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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공주에는 전성기 시절 백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다양한 불교 미술의 정수로 불릴만한 불교 문화재들이 잘 보존돼 있다. 계룡산 자락에 자리한 갑사와 태화산 아래 자리한 마곡사는 충남을 대표하는 사찰로 천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대한민국 최고 명당에 자리한 천년 고찰 마곡사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위치한 마곡사는 공주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마곡사는 국내 사찰 28본산의 한 곳으로 충남의 모든 사찰을 관할하는 절이다. 마곡사는 641년 자장율사가 창건했고 이후 보조국사 지눌이 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곡사란 이름은 설법을 듣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계곡을 가득 메워 마침 그 모습이 삼밭에 자란 무수한 삼대(麻) 같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마곡사에서는 산태극수태극(山太極 水太極)을 그리며 휘돌아가는 계곡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덕분에 이곳은 재난이나 액운이 침범하지 못하는 ‘십승지(十勝地)’로 불리기도 한다.
조선시대 세조는 마곡사를 찾은 후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萬世不忘之地)’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마곡사는 고즈넉한 겨울 풍경을 자아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마곡사는 봄과 겨울에 찾는 이들이 많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도 인연이 깊다. 백범 김구는 명성황후 시애사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를 죽인 후 마곡사에 3년간 숨어 살았다. 지금도 마곡사 대광보전 앞에는 백범 김구가 심은 향나무가 자라고 있다. 마곡사에는 보물801호인 5층 석탑을 비롯해 대웅보전, 영산전 등의 문화재들이 남아 있다.
▶ Tip: 마곡사는 문화재를 연결한 사찰 순례 외에 김구 선생의 삭발 터와 군왕대를 지나 다시 마곡사로 돌아오는 1시간 반의 트레킹 코스가 나 있다.
공주 백제시대의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은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문화재와 웅진(공주의 옛 지명)시대 백제 왕릉에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된 곳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을 대표하는 문화재로는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금으로 만든 관식과 무령왕릉 석수를 꼽을 수 있다.
금제관식은 왕관을 꾸민 일종의 장식이다. 백제의 찬란한 금속문화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재로 평가된다. 금제관식은 1971년에 진행된 무령왕릉 발굴 때 무녕왕의 관 안쪽 머리부근에 포개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 관식은 금판을 뚫어 무늬를 넣은 것으로 밑으론 줄기가 달려 있다. 줄기 중간에는 꽃무늬가 배치됐으며 줄기가 길게 늘어져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모양이다. 화려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정제된 백제의 미를 보여준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석수는 돌로 만든 석상이다. 국보 제162호로 지정됐다. 무녕왕의 관을 지키는 수호의 개념으로 설치한 무령왕 석수는 입이 뭉뚝하며 입술에 붉은 칠한 흔적이 남아 있다. 머리 위에는 나뭇가지 형태의 철제 뿔이 붙어 있다. 무령왕 석수는 몸통에 회오리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불꽃이나 구름을 상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무령왕의 내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전시실이 존재한다. 국보 161호인 청동거울도 국립공주박물관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문화재다.
▶ Tip: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내부에 전시된 보물이나 국보 외에 외부 공간에 전시된 다양한 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부 문화재들은 신체의 일부가 사라지긴 했지만 정교하고 세심한 조각기술에 감탄하게 된다.
백제 전성기 시절의 흔적 간직한 통치의 중심지 공산성
공산성은 백제가 가장 융성하던 시기 통치의 중심이 되던 곳이다. 금강 가에 자리한 공산(120m)을 중심으로 성을 쌓았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산성의 길이는 총 2.7km에 달하며 이중 석성 구간이 1.92km, 토성구간이 800m에 달한다. 공산성은 성문이 있는 동남쪽을 제외하곤 대부분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북동쪽으로 흐르는 금강이 병풍처럼 휘감고 있어 천연의 요새로 불렸던 곳이기도 하다.
공산성의 토성과 석성 구간은 각각 백제시대,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엔 산자락을 이용해 토성을 쌓았지만 수차례 보수하면서 석성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성에서는 산성의 성벽 길을 따라 산성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산성 중앙에 오르면 공주시 일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도 있다. 방어용 산성인 공산성에는 왕궁을 비롯한 중요 시설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공주시는 30년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왕궁지 및 왕궁 부속 시설지, 성안의 사람들의 용수조달 시설인 연못과 저장시설, 다양한 모양의 기와와 청동 거울, 토기 등의 유물을 발굴했다. 공산성은 공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코스로 산성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 Tip: 저녁 무렵 공산성을 찾으면 금강과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또한 5월부터 10월까지는 매 주말 수문교대식 행사를 진행한다.
계룡산 자락에 자리한 가을 단풍의 명소 천년고찰 갑사
계룡면 중장리에 자리한 갑사는 고구려에서 온 승려 아도화상이 문무왕 때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계룡산 남서쪽 산사면 아래 자리한 갑사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다. 가을에는 갑사의 고운 단풍을 보아야 하고 봄에는 마곡사의 깊은 계곡과 어우러져 사찰을 감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갑사는 1597년 정유재란 때 대웅전을 비롯한 모든 건물이 불타 효종 때 다시 지어졌다. 이후 수차례 중수 작업을 거쳐 현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대적전(大寂殿)·팔상전·장경각·표충원·요사채 등의 건물들이 남아 있다. 갑사에는 보물 제256호인 갑사철당간 및 지주를 비롯해 보물 제257호인 갑사 부도, 동종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문화재는 동종이다. 158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갑사 동종은 일제 때 전쟁물자로 징발돼 일본으로 넘어갈 뻔 했다. 다행이 해방이 되면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갑사 동종은 음향을 조절하는 음통이 없는 우리나라 전통 동종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종의 몸통에 지장보살을 새겨 넣은 점도 특징이다.
▶ Tip: 갑사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한 영규대사의 무덤이 있으며 표충원에는 휴정(休靜)·유정(惟政)·기허(騎虛)스님의 영정이 봉안돼 있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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