욕이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강남의 유흥문화를 건전한 문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사실 단속과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각종 문화테마를 조성하고 진작하면서 건전한 문화를 유도하는 것이 강력하게 실행돼야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구청이 다양한 문화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이 부족하다. 특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공간 조성과 운영은 형식적인 경우가 즐비해 미흡하다 못해 안타깝다.
여성 구청장의 의지는 높이 살만 하지만 따지고 보면 치적만 쌓이고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정치적 쇼’에 지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쇼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방식을 강구하지 않으면 ‘진짜 쇼’다.
수없는 단속실적에도 강남권내 유흥가들은 겉으로만 폐업하고 또한 외견상으로만 업종 변경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강남구청 또한 알면서도 대책 없는 두더지 잡기만 한다면 오히려 불법 유흥업소의 은밀한 확산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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