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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탄식’ 그리고 희망

조속히 사고 수습하고 더 깊은 우애 형성해 ‘형제 국가’로 가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6-09 11:07:47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동유럽의 진주’, ‘리틀 파리’라고 불리는 부다페스트가 연일 우리 TV 화면에 비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필자는 2000년대 초반 4년간 이 도시에 주재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낯익은 전경이지만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강을 가운데 두고 강남과 강북으로 구별하듯 부다페스트도 다뉴브 강을 중심으로 부다와 페스트로 나뉜다.
 
그 다뉴브 강이 마치 흉기라도 된 듯 26명의 우리 관광객을 사망 혹은 실종으로 삽시간에 할퀴고 갔다. 대형 크루즈와의 충돌에 따른 우발사고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빠른 시일 내에 실종자 수습이 되고, 사고 전말이 규명돼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특히 우리 해외 관광의 구조적 문제나 허점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보완이 필요하다. 헝가리 측도 다뉴브 강 야경 투어와 관련한 안전 대책을 대폭 보강하여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하게 굳어지듯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정도(正道)다.      
 
체코의 프라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최근 유럽의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한 크로아티아 등은 동유럽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로 꼽힌다. 프라하가 여성적이라면 부다페스트는 남성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도시로 관광객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기도 하다. 부다페스트 시내 건물들은 대부분 100여 년 이상 될 정도로 고색창연하고 우중충하지만 저녁에는 마치 화장을 하고 나오듯 완전히 돌변한다.
 
다뉴브 강을 중심으로 양변에 즐비하게 포진하고 있는 유적지들은 야경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왜 관광객들이 기를 쓰고 밤에 유람선을 타려고 하는 지는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다. 다소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강물과 어우러져 은은하게 비치는 조명은 고상함과 낭만 그 자체다.
 
부다페스트를 소재로 최근 재개봉되어 우리 팬에게도 잘 알려진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스토리도 괜찮지만 ‘사랑과 죽음’을 상징하는 같은 이름의 주제 음악이 더 유명하다. 1933년 헝가리 작곡가 셰레시 레죄가 발표했다는 이 곡은 음반으로 출반된 지 8주 만에 187명을 자살로 이끌기도 했을 정도다. 가히 헝가리 사람들의 음악성을 짐작케 한다.
 
지구촌을 다녀보면 우리 한민족에게 형제라고 부르면서 다가오는 외국인들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와 3∼4위전을 했던 터키 사람들이 우리를 ‘칸 카르데시(kan kardeş, 피를 나눈 형제)’라고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적이 있다. 학술적으로 인정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터키 인들은 2000년 전 그들의 조상이라고 믿는 ‘흉노’와 고조선의 동맹 관계를 든다. 더하여 6세기 당나라와 대항하기 위해 또 하나의 뿌리인 ‘돌궐’과 고구려가 맺은 동맹을 상기하면서 형제적 친숙함을 감추지 않는다.
 
유럽에서 터키 못지않게 우리에게 형제라고 친근감을 감추지 않는 나라가 또 있다. 바로 헝가리다. 헝가리 인사들과 교류를 하다보면 공공연하게 한국을 형제 국가라고 표현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우랄 산맥에서 서진하여 지난 9세기 유럽의 대평원인 현재의 땅에 정착해 마자르 족(族)이 세운 나라가 헝가리고, 동진하여 한반도에 정착한 민족이 오늘날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헝가리를 ‘유럽 속의 아시아’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다. 물론 4세기 경 유럽 대륙을 초토화시킨 아시아계 훈족과 유사한 후예들이라고 하여 'Hungary'라는 국명이 붙여졌으나, 이는 역사의 본류와 좀 다른 해석이다.
 
양국 국민 정서 면면 매우 흡사, 새로운 30년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헝가리 사람들에게도 아픈 역사가 있다. 우리와 비슷하게 그들에게도 좌절과 절망의 20세기를 보냈다. 세계 1∼2차 대전 기간 중 패전국인 독일의 편에 서면서 국토의 71.5%, 국민의 63%를 잃는 굴종의 역사를 겪는다. 수 세기에 걸쳐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 즉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二重) 제국의 동쪽 수도가 부다페스트일 정도로 세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적도 있었으나 한 때 줄을 잘못 선 뼈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헝가리는 유럽의 중원에 위치, 7개 국가와 국경을 하고 있을 정도로 사통팔달의 요지다. 하지만 국경 너머에는 많은 헝가리인들이 ‘소수 민족(Ethnic Hungarian)’이라는 설움을 안고 살아간다. 일부 신생아에서 몽고반점이 나오고 언어도 우랄 어군 계통으로 우리와 맥을 같이 한다. 대표적인 음식인 육개장 맛이 나는 ‘굴라쉬(Goulash)’ 나 다뉴브 강에서 잡히는 생선으로 끓인 매운탕인 ‘할라스레(Halaszle)’ 스프는 우리 입맛에도 안성맞춤이다. 시골 처마 끝에 고추를 말리는 정경도 어렵잖게 목격된다. 1989년 구(舊) 동구권 국가들의 체제 전환 시 우리와 가장 일찍 수교를 맺은 나라도 헝가리다. 이래저래 우리와 인연이 참 많다.
 
금년은 우리와 헝가리가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해다. 이런 기념비적인 해에 뼈아픈 사고가 터져 더 아쉽다. 희생자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기 위해서도 오늘의 탄식을 내일의 희망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 헝가리에는 삼성, 한국타이어, 두산, SK 등이 진출하여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상시 주재원 수도 꾸준히 늘어 2000명이 넘고, 의대생을 비롯한 유학생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사고에 대한 애틋함은 헝가리 국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형제 국가의 친구들이 희생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사고 다리 밑에서 수백 명이 모여 추모의 아리랑을 합창할 정도로 한 마음이 되고 있다. 사고 직후 우려되었던 헝가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 사고 수습 과정에서의 양국 간의 불협화음 등은 기우가 되고 있는 듯하다. 다수 헝가리 국민들의 보여주고 있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만들어가는 전화위복(轉禍爲福)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고가 잘 수습되어 유족의 슬픔에 위로가 되고, 고귀한 희생들이 헛되지 않게 형제 국가들의 꿈이 더 크게 영글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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