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5일 집권 2주년을 맞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가 크게 침체된 데 따른 책임의 화살이 정부를 향하는 분위기다. 한 시민단체의 정부 평가 역시 부정적 평가가 높게 나타날 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큰 상황이다. 더불어 소통과 피드백 없이 무작정 앞으로 향하려는 정부의 불통을 우려하며 정부의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이유 없이 뒷걸음친 경제성장률에 불거진 정부책임론…암울한 2년차 성적표
집권 2년 차를 맞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야심차게 준비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채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0.3%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3분기 내내 0%대였던 성장률은 4분기 1.0%까지 올라섰으나 반도체 수출 부진에 투자와 민간소비가 떨어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과 소비, 투자 등 경제 성장을 떠받치던 축이 크게 흔들렸다. 수출은 2.6%로 감소해 지난해 4분기(-1.5%)에 이어 내리막을 탔다.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이 부진해지며 감소세가 커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입 역시 3.3%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기계 및 장비 부문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도 10.8%나 하락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 역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17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국정운영 평가’ 결과 10점 만점에 5.1점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2년의 성과를 점검하고 올바른 국정운영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하여 실시한 이번 평가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각 분야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총 310명이 응답했다.
주요 정책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인사 분야로 평균 3.9점에 그쳤다. 인사 정책에 1점을 준 응답자는 71명(22.9%)에 달했다. 2기 내각부터 이미선 헌법재판관까지 연이은 인사 참사를 기록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자리정책이 4.2점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고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사 정책과 마찬가지로 1점을 준 사람이 70명(22.6%)에 이르렀다. 그나마 남북·한미관계는 6.1 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적폐청산 역시 5.5점으로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재인정부의 역점 정책이었던 부동산 정책도 평균 점수가 4.3점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규모 국책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평균 3.9점을 받아 인사 정책과 함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 밖에 ‘시세와 동떨어진 공시가격 정책’ 4.6점, ‘공공주택 공급’ 4.4점 등이었다.
재벌개혁 정책 역시 ‘경제력 집중해소’ 4.4점, ‘정경유착 근절’ 4.6점, ‘사익편취 근절’ 4.8점 등으로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문재인정부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 개혁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더불어 중소혁신기업 중심의 경제생태계 구축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경실련 측은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어느 때 보다 높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전 정부와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정책들로 인해 실망감이 커졌다”며 “문재인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더 분발하여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실정에 반 토막 난 대통령 지지율…먹고 살기 힘든 시민들 한숨만 푹푹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감은 지지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갤럽이 매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문재인 정부 국정지지도’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월 4주차에서는 긍정 73%, 부정 18% 등으로 긍정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50%대가 붕괴된데 이어 2019년 4월 4주차엔 긍정 44%, 부정 47% 등을 각각 기록하며 부정평가가 긍정을 앞질렀다. 1년 사이에 긍정평가는 29% 줄어든 반면 부정평가는 26%나 늘어난 것이다.
시민들의 반응 역시 정부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투입하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 체감하는 경기는 오히려 더욱 냉랭해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직장인 서민욱(30·남) 씨는 “온갖 경기부양 정책이 나온다고 하지만 정작 직장인들이 수혜 받는 부분은 많지 않다”며 “오히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임금은 크게 변동이 없고 물가만 높아져 더 빠듯해지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시민 안정희(49·여) 씨는 “남북관계 개선, 적폐청산 등 나름 노력하는 모습도 있지만 일단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말만 거창하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의 원성은 더욱 높았다. 자영업자 채규병(가명·남) 씨는 “최저임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쉽지 않고 물가도 높아져 이런저런 지출을 빼면 손에 남는 게 없을 정도다”며 “지난 대선에서 변화를 기대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지만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한귀순(62·여) 씨는 “가게를 찾는 사람이 줄면서 매출도 떨어진지 오래다”며 “돈이 돌아야 사람도 찾고 매출도 늘어나는데 정책적으로 와 닿는 지원이 없으니 그저 하늘만 바라 보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정책에 대한 피드백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독선적 행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 이창권(68·남) 씨는 “각종 경제지수에서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며 “어려운 분위기를 청취하고 나름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정부와 청와대가 소통에 미숙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정운영 실정을 인정하고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시민 김경옥(54·여) 씨는 “처음보다 기대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를 만회할 방법은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있다고 본다”며 “아직 3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이제는 경제를 살리고 먹고 살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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