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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속세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에서 가업상속세 완화를 추진하면서 시민단체 등 일부에서는 부의 대물림을 도와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실질적인 이해관계자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나라 상속세가 과도하다고 토로한다. 특히 직계가족에게 대를 이어 가업을 물려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가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해외기업들의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의 대대적인 수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행 상속세제는 ‘부의 대물림 차단’이라는 과세형평성에 치중하다보니 가업 승계의 장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율을 줄여 가업 승계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가업상속공제제도’에 대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국가경제 위협하는 약탈적 상속세’로 선정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문제점, 해외기업 승계 현황, 대안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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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이승구·문용균·나광국 기자] 1세대 산업 역군들은 역경과 고난을 딛고 기업을 키워 국가경제에 이바지했음에도 가장 믿을 수 있는 후계자에게 기업을 온전히 물려줄 수 없다는 사실에 탄식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는 사실상 기업 명맥을 포기해 버릴 정도의 부담을 떠 앉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상속을 마친 2세들은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족쇄로 여겨지는 가업승계사전공제제도 요구 사항들이 완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업승계사전공제제도’는 상속인의 사망 시 피상속인의 상속세를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해 주는 제도다. 다만 가업승계에 대한 특례를 적용받은 후 10년간 업종을 변경할 수 없으며 종업원 수 유지 등 사후관리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이행하지 않으면 혜택 받은 세금을 다시 납부해야 한다. 이 부분은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열악한 중소기업 현실에서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흥진정밀 정태련 대표이사 “현행 상속세는 어렵게 일군 기업 뺏어가는 수준”
(주)흥진정밀의 정태련(남·48) 대표이사는 아버지가 성장시킨 회사를 물려받아 기업의 매출과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 장본인이다. 정 대표가 물려 받은 흥진정밀은 아스팔트·콘크리트 품질 시험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현재 그에게 회사의 지분을 물려준 창업주(아버지)는 아직 살아있다.
부친인 창업주가 살아 있어 아직까지 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납부하지 않았다. 정 대표에게 언젠가 납부하게 될 상속세는 경영적인 측면에 있어 엄청난 부담이자 리스크다. 정 대표는 현재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그가 중소·중견 기업들을 대표해 현행 상속세의 부당함을 부르짖는 이유다.
“가업승계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 대중들은 금수저, 재벌2세 만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서 안타까워요. 현재 가업승계사전공제제도가 있으나 걸림돌, 족쇄로 불리는 사후 요구 사항이 많아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을 통해 가업승계를 고려하고 있어요. 오너가 회사와 본 건물 등을 개인·법인 구분 없이 가지고 있어 기존 상속세를 통해 진행하면 부담이 크다는 기업인이 많죠”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업상속공제가 기업들에게 좋은 쪽으로 완화된다면 기업의 방향을 유연하게 설정하고 폭이 넓어질 여지가 있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감몰아주기 등이 공정한 가업승계를 위해 지양돼야할 사안은 맞지만 영세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꼭 그것이 나쁘다고 만은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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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홍가현] ⓒ스카이데일리 |
“뭐 엄청 큰 대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중소·중견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예를 들어 카센터 운영을 통해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된 아버지가 자신의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 아들에게 카센터를 차리게 하고 자신의 단골들을 그 쪽으로 보내 아들 카센터를 성장시키는 것이죠. 상속세를 내면 사실상 가업을 송두리째 뺏기게 되는데 이런 방식을 택해 기업을 유지하고 종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게 나쁜 건지 잘 모르겠어요”
“가업승계협의회 부회장으로서 회원사들의 이야기를 전하자면 그들은 이 나라가 ‘상속세를 65%나 뺏어가는 나라’라고 불만을 토로해요. 기업 운영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죠. 심지어 상속세 때문에 기업 운영을 안 하겠다는 사람도 나오는 추세에요. 진짜로 안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현재 가업승계와 관련된 경영인들은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로 등 친노동 정책에 반감을 가지며 상속세가 높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죠.
이어 “상속세율이 내려간다면 싫어할 기업 오너는 없을 거라고 봐요. 특히 현재 있는 공제 제도 중 10년 사후 요건을 손봐야 어쩔수 없이 편법을 택하는 풍토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돼요. 정당한 상속을 통해 떳떳하게 기업을 경영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도움이 필요해요”
(주)코아스는 사무가구를 취급하는 회사다. 1984년 ‘한국OA’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주)코아스는 국내 최초로 OA시스템 사무가구를 도입해 사무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왔다. 코아스를 설립한 노재근 회장은 1세대 경영인으로서 기업의 영속을 위해 가업승계가 필수적이지만 과정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있는 그대로 주면 안 될까요. 상장사 지분율 30% 이상 보유라는 가업상속 공제 기준을 충족하려면 수십억원을 들여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죠. 사업을 키우려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낮아진 상당수 중소기업인이 상속을 앞두고 같은 고민에 빠져 있어요. 우리나라도 독일(25%)처럼 상속세 공제의 지분율 기준 등을 낮춰야 해요”
“피상속인이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지분의 50%이상(상장회사 30%)을 10년 이상 보유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재고해 봐야하죠. 실제로 기업이 성장 할 때까지 자본금을 늘리고 투자를 받지만 실제 경영을 위한 지분은 최소로 가지고 있으며 요건을 충족시킬 만큼 많이 가진 곳이 별로 없어요”
“전 직원 생계 걸린 소중한 일터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송두리째 흔들”
김소희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은 이미 가업승계를 마친 2세대 기업인이다. 그는 타 기업들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제 목소리를 내고 싶으나 혹시나 기업에 해가 될 수 있다며 기업명을 밝히길 꺼려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현행 상속세 제도와 상속세 공제제도 등의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높은 세금을 내고 물려받았죠. 현재 가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어요. 물려받은 자녀로서 기업과 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상속세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중소·중견기업의 대표들이 일하는 현장에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전 직원이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기업을 지키려고 하는데 정책적으로 도움을 주긴 커녕 반기업 정책 기조를 앞세워 기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죠”
그는 가업승계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기업 대표들이 많지만 세무조사 등 혹시나 모를 불이익 때문에 꺼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진 않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전부에 가까운 기업이 ‘가업승계’와 관련돼 많은 이들이 세금 문제 등 애로사항을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국세청으로부터 세금납부 과정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법은 냉엄하다며 소명하기 싫다면 사업하지 말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저희 2세 경영인들은 고용한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막말로 중소기업 대표들은 가업을 물려받은 이후 워라벨도 없고 월급도 적고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냐는 물음을 가질 때가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요. 그저 공제제도에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좀 완화해 달라는 거죠. 물론 현재의 상속세는 과하다고 생각해요"
“중소기업이 사업의 영속성을 가지고 고용창출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원활한 가업승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가업승계를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더 많은 회사가 건강하게 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봐야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수에요”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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