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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 19일 정부는 남양주 진접읍, 하남 교산, 과천시 과천,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해당 지역의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구는 지난 수십 년 간 농민들은 농사를 지으면 생업을 이어오던 곳이다. 그런 곳을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며 갑자기 이주하라고 하는 것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다. 토지 보상이 예정돼 있다고 하지만 이는 현 시세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여기에 양도세와 취득세까지 부담하고 나면 사실상 생업을 이어갈 수 없다. 때문에 농민들은 3기 신도시의 재검토 및 무산을 촉구하고 있다. 게다가 국토교통부와 관련 지자체들은 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대토 리츠’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신도시로 지정된 후, ‘땅값이 오를 때로 오르고 남아 있는 땅이 없는데 어떻게 ‘대토 리츠’로 해결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 등의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곳을 찾아 지역민들의 의견과 국토부, 지자체의 입장 등을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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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대 지역 농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에 농토를 보유한 농민들은 정부의 강제적인 토지수용으로 인해 생존이 위협 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상 절차가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평생을 농사일만 해오던 농민들이 터전을 버리고 이전하는 것 자체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3기 신도시 부지 강제수용…낮은 보상액에 양도세·취득세 부담까지
문재인정부는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서울의 집값을 안정화시키고 주택 제공 및 아파트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구랍 19일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3기 신도시는 총 네 곳으로 경기도 남양주 왕숙, 하남시 교산, 과천시 과천, 인천시 계양 등이다. 이들 지역은 서울 도심에서 20km 이내에 위치했으며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30분 내에 서울까지 도달 가능하다.
개발되는 택지 규모는 △남양주 왕숙지구 1134만㎡(약 343만평), 주택 6만6000호 △하남시 교산지구 649만㎡(약 196만평) 3만2000호 △인천 계양지구 335만㎡(101만평), 1만7000호 △과천시 과천지구 155만㎡(47만평) 면적에 7000호 등이다.
현재 이들 지역에선 주민들과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 예정 부지에 농지를 보유한 농민들은 토지 강세수용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생활터전을 잃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농민들은 토지보상금도 턱없이 낮아 양도세를 낸 후 새로 얻을 부지에 취득세까지 내고 나면 이전처럼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이다. 현재 남양주 진건읍 일대의 농지 가격은 평당 150만원 수준이지만 토지보상금의 잣대가 되는 공시지가는 그보다 한참 낮은 50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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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해인 기자] ⓒ스카이데일리 |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 김용섭 (45·남) 씨는 “이번에 3기 신도시에 선정돼 농사짓던 땅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빚까지 지게 생겼다”며 “신도시 선정으로 인해 이미 땅값이 오를 때로 올라 이에 걸맞지 않은 보상을 해주면 농사를 지을 땅도 구할 수도, 생계를 이어갈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박항곤 남양주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장은 “정부의 예고 없는 기습 발표로 인해 이곳 주민들과 농민들은 하루 아침에 거지꼴로 길거리에 내몰리게 생겼다”며 “서울의 아파트 값을 잡기 위해 남양주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절름발이 행정에 불과하고 집값 해결책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 민원을 넣고 항의를 해보았지만 관계 당국은 ‘고려해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기적인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기도 하남시 교산지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남 교산 지구는 하남시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일원에 걸쳐 있다. 이곳엔 3만2000호가 공급될 계획으로 서울도시철도3호선이 연장개통된다. 이곳 역시 오랜 기간 예정부지에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하던 농민들이 많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종일 (남·55) 씨는 “이곳에 있는 땅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살아온 지가 10년이 넘었다”며 “나이도 들었고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아온 지가 오래돼 다른 일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쥐꼬리 수준의 보상금을 주고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살아가란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상금도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억대의 보상금을 준다고 해도 인근에 살 수 있는 땅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태범 하남고향지키기 총무는 “정부는 50년 동안 이곳 일대를 그린벨트로 묶고 개발은 물론 작은 창고 하나 짓지 못하게 하더니 이젠 헐값에 땅을 빼앗으려 한다”며 “농민이 투기꾼도 아니고 지금까지 성실하게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사람들인데 현 시가로 보상을 해주고 무작정 나가라고만 하면 이는 그냥 죽으라는 것과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가 신도시 개발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면 최소한 적절한 보상과 양도세·취득세 면제 등의 혜택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계양과 과천 과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천 계양 지역 농민들도 보상 현실화와 신도시 지정 확대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인천 계양구는 공공주택지구와 관련된 주민의견서를 800여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신도시 대상지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생계대책과 관련된 의견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뾰족한 해결책 없는 지자체·국토부에 농민 시름 날로 깊어져
농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지자체와 국토부는 뜬 구름 잡는 답변만 내놓을 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양주시청 도시개발팀 관계자는 “토지보상법에 따라 토지 보상은 ‘현 시세 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감정평가사가 주변 거래내역과 보상 선례 등을 고려해 보상금액을 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제한구역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농지법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는 법으로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토지가 수용된다고 해서 임의적으로 조정할 순 없다”며 “남양주시는 토지 소유주에게 적정하게 보상을 해주고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토지 보상 관련 원주민들의 참여 비율을 높이기 위해 현금대신 인근 지역 토지로 보상해주는 ‘대토리츠’를 만들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앞으로 강제 수용 대상지가 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러한 지자체와 국토부의 대책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이태범 하남고향지키기 총무는 “농민들은 현재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국토부와 지자체는 ‘대토 리츠’ 같은 실행 불가능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며 “현재 하남시는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 자체가 남아 있지 않으며 설령 땅이 남아 있다고 해도 이 많은 농민들의 땅을 어떻게 한 번에 대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하남시에 땅이 없다면 여주, 광주 등으로 밀려나야 하는데 그동안의 생활을 저버리고 어떻게 이곳을 뜰 수 있겠냐”며 “또한 이사비용, 농사시설 구축 등에 대한 비용은 어떻게 해결하란 소린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어 “농사는 한 철만 하지 않아도 생계에 큰 타격을 입는데 앞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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