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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Wee프로젝트 실효성 논란

정부 외면에 기댈 곳 없는 아이들 극단적 선택 내몰린다

학교상담지원체제 구축 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성과 보여주기 급급

박광신기자(kspar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01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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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상담은 학생들이 학교의 안팎에서 당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며 적응·성장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학교폭력 왕따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 학교상담은 간단한 법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사진은 Wee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수행중인 아이들(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2011년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두 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박 모양(14세)은 선생님에게 왕따 피해를 호소했지만 오히려 질책을 받자 자살을 결심했다. 같은 학교 권 모군(14세)은 같은 학급 학생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었다.
 
두 학생의 자살 사실이 알려 진 후 학교 측의 부실한 관리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제대로 된 상담만 이뤄졌더라면 소중한 두 아이의 목숨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비슷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내놨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학교폭력 근절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앞서 교육부는 2009년부터 학교상담지원체제의 일환으로 학교안전망구축사업(이하·Wee프로젝트)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안일한 행태가 두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지 약 9년여가 흐른 현재도 여전히 ‘Wee프로젝트’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주목된다.
 
학교안전망구축사업 Wee프로젝트, 아이들 상담은 뒷전에 둔 채 보여주기식 급급
 
Wee프로젝트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4조 및 위(Wee)프로젝트 사업 관리운영에 관한 규정(교육부훈령 제285호)’에 의거해 시행된 사업이다. 각 학교 및 시·도 교육청에 Wee클래스·Wee센터·Wee스쿨 등을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Wee클래스는 각 학교에 배치된 학교상담실, Wee스쿨은 대안학교와 유사하게 운영되는 사업 등을 말한다.
 
▲ Wee프로젝트사업중의 Wee클래스는 학교상담실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으로 사실상 기존 학교상담시스템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는 공간이다. 사진은 강화도 한초등학교의 Wee클래스 모습(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주목되는 사실은 이 프로젝트가 학습 부적응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데다 위기 상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일반 학생의 상담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 운영되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는 적은 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성 부족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교육부는 Wee클래스·Wee센터·Wee스쿨 등에 학교상담 전담교사가 아닌 계약직인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있다. 때문에 업무 수행의 질적 저하는 물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학생상담의 역할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상담 교사도 일부 배치되긴 하지만 학교나 교육행정기관에서 학생 및 학부모의 상담 및 교사들의 생활지도 자문 △학교상담실 운영 △상담관련 각종 공문 접수처리 외 진로상담 및 진로수업 △정서 행동 특성검사업무 △학교폭력 예방교육 △다문화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Wee프로젝트 운영 총괄을 맡고 있다보니 학교 상담이란 기본적인 업무에 치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사업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Wee프로젝트 예산은 교육개발원에서 담당한다.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교육개발원 예산 중 일부를 편성해 프로젝트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8년 Wee프로젝트의 예산은 8억8000만원이다. 교육부는 이 예산에 대해 따로 회계감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 민감한 상담내용 10년 보관하는 Wee시스템, 보안성 입증은 아직
 
학교상담은 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당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예방하고 해결하며 적응·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주로 호소하는 문제는 학습문제·학교적응·진로·비행행동·대인관계·성문제·성격 및 정신건강 등 다양하다.
 
이처럼 중요한 상담내용들은 타인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학생들의 1급 보안사항으로 분류된다. 만일 상담내용이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된다면 상담학생들의 정신적 피해는 물론 사회 진출 시 불이익 등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학교의 경우 교사의 교육활동을 기록하는 나이스(NEIS) 시스템을 이용한다.
 
교육개발원의 Wee프로젝트는 전문상담교사가 Wee상담시스템을 사용해 상담기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상담교사들이 사용하는 나이스 시스템과 달리 Wee시스템은 아이들의 상담내용이 전문상담사 개인 컴퓨터에 모두 보관돼 왔다. 교육부는 지난 3월 1일부터 교육개발원 전산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많다. 
 
▲교육부에서는 Wee시스템을 도입해 학생들의 상담내용을 정부주관기관에서 통합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보안성이 검증되지않은 Wee시스템으로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사진은 교육부에서 내려온 Wee시스템 전면시행공문 ⓒ스카이데일리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NEIS시스템에 기록하는 학교상담 관련 아이들의 신상정보는 ‘최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대한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보호하여 혹시 모를 2차 피해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반면 새로 도입된 Wee시스템은 아이들의 신상정보 등을 ‘상세히’ 기록하라고 하고 있다. 상담내용 기록물 보관 기간도 10년으로 돼 있다. 필요 이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Wee시스템을 통해 민감한 학교상담 내용을 정부주관 기관에서 통합하는 것은 아이들의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며 “해당 사항에 관한 법령 검토 등 확실한 대안 마련이 될 때까지 학교에서의 도입을 보류 중이다”고 말했다.
 
학교폭력법 제정됐지만 기본적인 학교상담 관련된 법령조차 없어
 
학교폭력은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담당자는 있지만 학교 상담을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은 아직까지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을 상담 우선대상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학교상담 전반에 걸친 것들은 교육개발원의 Wee프로젝트에 위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상담 교사들은 학교상담법 제정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 진로·특수·보건 등은 이미 고유의 법률이 만들어져서 단위 학교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상담법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사업형태의 ‘Wee프로젝트’에만 의존하다 보니 학교상담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초등학교 전문상담교사인 김세한 씨는 “하루 속히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학교상담법을 제정해 단위 학교에 학교상담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교육부 안에 진로·특수·보건·교육 등과 같은 전문부서를 구성해 이에 대한 올바른 정책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필요성을 인지하고 학교상담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언제 만들어질지 기약은 없다”며 “조속한 법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신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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