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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지소미아’ 파기 결정 '국익에 부합하지 않아'

보수정당 “정말 막나가는 정권”...사실상 한미일 삼각공조 깨져

김승섭기자(s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22 22: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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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 결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NSC사무처장)이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 이유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안보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돼 "협정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연장 시한은 오는 24일로, 파기할 경우에는 우리 측이 일본 측에 통보를 하면 된다.
 
김 차장은 “정부는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일명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써 일본에 해군기지를 두고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삼각공조 속에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을 비롯, 북학의 도발을 억제해왔던 3국 간 ‘트라이앵글’은 사실상 깨진 것과 마찬가지다.
 
‘정치권 들썩 설마했더니...’
 
당장 청와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발표하자 정치권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어졌으며, 보수정당들은 “정말 막나가는 정권”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전희경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대책없는 감성몰이 정부가 결국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며 “국익을 외면한 지소미아 폐기 결정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 대변인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를 폐기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화끈하고 성깔있는 정부라고 칭송받을 줄 아는가. 일본을 눌렀다고 박수받을 줄 아는가“라고 물었다.
 
전 대변인은 “냉정과 이성, 국익 최우선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며 “진정한 용기와 만용을 구별 못하는 철부지 정부 하에 지내는 국민의 가슴만 졸아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한반도 안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필수적인 한미일 공조 안보협력체계”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소식으로 아침을 맞고,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는 시대가 우리 앞에 있다. 치밀하고 탄탄해지는 북중러 앞에서 한없이 연약해 지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미국도 우려를 표한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문재인 정부는 국제정세에 눈감고 안보의 기초를 다시 배워야 하는 아마추어임을 세계에 천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간에는 지소미아에 대한 신중론에서 급격한 폐기로의 선회가 ‘조국 국면’ 돌파용, 반일감정을 매개로 한 지지세를 끌어올려 보려는 정치적 고려의 산물이라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김현아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지소미아 폐기는 누구를 위한 결정이냐”며 “정말 막나가는 정권이다. 국가의 이익을 버리고 정권의 이익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안보마저 실익이 아니라 이념으로 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만들었다”며 “조국 후보자 때문에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던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문재인 정권에 이 나라를 계속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제 한미동맹과 한미일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외교뿐만 아니라 안보도 외톨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과연 냉철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감정적 선택은 아닌가. 경제문제가 안보문제로 번져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지소미아 폐기에 따른 우리 안보 보완책이 무엇인지 국민께 거짓 없이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와 관련, 23일 오전 8시 국회에서 긴급안보연석회의를 열고 지소미아 폐기에 따른 안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대응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바른미래당도 “경솔하고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지소미아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신중하게 고민하지 못한 행동이라 평가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솔하고 감정적인 대응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미일 삼각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소미아의 연장을 요청했다.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 공조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구상이 구체화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안보현실이 매우 위중한 상황에서, 국익이 우선되는 냉철한 판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협정중단에 따른 한 치의 빈틈도 발생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민주당 “정부 결정 존중”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종료 결정을 존중하며 아베 정부는 경제보복을 철회하고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다시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위정자들이 주권 국가로서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을 무시하는 발언을 지속해왔고 국제 자유무역질서를 해치면서까지 우리의 국민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려는 오만하고 부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응당 취해야할 조치로 평가하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일본의 요청으로 시작되었지만,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전략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므로 정부는 협정 연장 여부와 관련해 진중한 자세로 임해왔다”며 “금번 협정 파기 결정도 한미동맹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정부는 연장을 원했지만, 한일 간의 협정을 파기해도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해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한 보다 강고한 동맹 관계의 유지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이 존중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위해서도 일본에 대한 우리의 단호한 태도는 필수불가결하다”며 “아베정부는 삼권이 분립돼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대법원이 개인 배상 청구권에 대해 자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을 존중해야 하며 동시에 이를 빌미로 취한 경제보복을 거두어야 한다”고 일본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변인은 “영원히 지근거리에서 이웃하며 살아야 할 이웃 국가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웃나라를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근거 없이 모욕해서는 안 된다”며 “지소미아는 양국 관계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나, 이번 결정으로 한일 양국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보다 새로운 관계로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의 결정을 정의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정부가 막판까지도 정부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대립되면서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지 않다가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의에서 일본의 태도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고노 외상은 오는 28일 무역관리령 시행령을 예정대로 선포해서 한국에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확실히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그런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궤변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일본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정부는 비록 8.15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화와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태도는 변함이 없고 오히려 더 오만해졌다고 판단하고 이번에 결단을 내리게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정의당이 확인해본 결과 일본과의 GSOMIA 협정이 당장 파기된다 해도 우리 안보에 있어서 큰 손실이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도 국방 예산이 50조에 달한다. 이제 대한민국 안보는 성공하고 있다”며 “GSOMIA에 안보가 흔들릴 정도의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보여주었다. 앞으로 정부가 의연하게 우리 안보 태세를 지키고 더 나아가서 일본에게도 더욱 더 단호하고 원칙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의 확고한 의지가 일본에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파기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지소미아를 도입할 때 국민여론수렴 절차가 없었다”고 동조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한일 경제 갈등이 해결되고 한일 간 신뢰가 구축되었을 때, 국민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지소미아를 재도입해도 충분하다”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한일 관계를 호혜적인 관계로 정상화하는 지렛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소미아가 뭐 길래’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군사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협정으로 정보의 제공방법과 무단 유출 방지 등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박근혜 정부 당시인 지난 2016년 11월 23일 체결했다.
 
이 협정은 유효 기간 1년의 협정으로, 기한 만료 90일 전인 8월 24일까지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이 연장된다.
 
협정에 규정된 교환정보는 한국의 군사 2급 비밀(Secret)과 3급 비밀(Confidential) 일본의 극비 특정 비밀(Secret)과 HI급 비밀(Confidential)로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이 협정의 발효로 한일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 등 대북 군사정보를 직접 공유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의 인적 네트워크(휴민트), 군사분계선 일대의 감청 수단 등을 통해 수집한 대북정보를 일본에 제공하고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지상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77대 등 고급 정보자산을 통해 얻은 영상정보 등을 한국에 제공해왔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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