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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문재인정부 레임덕 논란

뿔난 공무원들 “잘 되면 대통령 덕, 안 되면 우리 탓만”

야당 “정책강행 후 문제 생기자 공무원 책임전가…스스로 레임덕 인정”

이승구기자(sg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5 12: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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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가 집권 3년차에 들어간 가운데 벌써부터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대통령 정책실장이 공무원 특유의 복지부동을 지적하자 공무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가 집권 3년차 접어든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 벌써부터 ‘레임덕’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돌아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대통령 정책실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두 사람은 공무원 특유의 복지부동을 지적하며 정부 부처에 대한 당·청의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재인정권이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집권 4년차에나 보이는 레임덕 현상이 현실화됐다”고 꼬집었다. 공직사회 내에서도 “청와대와 여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공무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직사회를 겨냥한 전방위 적폐청산에 대한 불만 여론도 나오고 있다. .
 
“잘되면 내 덕 안 되면 남 탓”… 당·청 제 살 깎아먹기 발언에 정치권 들썩
 
문재인정부 레임덕 현상에 대한 논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정부 부처에 대한 당‧청의 불만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회의 시작에 앞서 나눈 대화에서 “정부 관료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는데 대화 내용이 방송사 마이크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말하자 김 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맞장구를 쳤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가 표면적으로는 국토부와 버스 파업 문제라는 소재에 국한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관료 사회 전반에 대한 당·청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 실장이 주재한 각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 비공개회의에서도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이인영·김수현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해 ‘출범 2주년을 넘긴 문재인정부가 마치 4주년 같다’, ‘레임덕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민주당 이인영(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뉴시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의 남 탓’ 행태가 또 다시 불거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야당 탓을 해왔고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과 관련해선 해외 경제 상황 탓으로 돌렸는데 이번엔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공직사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청와대와 여당이 당정 간 갈등의 책임을 지고 관계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두 사람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출범 2주년이 마치 4주년 같다’, ‘전정부 탓 하더니 이제는 공무원 탓이다’, ‘레임덕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회의원이든 국정을 맡은 분들이든 정말 국민을 어려워하고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경욱 대변인은 “‘남 탓 정부’가 공무원 탓을 하는 것을 보면 정작 군기를 잡아야 할 대상은 청와대 고위 정책입안자들이라고 강조하고 싶다”며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청와대 고위 정책입안자들을 경질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도 “(두 사람이 언급한)집권 4년차 인 것 같다는 발언은 국민이 할 소리다”며 “2년 내내 국민들은 특정 이념에 경도된 섣부른 정책실험과 잇따른 실패들로 몸살을 앓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애초에 맞지도 않는 정책을 밀어붙인 것도 모자라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따르고 있는 공무원 탓을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의 핵심 인물 두 사람이 문재인정부 청와대와 여당의 무능을 고백한 것이 돼버렸다”며 “취임 2주년 만에 레임덕에 빠져 있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셈이다”고 질타했다. 이어 “청와대와 여당이 얼마나 무능하면 이제 2주년을 맞은 정부에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이인영·김수현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청와대와 여당이 국정현안을 강행 해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걸 공무원 책임으로 돌린다”면서 “관료들만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비록 공무원들이 정권이 관철시키려는 방향과 다른 의견들이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나오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며 “공무원들이 청와대 뜻과 정부여당의 뜻과 다른 발언을 한 것 그 자체를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 “국정현안 주도한 당·청, 문제만 생기면 우리 탓” 불만 고조
 
이번 당·청 주요 인사들의 책임전가 발언에 주요 부처의 공무원들도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공무원들은 “소득 주도 성장, 탈(脫)원전, 4강(强) 외교 실패, 버스 사태 등 문제가 된 현안들은 다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했는데 왜 그걸 공무원 책임으로 돌리느냐”며 “관료들만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무원노조측은 두 사람의 발언에 대해 “공무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여실히 들어 낸 정치인의 언행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노동조합은 14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규탄 성명서’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정책실장이 평소 100만 공무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공무원을 한낱 하등 존재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묘사하는 가하면 급기야 (버스 파업)사태의 책임을 공무원에게 전가하고야 말았다”고 비판했다.
 
국토부 노조는 “주 52시간 도입으로 촉발된 버스 사태, 장관 인선 실패 모두 여당과 청와대의 실패임에도 공무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은 국가행정을 맡고 있는 공무원에게 어떠한 이유로도 부당한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되고 정략에 눈먼 그릇된 인식을 거두고 국민과 공무원 노동자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구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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