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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경제생활

‘거짓 선물’ 평화에 불안한 대한민국

평화 협정 이후 2년 만에 전쟁 치러…日과 외교 협상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t@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9-06 11:06:42

“섬들아 내 앞에 잠잠 하라, 민족들아 힘을 새롭게 하라 가까이 나아오라 그리고 말하라 우리가 서로 재판자리에 가까이 나아가자” <이사야 41 ; 1>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근거 없는 가짜 뉴스나 과장된 전망이 불안감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튼튼하다’는 낙관론과 함께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여당은 엄중한 경제상황을 들어 내년 예산규모를 530조원까지 늘리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이런 더불어민주당의 호들갑은 과장된 바탕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가짜뉴스가 아닌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가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다음날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은 “그런 건 하나도 없다”며 미사일을 날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미사일 도발에 대해 “비핵화 후를 대비해 신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비핵화 하겠단 얘기”라고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정말 핵을 버릴까라는 의문과 의심이 지금 우리 주변의 진짜 걱정거리다.
 
북핵 폐기는 이미 실종된 지도 오래다.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해도 ‘아무렇지도 않다’며 외면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과 싸움질하는 동안 중·러는 우리 영토를 넘나들고 9·19군사협약 이후, 주적이 없어진 군(軍)은 우왕좌왕이다. 서민 경제는 쑥밭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아무나 흔드는 나라’가 돼 미래가 불투명 할 정도로 안보는 물론 경제 악화로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눈만 뜨면 온통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얘기로 뜨겁다. 어느 채널을 돌려도 조국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난데없고 황당하기까지 한 조국의 숫한 의혹들, 과연 청와대가 이런 의혹들을 몰랐을 리 만무하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등 궁색한 정세를 돌려 정국을 바꿔보자는 이벤트의 행사쯤으로 생각한 것 같다. 문재인정권은 한 마디로 국정 난맥이란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세계 경제가 모두 나쁜데 왜 우리만 나쁘다’고 하냐며 전 정권 탓만 한다.
 
조국의 딸 입학의혹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의 의혹을 풀기에 앞서 전 정부의 교육제도가 잘못되었다고 또 남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대결 정치로 정권의 구심력을 만들던 아베는 특혜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개각을 단행하면서 몸을 낮추고 귀를 열며 민심의 일신을 꾀했다. 시늉일지라도 그랬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정권의 개각은 많이 다른 것 같다. 한번 생각해보자. 조국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서 자신이 겪고 있는 의혹과 똑같은 처지의 인사를 검증했다면 장관 후보자로 추천했을까. 또 부적격판정을 받고도 임명받고 유임된 장관들은 과연 어떨까 궁금하기만 하다.
 
‘인사가 만사다’ 전 정권 실패가 수첩인사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야당이 흠집을 낸다며 능력자이기에 철회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오만함과 독선으론 개혁이 어렵다. 당연히 ‘아무나 흔들어대는 나라’에서 벗어나는 것도 버겁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좀처럼 식어질 줄 모르고 지속되고 있다. 무역보복으로 시작됐지만 사실상 지난해 대법원의 징용배상판결 관련대응책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뇌관이었던 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이 갈등의 기저에 깔린 실타래를 푸는 외교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맺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은 지금도 많은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지난 1948년 이후 이스라엘과 네 차례나 중동전쟁을 벌렸던 이집트의 평화제의에 이스라엘이 화답한 협정이다. 갈등이 있었으나 미국의 중재로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에 돌려주되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에 군사를 배치하지 않기로 하면서 협정이 타결됐다.
 
한일 양국이 과거사의 영욕으로 얽혀있다고 해서 영원히 파국으로 지낼 수는 없다. 난공불락의 성을 함락하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성을 공격하는 방법이고 다른 또 하나는 적이 좋아하는 선물로 유혹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아군의 희생이 따르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후자는 적이 믿기만 한다면 스스로 성문(城門)을 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城)의 함락(陷落)은 시간문제다.
 
