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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세계를 지배하는 0.1퍼센트 CEO들의 비밀

독서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와 같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7-13 09:12:45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책은 어떤 사람에겐 삶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고 어떤 사람에겐 성공의 사다리가 된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있다. 실제로 도서관에서 책을 300, 1000, 혹은 3000권을 독파하면서 삶의 난제들을 풀어가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들 인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만 그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할 때, 이런 사례들은 독서의 힘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물론 각자가 생각하는 독서의 목적은 다를 수 있어도 그 결과는 언제나 동일한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명사들의 독서에 대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IT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주로 과학소설을 즐겨 읽는다.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를 시작으로 뉴로맨서, 영원의 끝, 솔라리스, 신들의 사회같은 작품을 읽으며 SF 소설의 매력에 빠져든다. 하지만 가끔씩 예외도 있다. 빌 게이츠는 청소년기에 브리태니커 백과서전을 읽었다고 한다. 그가 워드에서 많은 기능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것도 이런 독서의 결과라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읽는 것
 
독서 명언들이 주는 매력이 크지만 실제로 독서를 통해 터득한 결과물을 갖고 설명하는 조언은 설득력이 배가된다. 유시민 작가는 저자가 책 속에 담아놓은 감정을 읽어내는 것을 우선시한다. 사실 모든 텍스트에는 그 책을 쓴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을 테고 그 생각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말처럼 그 텍스트를 쓴 사람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서 그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독서에서 가장 중요하다.”
 
분명히 책에는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학습서라면 지식일 테고 소설이라면 인간의 본질일 것이다. 에세이라면 감정일 것이고 연구서라면 설득력 있는 주장일 것이다.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가를 있는 그대로 읽으며 공부하는 것이 독서에서 중요하다. 이런 일차적인 단계에서 생각의 자극, 공감, 혹은 교감을 받게 되면 이것은 글쓰기라는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읽기를 입력으로 쓰기를 출력으로 이해했다.
 
독서는 시간차 공격
 
정글에서 재미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원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해 생각해낸 것이다. 외부인이 추장에게 어떤 말을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추장의 말을 말없이 종이에 쓴 뒤 그것을 아주 멀리 떨어진 다른 백인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불러서 추장에게 그 종이의 메모를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백인이 메모를 보고 하는 말을 통역을 통해 들었을 때 추장은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 백인은 자신의 말을 들은 적이 없음에도 자신이 한 말을 알고 있었기에 추장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우리가 독서를 한다면 추장이 받은 경험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맹자란 책을 읽는다면 전국시대를 살다간 맹자의 음성을 2300여년 후에 듣는 셈이다. 역사책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과거란 시간의 감옥에 갇혀 있다. 하지만 독자를 만날 때마다 그들은 시간의 감옥에서 탈출한다. 자신들의 생각을 받아주는 팔로어를 만났기 때문이다.
 
역사는 탈옥이 허용되는 감옥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탈옥자이다. 그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알렉산더 대왕 시절에도 탈옥했고, 20세기엔 현대 경영학의 전설이 된 조지 마셜, 피터 드러커, 찰스 핸디 같은 팔로어들 때문에 탈옥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전전긍긍하는 주제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주곤 한다. 특히 그의 트렌드 마크인 질문법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정상에 서고 싶은 CEO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탈옥의 순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알고 보면 역사책은 먼지가 풀풀 나는 그런 재미없는 책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인재들이 과거의 인물들이 남긴 생각의 씨앗들을 찾기 위해 책을 뒤진다. 소크라테스나 맹자가 살다간 삶의 흔적은 잊혔지만 이들이 남긴 생각의 씨앗들은 잠들지 않았다. 어떤 씨앗들은 깊고 서늘한 문장 속에 숨어 있고, 또 어떤 씨앗들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이 생각의 씨앗을 사상, 관념 혹은 아이디어란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
 
숲이나 정원은 아름답지만 식물들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매섭다. 민들레는 씨앗을 더 멀리 날리기 위해 깃털을 붙이고, 살구는 열매로 새들을 유혹한다. 둘 다 목적은 같다. 자신의 종자를 더 많이 퍼트리는 것이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CEO가 되려면 정상에 올라야 하는 단 한 가지 확실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무심히 지나친 책 속 문장 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도 그 힌트를 준다. “3등은 괜찮지만 3류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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