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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으로 끝난 코리언 드림

스카이데일리 칼럼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9-06 0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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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옥 부장(국제부)
싱가포르의 유력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4일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싱글맘 탈북여성을 인터뷰하면서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중 충격적인 것은 “때때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 탈북여성의 증언이었다.
 
북한에서 가난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러 중국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인신매매를 통해 강제로 중국인의 아내가 된 이 여성은 중국인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도망쳐 온 케이스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올 때는 ‘코리언 드림’을 품고서 좀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하고 들어온다.
 
그들은 북한의 가난과 억압적인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엄청난 결단과 비용을 들여 남한으로 향한다. 한 방송에 출연한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장 똑똑한 놈은 남한으로 가고, 그 다음 똑똑한 놈은 중국으로 가고, 가장 바보 같은 놈은 북한에 남는다”는 말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꿈에 그리던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이 어째서 북한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을까. 이는 이들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물론 정부는 탈북민을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통일부가 주관하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제도에는 기본금 1인세대기준 800만원과 직업훈련·취업장려금 및 노령·장애를 지원하는 가산금 등이 있다. 주거를 위해서는 임대아파트 등 주택알선과 1인세대 기준 1600만원의 주거 지원금도 있다. 이 밖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을 위한 생계급여, 의료지원 등 복지분야와 학비 및 대학 특례 입학 등 교육지원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남성 9104명, 여성 2만3043명 등 모두 3만2147명으로 여성의 비율이 70%가 넘는다. 한국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탈북민들이 제도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중 아이가 있는 싱글맘들은 특히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8월 13일 서울시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인 40대 여성 한 모씨와 6살난 아들 김모 군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망한 지 이미 두 달이 지났고 사인은 ‘아사’로 추정했다. 집안 냉장고에 남은 음식물이라고는 고춧가루 뿐이었다.
 
간질을 앓고 있는 어린 아들을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어 한 씨는 안정된 직장을 갖지 못했다. 문화적·교육적 수준과 내용이 다른 곳에서 아픈 아이를 둔 싱글맘이 도움을 청할 곳은 정부기관 뿐이었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역 주민센터에 도움을 청했지만 담당자가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모자의 사망사건 보도가 나간 다음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탈북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도 아닌 이곳 대한민국 땅에서 사람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니”라며 “굶주림을 피해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 이 나라를 찾아온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6월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이 최근 10년간 최악이라면서 이를 돕기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국내산 쌀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7월말경 첫 출항을 계획하고 있던 한국 정부의 쌀 지원에 대해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에서 탈북민 아사자가 발생한 지금 북한은 어떤 말로 비아냥거릴지 상상이 간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4일 ‘사문화된 북한인권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시국특별대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은 “현 정부 들어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 등 북한인권법이 사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을 ‘냉대’하고 ‘외면’하는 태도를 취해 왔고 그 때문에 탈북민 아사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 두 모자의 비참한 죽음에 대해서 이는 소외계층의 문제와는 다른 “문재인 정권의 탈북민 냉대정책이 초래한 정권 차원의 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그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번 탈북민 아사 사건이 그 지적을 현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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