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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제품개발의 토대가 되는 일상관찰보고서

변화의 발화점은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8-11 08:52:45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시대가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변화의 발화점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다. 초등학생들이 꿈꾸는 직업을 보니 변화가 눈에 띈다. 유튜버가 5위이고 뷰티 디자이너도 10위권에 들어 있다. 1위는 운동선수다. 어른들은 교사나 의사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겠지만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
 
주변에 보면 특이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다. 관찰의 힘이란 책을 보니 저자들의 직업이 특이하다. 저자들은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인간의 삶을 통찰한 뒤 그 관찰을 토대로 인간의 동기를 해석한다. 저자들은 거리, 냉장고, 화장실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간행동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한다. 이 관찰 보고서를 기업이 사간다.
 
기업은 저자들이 발견한 동기에 기반을 두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한다. 저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몸단장은 나를 위한 것인가 남을 위한 것인가? 몸단장을 하는 동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성과의 만남, 예뻐지고 싶은 마음, 암내나 입 냄새 제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몸단장을 하는 더 심리적인 이유는 자신감이었다.
 
10대 뷰티 열풍
 
거리에 나서면 교복을 입고 화장을 한 중고생들의 모습을 자주 본다. 10명 중 적어도 6명 이상이 화장을 한다. 이젠 초등학생들조차 메이크업을 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어른이 보기엔 10대의 풋풋함이 화장보다 더 예쁜데, 인생 중 가장 예쁜 시기를 가리는 것이 아쉽다.
 
골목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것도 아쉬운데 이제는 풋풋함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이런 변화에는 당대의 현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메이크업, 헤어디자이너, 네일케어, 뷰티열풍은 유튜브를 조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다. 중고생들이 화장을 하는 이유는 단지 예뻐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란 걸. 아이들은 화장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싶어 한다. 이제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아이와 어른의 시선은 늘 어긋난다. 3 여자아이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이유는 뭘까. 분명한 것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미래의 남편을 고르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3 남자아이가 원하는 것 역시 아내이자 며느리가 될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길거리 음식을 함께 먹으며 수다를 떨고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고민을 나눌 친구를 원하는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을 읽다
 
조남주 작가가 쓴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글은 걸리는 것이 없어서 일단 책을 펼치면 단숨에 통독하게 된다. 단숨에 읽어 내려가지만 마음 한편에선 안타까움이 쌓인다. 책을 덮는 순간 느낀다. 서른네 살, 퇴사 뒤 딸의 육아를 맡아하는 김지영 씨에게도 공정한 기회와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걸.
 
이 소설이 제시하는 여성주의로 인해 평가는 엇갈리지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세상은 나아진 것 같지만 또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걸 느낀다. 캄보디아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여자아이는 하얀 면과 같아서 한번 더럽혀지면 다시 깨끗하게 만들 수 없다. 남자아이는 보석과 같다. 갈면 갈수록 빛이 난다.” 캄보디아 출신 작가 앨리스 펑(Alice Pung)의 고백이다.
 
김지영 씨가 느끼는 남녀의 차별이 캄보디아에서도 나타난다. 사실 이런 차별은 아시아권과 이슬람권 문학 작품에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이란 작가가 쓴 나의 몫, 아프간 출신 작가들이 쓴 천개의 찬란한 태양인내의 돌같은 소설을 읽으면 느낀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과 제3세계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맞닿아 있다는 걸.
 
섬세함을 읽는 눈
 
직업관의 변화나 뷰티에 대한 십대들의 관심은 시대가 바뀌어가는 증후이다. 앞으로 이 변화는 더 빠르게 더 예기치 않은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어른들이 겪었듯이 아이들 역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어쩌면 소설 속 김지영 씨가 겪은 것보다 더 힘든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늘 신중하고 정직하게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에게 보상과 응원이 필요하다.
 
변화를 읽는 눈은 관찰의 힘을 쓴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란 걸 요즘 많이 느낀다. 화장을 하고 아이돌을 따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핍된 자신감을 채우고 싶기 때문이다. 내면이 빈곤해지면 자신의 실체가 드러날까 초조해진다. 진짜 행복을 느끼려면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자족감이 아니라 유연하고 개방된 자족감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문학이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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