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헤드라인 뉴스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카이 사람들]- 프래밀리

“이주민은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죠”

차별과 편견으로 소외된 이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교육 진행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04 00:34:38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프래밀리는 외국인 이주민을 위해 대안가족공동체, 자립지원사업 그리고 주말학교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들은 우리사회가 이주민을 사회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정종원 대표(좌)와 김성은 사무국장 [사진=박미나 기자]
 
국제이주기구(IOM)의 기준에 따르면 이주민은 1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하는 사람을 뜻한다. 2018년 1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 수는 186만여 명에 달한다. 미등록 체류자를 포함하면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이들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주여성이 겪는 폭력과 성폭력 피해는 상당하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결혼이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920명 중 387명(42.1%)이 가정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또 이주민노동복지센터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 이주노동자 가운데 23.3%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한 사례로 태국에서 온 추티마씨는 18살에 홀로 한국에 왔다. 2006년에 들어와 관광 비자가 만료되면서 미등록체류자가 됐다. 그녀는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하며 태국 시골에 있는 가족에게 매달 약 100만원을 송금했다.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한국에서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2017년 11월 추티마씨는 야산에서 발견됐다. 한국에서 줄곧 터전이었던 경기 안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경북 영양에서 돌에 심하게 맞아 숨진 채였다. 범인은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남성이었다. 피의자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나오니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겠다”며 추티마씨를 차에 태웠고 성폭행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프래밀리’는 추티마씨의 경우처럼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차별과 편견으로 소외된 이주민을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특히 이혼, 사별로 인한 다문화·한부모가정의 단절된 가족체계를 회복시켜주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프래밀리의 정종원 대표는 말한다.
 
“한국남성과 결혼한 후 한부모가정이 된 이주민 여성과 자녀들 그리고 이주민 노동자들의 한국 생활을 돕고 있어요. 지역중심 가족공동체와 일자리 제공, 주말학교 등을 통해 이주민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죠. 저흰 ‘이주민도 이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정착하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에요”
 
우리 사회에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도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 단체의 목적이다. 이주민의 한국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프래밀리의 정종원 대표와 김성은 사무국장을 만났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이주민 문제…“지금부터 바로잡아야”
 
프래밀리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정종원 대표와 김성은 사무국장이 2008년부터 주말마다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를 계기로 시작됐다.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해 봉사하던 이들은 2016년 ‘프래밀리’라는 이름으로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다. 같은 대학교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은 부부라는 인연이 된 후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두 사람이 함께 프래밀리를 시작했다.
 
김성은 사무국장은 어린 시절부터 치매가 있었던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노인복지에 관심이 갖게 됐다고 한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김 사무국장은 노인복지관에서 첫 사회복지사 활동을 시작했다. 김 사무국장은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던 당시 우연히 만난 외국인 이주가정을 통해 이주민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처음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된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했죠. 당시 한 외국인 여성이 아이를 안고 교육을 받으러 왔고,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제가 아이를 돌보게 됐어요. 그런데 아이가 제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고, 심하게 칭얼대는 느낌을 받았죠”
 
“그 이주민 여성과 몇 번 만난 뒤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이주민 여성은 아이가 시각, 청각 장애가 있다고 말했어요. 알고 보니 한국인 남편의 장애가 유전된 것이었죠. 이주민 여성은 그 사실을 알고 결혼했다고 말했어요. 사실 조금은 충격이었죠. 조국에서 어려운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으로 결혼을 왔지만 여기 생활이 녹록치 않은 것을 보고 안타까웠죠”
  
▲ 프래밀리는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한 부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주민 1세대 뿐 아니라 이주민 2세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주민 2세대는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나 앞으로 한국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세대기 때문이다. 사진은 정종원 대표 (좌)와 김성은 사무국장 ⓒ스카이데일리
 
정종원 대표의 경우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이에 정 대표는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 대학교에 재입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이후 사회복지사가 됐다. 정 대표는 우리 사회가 이주민 1세대 뿐 아니라 2세대에게도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회구성원이 될 이주민 2세 문제는 곧 우리 사회의 미래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의견이다.
 
