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은 재계 서열 16위에 올라 있는 굴지의 대기업이다. 임대아파트 사업을 발판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임대아파트 신화로 불리는 부영그룹의 명성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오너인 이중근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와 더불어 끊이지 않는 부실 논란 때문이다. 부영그룹은 최근 3년간 주요 건설사별 아파트 부실시공 현황에서 12건이 적발돼 건설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총수인 이중근 회장은 4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2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최근 부영그룹은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과정에서 과도한 돈벌이에 치중한 행보를 보여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다. 분양전환을 적극 추진하던 중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분양전환을 사실상 철회하는 태도를 보여 임차인들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부영그룹의 광주첨단2지구부영사랑으로아파트 분양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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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이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을 추진하던 중 기존 임차인과 갈등을 빚고 있다. 임차인들은 부영그룹이 분양전환을 한창 추진하던 도중에 돌연 진행을 멈췄다며 사실상 분양전환 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임차인들과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양전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낮은 감정가’를 지목하며 부영그룹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임차인들의 피해를 본체만체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부영그룹의 사실상 철회나 다름없는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임차인들은 크고 작은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를 준비하던 이들은 계획을 수정해야 했고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던 이들도 잠시 그 꿈을 접게 됐다. 부동산 업계 등은 부영그룹의 이러한 행태가 법에 위배되진 않지만 도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분양추진 탄력 받던 공공임대아파트…부영그룹 태도변화에 서민 ‘내 집 마련 꿈’ 산산조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은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연신로 소재의 ‘광주첨단2지구부영사랑으로아파트(이하·첨단부영아파트)’다.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주택이 직접 짓고 임대에 나선 곳이다. 전용면적 60㎡(약 18평)와 84㎡(약 25평) 등을 중심으로 1772세대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 아파트는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2012년 12월 한 차례 분양이 진행됐었다.
최고 분양가는 2억1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양신청이 저조한 나머지 한 차례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분양신청이 저조하자 결국 부영주택은 해당 아파트 단지를 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전환했다. 장기화된 미분양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곤 하나 기존 계약자들과 사전 상의 및 공지도 없이 공공임대로 전환됐다는 사실로 인해 잡음이 일기도 했다.
결국 임대 방식으로 간신히 입주민을 모집한 부영주택은 최초 입주 약 5년이 지난 지난해 하반기 분양전환 시도 움직임을 보였다. 민간건설사가 지은 임대아파트는 입주민들의 거주 기간이 5년이 지나면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련 법규에 따른 것이다. 기존 임차인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부영주택은 분양관련 설문 방송을 실시함과 동시에 분양 개인접수를 받았다. 부영주택과 광주광역시 북구, 임차인 등이 서로 만나 협의하고 관련 내용도 확인하는 등 분양전환 움직임은 발빠르게 이뤄졌다. 한 임차인은 “당시 부영주택이 분양추진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대부분의 임차인들은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갖고 곧 분양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남의 집 생활을 전전하던 임차인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얼마 안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속도감 있게 분양전환을 추진하던 부영주택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돌연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분양전환 보류 또는 포기나 다름없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임차인들의 주장이다.
임차인들과 일대 지역 부동산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영주택이 돌연 분양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이유는 ‘낮은 감정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10월 감정평가의뢰를 통해 첨단부영아파트의 감정가를 산정한 바 있다. 감정가는 인근 아파트 단지보다 약 1억원 이상 낮은 금액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첨단부영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김장미(46·여·가명) 씨는 “듣기로는 우리 아파트의 감정가가 32평 기준으로 약 2억5000만원 정도 나왔다고 들었는데 이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 정도 낮은 금액이다”며 “부영주택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분양전환을 갑작스럽게 중단한 이유가 아무래도 예상보다 낮은 감정가 때문이지 싶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첨단부영아파트 인근 아파트의 경우 32평 세대 시세가 3억원대에서 4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첨단부영아파트의 감정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인근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와중에 부영주택 측이 사실상 분양전환을 포기하는 듯한 이유를 보이자 결국엔 수익성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 입장 고려 없이 이익 챙기기 바쁜 부영주택…“사과라도 한마디 해야”
내 집 마련 꿈에 한껏 부풀었던 임차인들은 부영그룹의 태도 변화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분양전환에 발맞춰 이사와 집거래 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분양이 물 건너가며 일정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임차인들은 애써 이자까지 줘가며 자금을 마련했는데 애꿎은 이자비용만 물게 생겼다며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 임차인들의 답답함은 날로 더해가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차인은 “아파트 분양에 발맞춰 어렵게 돈을 마련했는데 부영주택이 사실상 분양을 철회해 모든 계획이 망가졌다”며 “분양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 섣부르게 판단한 내 잘못일수도 있지만 분양에 대한 조사를 가구마다 진행한데다 구청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진행한 마당에 분양전환이 철회될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첨단부영아파트 임차인들이 분양전환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집을 매입한 후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기존에 계획한 것들이 모두 틀어졌고 일부는 금전적 피해까지 입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부영주택은 더 이상 분양전환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자세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임차인을 비롯해 인근 부동산 업계 등도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부영주택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불만은 임차인 뿐 아니라 분양전환을 함께 추진한 지자체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 북구청 관계자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5년 이상 지난 경우 임대사업자, 임차인과 합의 등을 통해 분양전환 할 수 있는데 첨단부영아파트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다만 감정가가 나온 이후 분양전환은 중단된 상태로 우리도 부영주택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차인들의 불만 등은 우리가 오랜 시간 들어 알고 있는데다 분양을 추진한다고 해 우리도 적극적으로 분양전환을 위해 힘썼기 때문에 부영주택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부영주택이 분양의사가 없는 경우 우리가 분양전환을 강제할 수 없는데다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분양추진을 앞두고 있는 공공임대아파트의 전환이 좌초된다면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지고 있는 주거취약계층과 서민들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가 나서 주거안정화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부영주택 관계자는 “사안을 확인 후 답변주겠다”고 말할 뿐 이렇다할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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