고대 도시국가 트로이는 그렇게 망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문 대통령을 조소하는데도 오직 평화를 말하며 김정은을 이해하자는 문 대통령의 심중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보면 그리스군은 트로이성이 좀처럼 무너지지 않자 전략을 바꾼다. 평화의 선물인 양 커다란 목마(木馬)를 성문 앞에 남겨두고 떠난다. 병사 한 명을 탈영병으로 위장시키는 덫까지 놓는다. 트로이군에 잡힌 병사는 “목마는 신(神)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거짓 자백을 한다. 평화의 덫에 걸린 시민들은 전쟁이 끝났다며 축제를 벌인다.
 
트로이에는 그래도 의인이 있었다. 제사장 라오콘이다. 그는 군중을 향해 “목마는 적의 계략이다. 목마에는 무서운 음모가 숨겨 있고 목마의 뱃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다”고 외쳤다. 제사장의 경고는 무시되고 결국 목마는 성(城)안으로 들어온다. 그날 밤 목마 속의 적군들이 성문을 열어 마침내 성은 함락되고 만다. ‘승리의 상징’이던 목마가 ‘멸망의 상징’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쟁의 불안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선물은 평화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늘 입버릇처럼 우리에게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에게 그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평화는 목마일 개연성이 짙다. 미국의 압박에도 핵 폐기 일정을 안 내놓고 버티면서 세 번이나 중국으로 달려간 연유를 생각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피붙이나 인민들을 서슴없이 죽인다. 그런 독재자가 자기 인민에게도 주지 않는 평화를 남쪽에 보장해줄 리 만무하다. 이런 간명한 이치가 현실에선 외면당한다. 김정은의 목마에 한·미 동맹과 우리의 안보관은 풀어지기 시작했다. 한·미 군사훈련이 중단되고 주한미군의 위상까지 흔들리고 있다. 적이 보장하는 평화는 불안하다. 아무리 문서로 서명하고 약속하더라도 힘이 없으면 언제든 깨어질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수천 건의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대개 2년도 못 가 전쟁으로 이어졌다. 평화는 그것을 지킬 힘을 지녔을 때에만 보장된다. 중국의 송나라를 침공한 금나라 태종은 송나라 결사대의 저항에 막히자 평화를 제의했다. 송나라는 금 황제에게 황금 500만량 등을 바치고 평화조약을 맺었다. 금의 군대가 물러간 뒤 송나라에는 평화론 자들이 득세했다. 2년 후 금은 무장 해제된 송을 다시 침략해 황제를 죽이고 백성들을 잡아갔다.
 
일본 오사카성의 성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꾐에 속아 멸족을 당했다. 이에야스는 세 겹의 수로(水路)로 둘러싸인 오사카 성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그때 꺼낸 카드 역시 평화였다. “이제는 평화롭게 삽시다. 평화의 상징으로 성의 수로부터 메웁시다” 히데요리가 밤을 새워 수로를 메우자마자 적군이 쳐들어와 성을 점령했다. 성주의 일족을 참살한 이에야스의 일성은 이러했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난하자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는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바로 이런 처지에 놓여있다. 문 대통령은 드림팀 내각, 대통합 정부를 그토록 다짐한 바 있다. 모두가 훌륭한 약속인데 임기 내에 지킬 것 같지 않다. 인사청문회도 그렇고 문 대통령이 임기 중 국민들에게 공약을 지킨 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지킨 것이 있다면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북한과 교류를 갖고 있는 나라 10개국을 순방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마당에 ‘아무도 경험하지 않는 나라, 아무도 흔들지 못하는 나라, 나라다운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다는 건지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쯤 되면 조국은 물론 대통령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이완용은 나라라도 팔아먹었지만 지금은 평화를 빙자해 나라를 받치려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에스더의 눈물의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욕심이 많은 자는 다툼을 일으키나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풍족하게 되느니라”<잠언 28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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