“한번은 베트남 이주민과 딸을 만난 적이 있어요. 베트남 여성이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후 아이와 단둘이 사는 가정이었죠. 베트남 여성은 매일같이 미싱공장에서 일했고 한국에는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딸을 보육원으로 보냈답니다. 그런데 보육원에 보낸 딸이 한국인 남성들로부터 성폭행, 성희롱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죠”
 
“그런데 문제는 엄마의 태도였어요. 사회적 약자인 아이의 엄마는 다른 한국인 엄마는 다르게 성폭행, 성희롱을 당한 딸을 달래주지도 않고, 가해자에게 화도 내지 않았죠. 이주민이라는 신분 때문인지 피해를 당해도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태도였죠”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베트남 여성은 가정이 있는 한국인 남성과 동거를 시작했고, 그 남성이 베트남 여성의 딸을 성폭행한 일이 발생한 거죠. 엄마가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이가 받은 상처는 너무 컸죠. 이때부터 이주민 2세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현재 아이는 저희의 도움으로 어머니와 떨어져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프래밀리는 많은 이주민 가정을 만나면서 이주민 문제가 안고 있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한다. 기존 이주민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했던 사업은 지역중심 사회적 안전망 구축, 이주민 자립지원 사업 그리고 이주민 2세를 위한 주말학교 운영으로 확대됐다.
 
봉사를 넘어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는 친구가 돼 주는 것이 목표
 
김성은 사무국장은 국내에 이주민센터는 많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정해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한다. 서울시에 있는 이주민센터의 경우 한국어 교실, 한국음식 만들기, 한국문화 배우기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선 놓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이주민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로 한국 생활을 하면서 도움을 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고통 받는 문제가 더 심각하죠. 그래서 프래밀리는 이주민 가정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있죠”
 
“우선 지역중심 대안가족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죠. 이주민들은 대부분 매일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우울증에 걸리기 쉽죠. 그래서 저희는 같은 처지에 있는 이주민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모임을 갖고 있어요. 모임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는 연결망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죠”
 
▲ 프래밀리는 이주민 2세들이 한번쯤 인종차별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지니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에 프래밀리는 한국인과 이주민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주말학교를 운영해 아이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은 프래밀리 주말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 [사진=프래밀리]
 
“다음으로 중점을 두는 사업은 주말학교 운영입니다. 이주민 부모님들이 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어려워요. 그래서 아이들이 탈선하기 쉽죠. 주말학교는 아이들에게 성교육, 체험활동, 체육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죠. 마지막으로 자립지원 사업이 있어요. 이주민 2세들은 이주민의 자녀라는 이유로 취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그래서 저희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요”
 
정종원 대표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이해하는 한편 이주민은 우리 사회가 언젠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저도 처음엔 이주여성들이 이혼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는 일부 이주민들을 만날 때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일인가 생각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들이 여러 이유로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과 우리와 다른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선 이해보다 인정하게 됐죠”
 
“이제 이주민은 전 세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주민에 대한 혐오범죄가 외국에서 들려오기도 하지만 이주민은 시대의 흐름이죠. 우리나라도 과거에 간호사와 광부로 독일에 파견되어 그곳 이주민이 된 분들도 계시고 강제이주를 통해 이주민이 된 분들도 계시잖아요. 누구든 언젠간 이주민이 될 수 있죠. 이유가 무엇이든 이주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결국 미래 우리 사회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 좋아요
    2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5

  • 슬퍼요
    1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1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유기동물에 새 가족·행복 선물하는 사람들이죠”
구조→검진→치료→돌봄→입양→사후관리…“선...

미세먼지 (2019-05-27 16:30 기준)

  • 서울
  •  
(좋음 : 16)
  • 부산
  •  
(좋음 : 18)
  • 대구
  •  
(최고 : 13)
  • 인천
  •  
(좋음 : 16)
  • 광주
  •  
(좋음 : 28)
  • 대전
  •  
(최고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