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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324>]-왕십리역 주변 상권

환승역세권 무색한 왕십리상권 경기침체·쇼핑센터 ‘겹악재’

대형복합쇼핑센터로 유동인구 몰려…역 주변 상권은 나날이 쇠퇴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26 0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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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교통의 요지에 자리하고 있지만 주 수요층은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이라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왕십리역 상권 형성 거리 ⓒ스카이데일리
 
쿼드러플 환승역인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건대입구 상권, 천호역 상권과 함게 서울 동부를 대표하는 상권이다. 상권 형성거리는 지하철 역 1번 출구, 11번 출구 이면도로다. 이곳은 교통의 요지에 자리하고 있지만 의외로 외부유입 인구는 적은 편이다. 상권의 주 수요층은 인근 직장인들이다. 상권 형성거리에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즐기기 적합한 횟집, 고깃집, 술집, 노래방 등이 즐비하다.
 
왕십리역 크게 발전했지만 주변 상권 요지부동…주민·직장인만 붐벼
 
왕십리란 지명은 조선 건국 초기 지어졌다.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의 명을 받아 도읍지를 물색하던 중 현재의 왕십리 지역에서 만난 한 노인을 만났는데 노인은 서북쪽으로 십리를 더 가서 도읍지를 정하라고 가르쳤다. 그 말을 따라 십리 걸어 나온 곳이 지금의 경복궁이었다. 그 후 왕십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왕십리 상권은 타 역세권 상권과는 달리 지하철역 개통과 무관한 모습을 보여 왔다. 1980년~1990년대 왕십리역 주변은 금속가공 공장이 즐비했다. 당시 금속업체들은 대부분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었다. 이들을 기반으로 대로변과 이면도로변에 먹거리와 판매시설, 유흥시설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후 왕십리역은 국내 최초의 지상~지하 환승역이자 지하철 2·5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로 거듭났다. ITX-청춘도 왕십리역에 정차한다. 하루 평균 9만여 명 이상이 왕십리역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십리역이 교통의 요지로 거듭났지만 주변 상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과거 1980~90년대에는 역 주변에 아기자기한 술집, 음식 점포들이 많았지만 1995년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되고 2005년 경의·중앙선, 2012년 분당선 등이 각각 추가로 개통됐지만 주변 상권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역사 내에 점포들이 나면서 유동인구의 역사 밖 이동이 줄었기 때문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자연스레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외부 유입 인구보다는 인근 오피스 단지 직장인들과 주민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낮 시간에는 직장인, 주민 등이 즐겨 찾는 한식음식점 등이 성황을 누린다.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전후로는 술과 식사가 동시에 가능한 점포들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해당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저녁시간 이용객들은 고깃집, 횟집, 호프집 등에서 술을 마시고 2차 등으로 노래주점 등을 이용한다. 늦은 시간 대에는 마사지샵 또는 숙박시설 등의 이용객도 적지 않은 편이다.
 
소상공인공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왕십리역 상권형성거리의 월 평균 유동인구는 8만5905명으로 집계됐다. 왕십리역 하루 평균 이용객이 11만명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직장인 층이 주로 이용하는 유흥 상권인 만큼 유동인구 역시 30대 이상이 많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가 1만7095명(19.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1만6494명(19.2%) △40대 1만666명(19.4%) △20대1만6322명(19.0%) △50대 1만5291명 (17.8%) 등의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금요일이 1만3917명(16.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목요일이 1만 3143명(15.3%) △화요일이 1만2972명 (15.1%) △수요일이 1만2886명 (15.0%) △월요일이 1만2628명 (14.67%) △토요일이 1만1855명 (13.8%) △일요일이 8505명 (9.9%) 등으로 전형적인 오피스상권의 형태와 흡사한 모습을 보였다.
 
왕십리 역사 내 대형복합쇼핑센터에 발목 잡힌 주변 상권, 경기불황에 휘청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나날이 위축돼 가고 있다. 서울 도심 환승역 주변 상권은 풍부한 유동인구 덕분에 호황을 누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그렇지 못한 모습이다. 역사 내 대형복합쇼핑센터가 자리해 유동인구 유입에 한계가 있는데다 최근 경기 불황까지 겹쳐 직장인 수요도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업하는 점포가 늘고 공실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 왕십리역 주변 상권은 역사 내 대규모 쇼핑시설이 입점하면서 과거에 비해 크게 쇠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왕십리 역사, 단기 임대 점포, 왕십리 모텔촌 ⓒ스카이데일리
 
왕십리역 주변 상권에 위치한 궁전노래방 점주 김승욱 씨는 “인근에 오피스가 많아 왕십리 상권은 직장인들을 겨냥한 술집, 유흥업소 등이 과거부터 성행했다”며 “하지만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직장인들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학사공인중개사사무소 김재칠 대표는 “미세먼지 등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왕십리역 주변 상권을 찾는 인구도 점차 줄고 있다”며 “대부분 역사 내 자리한 대형복합쇼핑몰에 머무르면서 주변 상권의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은 인근 오피스에 다니는 직장인들에 의존해 매출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최근 회식문화가 많이 사라진데다 경기까지 안 좋아 상권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상권이 위축되면서 점포 수요도 크게 줄고 있다”며 “현재 왕십리 주변 상권에 위치한 10평형대 점포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5000만원, 월세 200~250만원, 무권리금~5000만원 등의 수준이나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왕십리역 상권이 쇠퇴하는 모습인 만큼 완전히 차별화된 아이템을 갖고 창업을 해야 폐업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점포거래 및 상권분석 업체인 ‘점포거래소’의 김동명 대표는 “왕십리 역사 내에 복합쇼핑센터까지 갖춰져 있어 주변상권 유동인구는 크게 많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동인구가 역사 밖으로 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정말 좋은 사업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다면 오히려 크게 이점을 받을 수도 있다”며 “그 이유는 역사 밖에 괜찮은 맛집 등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왕십리에 들리거나 역사를 찾은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가 소비를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왕십리 소재 ‘궁전노래방’ 점주 김승욱 대표 단박 인터뷰
▲ ⓒ스카이데일리
언제 개업하게 됐나
 
“처음 이곳에서 개업을 한지 언 5년이 다 돼 간다. 당시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 두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벌써 꽤 오랜시간 이어오게 됐다”
 
주 고객층은 누구인가
 
“인근의 오피스 단지가 많은 만큼 대부분 직장인들이 주고객이다. 바로 옆에 모텔촌이 있는 만큼 숙박을 하는 20대 층 고객들도 더러 있는 편이다”
 
매출현황은 어떠한가
 
“최근 1~2년 사이 직장 내에서도 회식으로 노래방을 오는 문화가 거의 사라지다 시피 돼 매출이 크게 줄었다. 불경기까지 더해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장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요즘 걱정이 많다”

왕십리소재 학사공인중개사 ‘김상칠’ 대표 단박 인터뷰
▲ ⓒ스카이데일리
직장 내 회식문화가 많이 사라지면서 왕십리 상권 점포주들이 울상이다. 상가의 현황은 어떠한가
 
“왕십리뿐만 아니라 요즘은 웬만한 상권은 다 죽어가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폐업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만 봐도 어느 수준인지 알지 않겠는가. 왕십리도 마찬가지다. 공실들이 넘쳐나고 있다”
 
상가 권리금이나 임대료 상황은 어떠한가. 또 상가 문의는 어느 정도인가.
 
“공실이 오래동안 방치된 곳은 단기임대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임대업자들은 공실이 장기간 방치되니 단기로도 계약을 해주는 모습이다. 1번 출구 메인상권 A급 점포에는 현재 폐업물건 판매 매장이 단기계약을 한 상태다. 그만큼 문의 조차 안들어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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